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의 한 산란계 농가 주인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해당 농가 계란에서 '살충제 대사물질' 기준치가 초과돼 전량 회수·폐기 조치에 들어갔지만, 살충제를 사용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농가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 '살충제 대사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계란을 유통하다 적발된 곳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해당 농가 주인은 "지난해 두 차례 살충제 성분 검출이 있었고 이에 농장 내 모든 닭을 폐기조치했다"며 "곧 검사가 진행될 것을 알면서도 살충제 성분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농장주, "사육장 안에 살충제 성분이 잔류했을 가능성도 있어"
닭을 기르는 사육장 안에 살충제 성분이 남아 있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방역·청소가 어려운 구석진 공간에 잔류해있던 살충제 성분이 닭의 체내로 흡수돼 '살충제 대사물질 기준치'가 초과된 계란이 나왔다는 주장이다.
농장주는 "모든 닭을 폐기하고 전 사육장에 방역처리를 했지만 넓은 면적인만큼 살충제 성분이 잔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희박하지만 이 주장은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사를 실시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가 함께 입을 모은 것.
이동식 방역정책국 주무관은 "아직 정확한 검사가 나오기 전이라 명확한 원인 규명은 어렵다"며 "그러나 넓고 후미진 공간이 많은 농장 사육장의 특성 상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모이용 사료에 '살충제 성분' 포함되어 있으면 농가 입장에서는 '파악불가'
살충제 성분이 포함된 사료를 섭취해 '살충제 계란'이 검출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료에 포함된 오메가 비율 탓이다.
오메가6는 혈액 콜레스테롤 양을 저하시키는 데 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과잉섭취하면 오히려 혈압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메가3와 오메가6 비율이 최대 1:4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인데 국내 배합사료는 1:60에 달한다는 것.
이에 농장주는 "만일 모이용 사료에 문제가 있는 것이면 농가 입장에서는 확인이 어렵다"며 "유통 검사망을 농가 이전 단계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세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