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녹색채권 발행...문정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띄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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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녹색채권 발행...문정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띄우나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06.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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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 친환경·중소벤처성장·기업지배구조개선 강조와 맞아 활성화 전망
<녹색기후기금,  자료=녹색경제신문DB>

현정부 들어 공기업들의 녹색채권발행이 줄을 잇는 등 ESG금융이 민간기업과 관련업계로 확산될지 주목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이달말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5년 만기 그린본드 5억달러(약 5400억원)를 발행할 계획으로, 조만간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동서발전도 다음달 글로벌 시장에서 5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을 추진한다. 양사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신재생에너지와 전기 충전설비 투자 등에 쓸 계획이다. 이달 말엔 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5억달러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원화표시 그린본드 3000억원을 발행했다. 한국수자원공사도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3억달러어치 워터본드를 발행했고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3월, 4억달러규모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올해 들어 총 6개 기업이 2조6700억원어치 ESG 채권을 발행하게 되는 셈인데 이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행된 ESG 채권 합계(2조1500억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특히, 산업은행은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의 국내 첫 이행기구로서 2016년 12월 녹색기후기금 인증 획득, 2017년 1월 적도원칙(The Equator Principles)에 가입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환경·사회 위험관리정책을 선제적으로 적용, 지원 사업이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고 환경적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민간기업으로는 현대캐피탈(‘16.3월 5억불), 한진인터내셔널('17.9월 3억불)이 외화 녹색채권을발행한 바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ESG 채권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그린본드 발행 규모는 1555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60% 증가했다. 세계 소셜본드 발행 규모도 지난해 88억달러로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그린본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외화 표시 그린본드의 국내 상장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4일 산업은행의 원화표시 그린본드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킨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1일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 홈페이지 구축용역 계약'입찰을 공고하며 입찰업체에게 3개월이내 구축을 완료할 것도 주문했다.

한편,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 국민연금의 오는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대한항공 오너일가 갑질 논란에 대한 주주권 행사 방침,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무산, 한화그룹의 책임경영 강화 등 사회책임투자(SRI,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배기가스 조절장치를 조작한 독일 폭스바겐과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자를 낸 영국 옥시레킷벤키저 또한 대표적인 관련사례다. 시민의식이 성숙해졌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발달하면서 비재무 요인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사회책임투자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KRX ESG Leaders 150지수를 지난 2015년 발표했다. 아직 크게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로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며 건전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 전략이다.

기업이익 창출이 크더라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거나, 고용관계상 문제가 있거나,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거나 뇌물·부패 관련 이슈가 있는 기업들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 속칭 ‘착한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지수다.

이 지수에서는 지난달 30일 기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 신세계(2.53%)로 삼성전자는 비중 상위 종목 10위 안에 들어가지도 않을 정도로 코스피지수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도록 설계돼 있다.

<KRX ESG 리더스 150지수,>

KRX ESG 리더스 150지수의 구성종목에서 현대건설, 현대제철, 대림산업, 효성 등 4개사가 지난3월 23일 탈락한바 있다. 당시 기업지배구조원은 작년 하반기에 발생한 사안을 반영해 이들 4개사 등 총 25개사에 대한 ESG등급을 지난달 하향 조정했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고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 때문에 ESG 등급을 B에서 C로 내렸다.

또한 현대건설(B→C)은 회계처리 기준 위반, 대림산업(B+→B)은 아파트 건설을 둘러싼 주민 및 고객과의 분쟁과 불공정 하도급 논란, 현대제철(B+→B)은 입찰 담합에 따른 과징금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한편, 지난4일 KB금융그룹과 한국성장금융은 지속 가능한 자립형 사회적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투자펀드 조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서종군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 본부장(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이동춘 한국성장금융 대표이사, 성채현 KB금융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상무. <KB금융그룹 제공>

KB금융그룹의 사회적 책임 확대 방안인 ‘KB Dream’s Coming Project’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협약식에서 KB금융그룹과 한국성장금융은 향후 5년간 200억원씩을 출연, 총 1000억원 규모의 사회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조성된 펀드는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경제기업에 투자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금융의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민간 최초의 사회투자 모펀드 조성을 통해 ‘금융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생산적 금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 사회책임투자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운용사로는 하이자산운용이 유일하다. 그러나 SRI 펀드는 사회적으로 ‘착한투자’가 강조되는 분위기와는 달리 투자자는 아직 냉담한 상태다. 

김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는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부합하는 기업이 실적도 좋았다. 결국 '착한기업'이 세상을 바꾸고 오랫동안 번영한다. 펀드가 담는 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라며 “글로벌 투자의 모범규준이 바뀌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도 ESG투자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용 한국거래소 인덱스개발팀장은 “KRX ESG Leaders 150지수가 아직 기관투자자에 크게 인기를 얻고 있지는 않아 거래소 입장에서도 어떻게 좀 더 매력이 있는 지수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가 지난해 7월 1조엔(약 10조원)을 자국 기업 대상 ESG 투자에 배정하는 등 글로벌 책임투자 강화 경향이 국내에서도 곧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IB업계 관계자도 “현 정부가 친환경과 중소·벤처기업 성장,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강조하고 있어 한국에서도 ESG 채권시장이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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