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장관 “경제, 약간 나아져도 걱정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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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장관 “경제, 약간 나아져도 걱정 여전”
  • 조원영
  • 승인 2013.01.2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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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경영인클럽 조찬회서 ‘2013년 경제정책 방향’ 밝혀

21세기경영인클럽(회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최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초청, 신년 조찬회를 진행했다.「2013년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박 장관의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편집자>

동반성장 확산 노력

박재완 장관
지난 한 해는 상당히 어려웠다. 연초만 해도 유로존 위기가 상반기에는 가닥이 잡히고, 하반기엔 견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것이 빗나갔다. 1/4분기까지만 해도 선전했지만, 5월 그리스 총선과 이어진 프랑스 대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정치 부문에서의 급격한 변화가 유로존 위기를 가속화시켰다.

지난해 세계 경제는 2/4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3/4분기에 정점에 달했다. 다행히 4/4분기부터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수세적인 입장의 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꺼져 가는 불씨를 살리기 위해 2차례 재정투자 보강 정책을 내 놓으며 내수 활력 제고에 힘써 왔다.

또 시대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출과 내수의 부문 간 격차를 줄이는 동반성장 확산에 노력했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 도입, 대규모 유통업법 제정․시행 등 불공정 방지 기반을 구축했고, 성과공유확인제 도입, 동반성장지수 발표 등 상생협력 분위기 확대에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서민들의 관심사인 물가 안정 및 일자리 창출, 이른바 민생 지표 분야에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고용, 물가 등 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업자가 지난해 43만7,000명 늘었다. 연초 목표가 28만 명이었는데, 44만 명을 창출했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2.2% 상승해 전년 4%에 비해 2배 가까이 개선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3곳에서의 신용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무디스는 사상 최고 등급인 Aa3, 피치는 일본, 중국보다 높은 AA-, S&P는 A+로 등급을 올렸다.

서비스 수지 뚜렷한 개선

CDS 프리미엄(국가 신용 보험료)이 중국보다 3% 높지만, 일본보다는 15% 낮은 이례적 상황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떠오르는 국제기구로 알려진 GCF(녹색기후기금)를 유치해 올 6,7월경 독일 본에 있는 사무국이 인천 송도로 옮겨 올 예정이다.

무역 규모는 2011년 세계 9위에서 지난해 8위(잠정)로 뛰어 올랐으며, 무역수지도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서비스 수지는 해외건설 수주 호조, 운수 산업의 흑자, 한류 효과 등이 어우러져 좋은 실적을 올렸다.

해외건설 수주의 경우 5,000억 달러(누계)를 달성했다. 이 중 이명박 정부에서 2,800억 달러를 수주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소위 대호황기(Great Moderation)의 세계 경제 성장률이 평균 5.1%였는데, 같은 기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4.7%에 그쳤다.

반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2011년까지 대흉년기(Great thin years) 세계 경제 평균 성장률이 2.8%였는데, 우리는 3.1%로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DP 성장률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가장 파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일자리는 지난 5년 간 125만 명이 늘어났다. 연간 25만 명 수준이다. 질이 나쁘다는 비판도 있지만, 국제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상용직 비중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노사관계를 보면 근로 시간 면제제도 도입률 및 준수율이 국제 기준에 비춰 보면 상당히 안정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비정규직 비중도 조금씩 줄어 들고 있고,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도 10%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물가는 서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 물가가 조금 더 좋았다. 품목별로 보면 집세가 조금 걱정이다. 집값은 비교적 안정됐으나, 거래가 안돼 걱정이고, 집세는 너무 올라 걱정이다. 다행히 올해 들어서는 전세와 사글세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악화되던 소득 분배도 추세선에서 하향 안정화됐다. 

21세기경영인클럽 조찬회 모습.
 
세계적인 소득분배 약화 추세

분배가 악화되는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범세계적으로 소득분배 악화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미얀마까지 저임금 근로자들이 시장에 대거 편입됨으로써 전세계적으로는 평준화 현상이, 개별 국가 내에서는 소득분배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핵가족화로 가구 수는 늘어나고, 가구원 수는 줄어 들고 있다. 가구의 소득 편차가 늘어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이 축소됐다. 3/4분기까지 변화가 없다가 그 이후부터 원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보다는 훨씬 내성이 강해져 웬만한 충격에는 반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 문제는 심각하다. 지금은 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젊은 국가이지만, 2050년에는 3번째로 늙은 나라가 될 것이다. 고령화 자체가 나쁜 측면은 아니지만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금, 의료 지출이 늘어나고, 국가 채무도 증가할 것이다. 북한 문제와 함께 한국 경제의 큰 위험 요소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부채율은 34%로 국제 기구에서 권고하는 60%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나 양대 위험 요소를 고려할 때 30% 정도 수준까지 끌어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판단이다.

