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민생보다 경제 활성화 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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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민생보다 경제 활성화 긴요”
  • 편집부
  • 승인 2013.02.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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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21세기경영인클럽 조찬강연

이영작 교수
21세기경영인클럽(회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최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조건’을 주제로 2월 조찬회를 개최했다.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우파에 유리한 구도

18대 대선 당시 정치 환경은 우파 40%, 좌파 40%, 그리고 비판적 우파 20%씩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비판적 우파는 정부를 지지하지 않지만, 좌파는 싫어하는 유권자 층으로 14대 대선에서 정주영, 15대에서 이인제, 17대에서 이회창을 지지했다. 이렇게 보면 비판적 우파를 잘 설득한다면 우리나라 정치 환경은 우파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

미국의 경우 트루먼 대통령 이후 대체로 8년 주기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엇갈려 정권을 주고받고 하고 있다. 한 정파가 장기 집권하면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인데, 그 과정에서 8년 간 박은 우파의 대못을 좌파가 8년 간 빼 내고, 좌파 정권의 8년 간 대못을 우파가 빼 내면서 국가가 발전하는 것같다.

19대 총선을 새누리당이 이겼다고 얘기하는데 본인은 결코 이겼다고 보지 않는다.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평민당이 제 2당이 됐지만, 우파가 65% 득표를 했다. 14대 때는 3당 합당으로 우파가 64%, 그리고 15대 때는 YS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우파가 66%의 표를 얻었다.

그 후에도 16대 IMF 위기 속에서도 57% 득표를 했고, 17대 탄핵 파동 등으로 불리한 여건이었지만 42% 득표로 비교적 선방했다. 19대 때에도 MB의 실정에도 53%를 얻는 등 13대 이후 우파가 평균 59%의 득표를 했다.

이처럼 정당 구조가 아닌 좌파ㆍ우파의 기준으로 본다면,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53% 득표는 사실상 패배로 보인다. 만약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대 총선에선 우파가 60%대, 좌파가 40% 밑으로 득표하지 않을까 추론할 수 있다.

안철수 씨는 사퇴 전 여론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11일부터 11월 19일까지 한달여 사이에 무려 9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사실을 몰랐을 때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결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갈팡질팡한 안철수 진영

안철수 후보 조사는 내비게이션 없이 모르는 길 가는 것과 같았다. 가보고 나서 맞나 틀리나 알아 보는 조사, 처음 가는 길을 지도도 보지 않고 가는 것과 같은 조사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조사를 보면 안철수 후보가 자기 자만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여론 조사는 남녀, 성별, 지역을 중심으로 했다. 샘플을 잘 정하기 위한 사전 질의가 필요하다.

호감도 면에서 안철수 후보가 67%대로 박근혜 후보보다 높았던 반면, 당선 가능성 및 자질에선 박근혜 후보가 높았다. 결국 대통령 감으로서 이미지를 만들지 못 했다. 이 때문에 박근혜 후보는 여러 가지 실수에도 당선된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호감도가 높았으나, 작은 실수에도 지지율이 빠지는 결과가 나왔다. 과거 박찬종, 조순 등에서 같은 사례를 볼 수 있다. 후보의 지지율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대통령으로서 이미지 메이킹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보여진다.

역대 대통령의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는 역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65.9%로 가장 높았다. 이 중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60% 미만이었다. 여기서 박근혜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층을 더 공략해야 한다는 선거 전략이 나올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 중에선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다.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공략해야 하는 전략을 세웠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경제와 복지 중요도에 관한 질문을 해 보았는데, 우리의 예상과 달리 복지보다는 경제 쪽을 답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72.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것은 향후 박근혜 당선인이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불통 이미지는 크게 문제되지 않아 보인다. 실제 언론과의 불통이지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보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67.2%가 되는데, 이 가운데 후보 지지율은 박근혜 후보가 46.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안철수 후보 27.3%, 문재인 후보 15.8% 순이었다.

복지보다 비중 큰 경제 활성화

경제가 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응답자들 중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39.9%로 문재인 후보 28.8%, 안철수 후보 28.5%보다 높았다. 이렇게 볼 때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경제 위기론이 가장 큰 호재가 됐다.

2007년 대선과의 연관성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50.2%,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했던 12%의 유권자 중 각각 64.3%, 37.5%가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이명박, 이회창을 지지했던 유권자 층을 끌어 오려는 선거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이명박을 지지했던 우파의 약 40%와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비판적 우파의 80% 가량이 여기에 해당된다. 여기서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했다.

야권의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왔던 역사관에 대해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71.9%였고, 노무현 일가의 부정부패와 관련해 묵인했던 것에 대해서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견해가 68.7%로 나타나 여야 모두 네거티브 전략이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지보다 경제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설문 결과와 맞물려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중요한 것(3개 복수 선택)을 묻는 질문에도 “땀 흘린 만큼 보상받고 노력한 만큼 성공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응답이 77.7%로 많았으며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는 15.2%에 불과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당선돼야할 후보를 묻는 질문에 43.2%가 박근혜 후보를 선택해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는 후보, 서민 금융 및 부동산 안정에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 빈부격차 해소를 최우선으로 삼을 후보, 강력한 지도력을 지닌 후보로 박근혜 씨를 꼽았다.

반면 일자리 창출에 가장 성공할 것 같은 후보, 경제 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로는 문재인 후보를 꼽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 성공할 것같은 후보로는 안철수 후보를 꼽았다.

소수 의견 존중해야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유권자들의 선택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네거티브 전략이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결국 유권자들이 한 번 정한 후보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결론이다.

특히 세 후보 모두 호감도가 높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나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 선거 전략이 적절했다고 보여진다.

야권에서는 지난 5년 간의 행적을 직접적으로 거론했어야 했는데, 이를 이명박 대통령과 결부시켜 공동 책임론을 들고 나오면서 효과를 반감시킨 것으로 보인다.

결국 18대 대선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네거티브 효과가 없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매몰된 선거였고, 때문에 효과적인 메시지가 없었다. 실제로 이슈화됐던 복지 또는 경제 민주화는 중요한 메시지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정희 후보의 급진성이 문재인 후보를 온건하게 보여 주었고,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의 힘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 대선 승리 요인은 국민들이 좌파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게 되고, 이에 따라 우파가 총궐기했기에 가능했다. 18대 대선은 박근혜 후보가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기는 선거였고, 오히려 더 크게 이길 수 있었다.

선거 과정을 짚어 보면, 첫째, 유권자들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둘째, 선거일이 가까워질 수록 부동표는 반분된다. 셋째, 국정원 여직원 사건과 같이 내 주머니를 위협하지 않는 네거티브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 한다. 넷째,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그 숫자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 때문에 문제다.

우선 겸손해야 한다. 우파가 총집결한 이번 선거에서 표 차이를 벌리지 못 했다. 이렇게 보면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 역시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부정부패 예방에 힘쓰고, 소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또 국정의 완급을 잘 조절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선인이 신경써야 할 것은 민생보다는 정치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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