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복지로 국민행복 시대를 앞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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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복지로 국민행복 시대를 앞당기자
  • 편집부
  • 승인 2013.03.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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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규 환경부 장관

 
필자는 22년 전 이맘때를 잊을 수 없다. 1991년 3월 13일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이 발생했다. 구미 소재 모사업장에서 연결 파이프가 파열되어 페놀 원액 30톤이 낙동강의 지류인 옥계천을 거쳐 대구 지역의 상수원으로 흘러들어 갔다.

정수처리 과정에서 염소와 만나 클로로페놀로 변한 페놀은 악취를 내뿜으며 주민들을 두통과 복통에 시달리게 했다. 낙동강을 타고 영남권 거의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불행은 겹으로 온다고 했던가. 사고의 여파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4월 22일에 또 페놀 1.3톤이 유출되는 사고가 터졌다.

두 차례의 페놀오염 사고로 수돗물 공급이 한 달여 가량 끊겼고 영남지역에 식수 대란이 일어났다. 우리 경제가 성장에만 골몰해온 결과였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환경사에 처음 있었던 대규모 환경 오염사고로 국민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수질 오염 관리와 물관리 정책은 근본부터 바뀌게 됐다. 1994년 ‘낙동강 수질관리 개선 대책’을 통해 낙동강 하류 모든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지원했고,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한강을 시작으로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대한 물관리 대책을 수립했다. 의무적 수질오염 총량관리제를 담은 4개의 ‘수계별 물관리특별법’들도 제정해 유역공동체, 유역관리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간의 노력으로 하천과 상수원의 수질 오염을 관리하는 기본 체계를 마련하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실효적 물관리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환경부는 박근혜정부의 출범과 함께 과거 물관리 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생태적으로 건강한 물환경 조성’과 ‘선진국 수준의 물복지 강화’를 구현하여 국민행복 시대를 앞당기고자 한다.

앞으로의 물 환경정책은 첫째, 하천과 호소의 생태적 건강성 회복에 중점을 둘 것이다. 과거 수질관리가 주로 유기성 오염물질(BOD) 위주의 이화학적 지표 중심의 수질관리에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멱을 감고(swimmable) 물고기가 뛰놀며(fishable), 수서생태계의 건강성과 자연성이 복원되도록 하겠다. 또한 비점 오염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지류 하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해 나갈 것이다.

둘째, 수질오염 배출원에 대한 관리체계를 선진화할 것이다. 가용 최상기술(BAT)을 적용하여 5년 또는 10년 주기의 재허가 제도를 도입해 수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일자리와 GDP 창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셋째, 소외계층이나 지역이 없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물 복지를 실현할 것이다. 도시 지역에 비해 미흡한 농어촌의 지방 상수도 보급을 확대하고, 노후화된 정수장과 수도관 정비를 지원해 나갈 것이다.

넷째, 물산업의 클러스터를 추진하여 물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진출을 확대할 것이다. 우리의 물관리 경험과 기술을 국내 물 기업의 해외진출과 국제협력을 확대하는 토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나온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의미로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여러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덕’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물처럼 모든 갈등과 대립을 중단하고 맑고 건강한 환경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위해 힘을 모은다면 선진형 물복지를 실현시켜 국민행복 시대를 앞당기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올해 물의 날의 캐치프레이즈는 ‘물은 우리가 나눌 때 비로소 모든 곳으로 흐른다(Water, water everywhere, only if we share)’이다. UN은 2013년을 ‘세계 물 협력의 해’로 정하고,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각국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1회째를 맞은 올해 ‘세계 물의 날’을 계기로 우리의 ‘소중한 물’을 잘 보전하고 활용해 나가기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으고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할 때다.  [공감코리아]
 

편집부  gnom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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