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대자본에 국내 뷰티 시장 잠식…참을 수 없어 집회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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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거대자본에 국내 뷰티 시장 잠식…참을 수 없어 집회 나섰다"
  • 박정배 기자
  • 승인 2018.07.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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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소향·HS글로벌 임직원, 넥스트아이 본사 앞 시위·퍼포먼스
김영석 HS글로벌 대표이사가 12일 안양 동안구 넥스트아이 본사 앞에서 준비해온 2개의 관을 망치로 부수고 있다.

“거대 중국자본에 의해 국내의 강소기업들이 선진 기술·노하우·브랜드 등을 뺏기고, 기어이 파산까지 갔습니다.”

11일 유미소향·HS글로벌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국내 코스닥 상장사인 ‘넥스트아이’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거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넥스트아이와 불공정한 거래 계약 조건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넥스트아이의 최대 주주로 있는 중국 유미도 그룹은 중국 내 5000여 개 가맹점과 5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 최대 뷰티 프랜차이즈 그룹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2월 국내 코스닥 상장사인 넥스트아이의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 국내 강소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M&A(인수·합병) 대상이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유미소향은 지난해 사드 여파로 한중관계가 경색된 가운데서도 중국 시장에 280개의 프랜차이즈를 오픈하는 실적을 기록한 기업이다.

김주영 유미소향 대표는 “넥스트아이의 종속기업인 넥스트아이 차이나는 유미소향과의 불공정 계약을 통해 이 회사의 회계와 재무를 장악한 이후, 유미소향의 매출과 이익금 70억 원 중 20억 원을 횡령하고 착복했다. 이 같은 상황을 뒤늦게 포착한 유미소향은 넥스트아이 측에 회계와 실적에 대한 관련 자료 제공을 요구했으나 넥스트아이 측은 정당한 이유나 계약서도 없이 이를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유미소향은 넥스트아이를 상대로 관할 법원인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청에 채권가압류를 신청했다. 안양지청은 지난 5월 9일 결정문을 통해 “넥스트아이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별지 기재 채권을 가압류한다. 중소기업은행은 넥스트아이에게 위 채권에 관한 지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유미소향이 채무자 천광 넥스트아이 대표에게 제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 금액은 20억9000만7099원이다.

HS글로벌도 넥스트아이에 의한 피해자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 브랜드 코멜리코, 파이브백을 운영하면서 100개 이상의 위생허가(CFDA)를 보유하고 있다.

김영석 HS글로벌 대표이사는 천광 넥스트아이 대표가 지난 2016년 7월 “HS글로벌 측에 색조 브랜드 파이브백을 중국 시장에 판매하고 싶다며 투자를 제안해 왔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당시 천광 대표는 중국 내 유통망을 통한 파이브백 제품 판매를 약속하며 투자 조건으로 중국 현지 독점 판매권을 요구했고, 해당 계약으로 HS글로벌은 30억 원을 투자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넥스트아이가 협의 없이 15억 원을 인출해가면서 신뢰가 무너졌고, 넥스트아이는 HS글로벌의 자금난 해소를 이유로, 투자 계약을 거래 계약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약서상 중도상환권을 내세우며 자금뿐 아니라 HS글로벌이 보유한 ‘파이브백 브랜드 상표권’에 가압류를 걸어 지적 재산권까지 넘기도록 압박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HS글로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넥스트아이와의 민형사 소송으로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해 막대한 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며 넥스트아이는 HS글로벌의 파이브백 제품 약 30억 원(출하가 기준)을 발주해 놓고 상품 대금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때문에 HS글로벌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한 상품 대금 중 약 10억 원을 수개월 동안 결제하지 못하고 있다. 넥스트아이가 발주한 제품은 중국 현지에서만 판매하도록 만들어진 중국 전용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및 타 국가에서는 판매할 수 없게끔 발목까지 잡혔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 HS글로벌은 넥스트아이와의 법정 공방 속에 사실상 도산위기에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김주영 유미소향 대표와 김영석 HS글로벌 대표 및 임직원들은 이날 안양의 넥스트아이 본사에서 집회를 열었다. 김주영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외국인 투자와 외국자본이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넥스트아이가 중국자본의 힘을 빌어 한국의 제조사들과 업계를 파괴하고 있는 것을 규탄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땅에서조차 외국인들에게 갑질횡포를 당하는 중소기업을 도와주셔야 한다. 거대자본의 먹잇감이 대버린 유미소향과 HS글로벌 그리고 그 외 관계사를 대표해서 이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시위에서 유미소향과 HS글로벌의 김주영·김영석 대표이사들은 천광 넥스트아이 대표와 넥스트아이가 최대 주주로 있는 HD PRO의 진양 대표의 사진을 영정사진처럼 만들어 미리 준비한 2개의 관위에 부착한 후 그 관을 지고 넥스트아이 본사 앞까지 행진한 후 거기에서 관을 부수고 영정 사진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박정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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