[안성찬의 골프톡톡]골프, 백년대계를 위한 위대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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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찬의 골프톡톡]골프, 백년대계를 위한 위대한 결정
  • 안성찬 골프전문기자
  • 승인 2018.10.0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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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 내셔널과 R&A, 그리고 APGC가 만들어 낸 걸작품
센토사 골프클럽에 전시중인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 디오픈 챔피언 트로피(왼쪽부터).

골프강국인 한국에서 바라보더라도 여간 부러운 일이 아니다. 유구한 골프역사 만큼이나 오랜 시간을 두고 기획한 것일까. 올해로 10년 째 맞는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AAC). 대회만 놓고 보면 프로골퍼가 골프계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리 큰 의미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을 꼼꼼히 뜯어보면 골프의 ‘거시경제(巨視經濟)’를 직감할 수 있다.

비록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아마추어대회지만 대회를 준비한 주최측을 살펴보면 의아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골프강국 미국과 골프원조 영국의 합작품이다. 여기에 아시아가 합류했다.

대회를 만든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낙후된 아시아 지역의 골프발전을 위해서다. 유망한 아마추어 골퍼를 발굴, 육성해 골프세상을 보다 풍요롭고 발전을 꾀하자는 것 일터.

대회를 준비한 3개 단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단 ‘골프계의 큰 손’들이다.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 디 오픈을 개최하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골프대회를 총괄하는 아시아-태평양 골프협회(APGC)다.

이 때문일까. 운영이나 코스를 준비하는 것을 보면 프로대회 ‘뺨’친다. 아마추어 대회장이면서 메이저급 프로 대회장과 차이가 별로 없다. 미디어 센터도 프로급 이상이다. 코스세팅은 말할 것도 없다. 골프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눈높이’가 차원을 달리한다.

한국에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열린다. 뿐만 아니라 프레지던프컵을 비롯해 많은 대회를 유치해 운영과 코스면에서 국제 수준급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대회에 이렇게 투자하는 대회는 별로 없다. 물론 우리도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2016년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었었다. 하지만 언론을 끌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무엇보다 한국의 선수들이 미국이나 일본 프로골프투어에서 그 활약이 무척 뛰어나 아마추어가 조명을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량이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선수들에게 잠식당하고 있는 것도 골퍼들과 언론에서 멀어지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센토사 골프클럽 내에 자리잡은 드라이빙 레인지 타석쪽에 걸린 태극기.

비록 아마추어 대회이지만 이 대회는 세계아마추어골프랭킹(WAGR) 시스템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주최측은 스폰서를 유치해 ‘프로 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지만 순수 아마추어 선을 잘 지키고 있다. 특히 주최측은 삼성그룹을 비롯해 AT&T, 3M, 메르세데스벤츠, 델타, UPS와 같은 기업들과 기존 마스터스 후원사인 롤렉스, IBM 등을 스폰서로 끌어 들였다.

이 때문에 빈곤한 나라의 선수들도 이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주최측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무기’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도 놀랍다. 바로 ‘하늘의 별 따기’인 대회 출전권이다. ‘꿈의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와 디 오픈 출전자격을 준다. 비록 우승자 1인과 2위에게 해당하지만 절대적인 마력을 지닌 ‘당근’임에는 틀림없다.

미국과 영국에서 이런 기회를 마련한 것은 아시아-태평양 여러 국가가 상대적으로 골프가 열악하기가 때문이다. 특히 부탄, 이라크, 사모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를 대상으로 골프 기회를 준 것이다. 초대 대상에서 빈곤국가중 북한만이 빠져 있다.

참가국 중 국내총생산(GDP)으로 보면 경제적으로 가난한 나라는 GDP 순위가 없는 쿡 아일랜드(18홀 2개)를 비롯해 솔로몬 아일랜드(18홀 1개), 파푸아 뉴기니(18홀 2개), 파키스탄(18홀 2개), 부탄(9홀 1개)이 있다.

대회는 3개 단체가 분업화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모든 비용을 댄다. 대회 코스운영 및 선수 선발은 R&A가 한다. 그리고 APGC가 주관한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모두 주최 측에서 초정한다. 항공료부터 숙박, 식사까지 전부 부담한다. 이번 대회는 39개국에서 120명이 출전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2라운드 마치고 컷오프 되더라도 선수들은 집에 갈 수 없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대회장을 지키거나 싱가포르에서 놀아야 한다. 물론 관광비용은 모두 주최 측에서 대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세계아마추어골프랭킹(WAGR) 순위 98위로 가장 높은 국가대표 김동민을 비롯해 이원준(221위), 하진보(371위), 오승택(444위), 이장현(575위), 정찬민(880위)까지 6명이 출전한다.

처음 시작이야 어찌됐든 이 대회는 골프, 그 '백년대계'나 '만년지계'를 향한 거대한 주춧돌임에는 틀림없다. 안성찬 골프전문기자=센토사골프클럽(싱가포르) 

안성찬 골프전문기자  golf@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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