중진국의 함정을 넘어 선진국으로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싯점이다. 1인당 GDP는 2007년 2만 달러에 도달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1만6,000 달러로 떨어졌다가 지난 연말 2만3,000 달러대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수년 내 3만 달러 진입이 목표가 됐다.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는 대불황기이고, 그 원인도 복합적이고 전면적이다. 저성장 고착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한편으론 정상화 과정으로 보고 있는 시각도 있다.

세계 경제 낙관 아직 이르다

그밖에 정치 지정학적 리스크도 잠재해 있다. 이란, 이태리, 독일 등의 대선이 예정돼 있다. 좋아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이같은 변수들에 따라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경제 성장률 등이 얼마 전 월드뱅크, IMF 당초 전망보다 하향 조정을 했고, 우리 정부도 성장률 3.0%를 발표했다가, 한국은행이 2.8%로 발표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세계경제 및 우리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세계 경제 흐름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성장률 지표는 지난해 생각보다 안 좋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반영돼 조금씩 시프트 다운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지난 한 해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 부진 여파로 동반 부진했지만, 기대보다는 잘 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2.0% 성장률에서 올해는 3.0%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문제는 세계경제 회복이다. G2인 미국과 중국 경제는 눈에 띄지 않지만 괜찮아지고 있다.

미국은 경기 회복세가 가장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규제 없고 창의력이 바탕이 된 순기능이 많고, 정치 분야 역시 협상 당사자가 여야 둘밖에 없어 끝이 보인다.

중국은 내수 확대를 바탕으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유럽은 금융 불안과 재정 긴축 등으로 여전히 실물경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프랑스, 독일 등 중심국의 실물 경제가 어려워 상당 기간 침체에 빠질 전망이다. 더욱이 여러 국가가 함께 모여 있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 문제 해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은 자민당 정권 교체 후 경기 부양이 추진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체질을 약하게 할 위험이 있지만 달리 대책이 없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국제 유가와 곡물가는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가격이 워낙 높게 책정돼 있어 우리나라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석유, 가스, 곡물을 수입하는 우리 입장에선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다.

재정절벽은 미국의 양대 정당이 합의를 보는 과정에 문제는 있겠지만 어렵지 않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월된 과제…설비투자

지난해 44만 명 등 2년 동안 많이 증가했던 신규 취업자 수는 올해는 32만 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내년도 그리 좋지 않을 전망이다. 그 동안 고용 개선 추세와 물가 안정이 지속되고 있으나 뚜렷한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 하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2%에서 2.7%로 증가할 것이며, 경상수지는 지난해 42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GDP와 GDI 성장률이 지난해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비즈니스 수익 모델이 없고, 두 차례 정치 일정과 경제 민주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투자를 주춤하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 등 불확실성 증가와 투자 패러다임 보수화에 따른 것으로 산업생산 감소, 고용 위축, 소득 감소, 소비 감소, 소비재 산업 생산 감소 등으로 이어지면서 잠재 성장률 하락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음 정부가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를 늘리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다. 어려운 상황일 수록 한 발 앞서 투자를 늘리고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만이 경기 회복기에 올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흑자국의 경우 흑자가 줄었고, 적자국은 적자가 늘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 유일하게 흑자를 키운 국가다.

주가는 주요국 중 유일하게 오르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는 1월 중 주가가 크게 올랐다. 그 이유는 환율 흐름에 대한 기대, 뱅가드 펀드의 지수 방식 변경으로 우리나라에서 8조 원의 투자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 또 새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은 결론적으로 아일랜드, 미국, 스페인, 90년대 일본과 같이 가격 폭락 사태는 없다.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 심리가 옅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거래 활성화 싯점은 알 수 없지만 그리 멀지는 않아 보인다.

2013년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여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경제 활력을 높이고 공생발전 기조를 가속화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보다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문 간 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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