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캐슬은 어떻게 자이를 침몰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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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캐슬은 어떻게 자이를 침몰시켰나
  • 한익재 편집국장
  • 승인 2018.06.07 10: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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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악조건을 극복하고 아파트 톱브랜드 자이의 지에스건설을 이겼다. 그것도 준강남지역의 선두로, 올해 재개발 최대어중 하나로 꼽히는 흑석9구역에서다. 브랜드 가치, 제안서, 기업이미지 등 모든 면에서 롯데는 열세였다. 

제안서를 보면 양사의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지에스의 자이는 조합원분양가를 일반분양가의 절반이하로 약속했다. 조합의 결정에 따라 강남수준의 일반분양가(평당 4000만원)를 명시했고 미분양시 회사측에서 일반분양가로 모두 인수한다고 제안했다 .

롯데는 이웃구역인 3구역보다 더 비싼(2억원) 분양가를 제시했을 뿐이다.  3구역은 흑석 10여개 구역중 가장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이고 9구역은 흑석뉴타운내 최고의 사업성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아파트 34평형을 받을 수 있는 재개발 빌라를 예를 들어보자. 양사의 브랜드가치는 아파트가 지어졌을 경우 최소 수천만원에서 1억이상의 시세 차는 기본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게다가 캐슬과 자이의 브랜드차이는 일반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반 분양비율이 1대1인 흑석9구역의 경우 조합원들이 입는 손실은 자신이 분양받는 아파트에 머물지 않고 일반분양가에 영향을 미쳐 두배정도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그러다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독립운동가 지원의 역사를 가진 지에스는 일본계 기업 논란을 수시로 일으키는 롯데에 패배했는가? 

"아들 딸 자식보다 롯데가 더 낫다"...감성마케팅의 승리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원인은 감성마케팅이다. 롯데는 다른 건설사는 흑석9구역의 존재조차 모르던 3년정도전부터 흑석9구역에 홍보요원들이 상주하면서 수시로 조합원들과 의사소통을 했다. 

가진게 상대적으로 없는(?) 롯데니만큼 낮은 자세로 접근하면서 수시로 동네 어르신을 모시고 식사를 같이하거나 골목길 청소 등 봉사활동을 병행했다. "아들 딸도 못하는 걸 한다. 자식보다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때문이다.

가가호호 방문, 모델하우스 투어, 조합원들과의 식사 등 모든 면에서 롯데는 지에스는 물론 검찰 수사로 올초 일찌감치 포기한 현대건설보다 월등했다. 조합원들사이에서 지에스가 좀 오만하다, 성의가 없다는 평가가 지금도 나오고 있는 것은 지에스가 못했다기보다는 롯데가 월등히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꼭 수주하고야 말겠다는 롯데의 의지가 브랜드에 의존했던 지에스를 이긴 격이다.

롯데에 날개 달아준 정부의 홍보금지 조치

두번째 원인은 정부의 홍보 제한 조치다. 건설사 입찰을 앞두고 2-3개월 홍보를 금지시킨 정책은 캐슬에게는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는 얘기다. 같은 조건인데 이 정책은 결과적으로  롯데에게는 보약이 되고 지에스에겐 독이됐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조합원 가구를 따로 방문하거나 카카오톡·문자를 보내는 등 개별홍보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이같은 행위가 제보 등으로 3회 이상 적발될 경우 해당 건설업체 입찰을 무효로 한다.

기업문화상 지에스는 정부의 정책을 비교적 충실하게 따랐다.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재개발 수주원칙이란다. 이는 결과적으로 건설사 수주전 2-3개월동안 마케팅 공백상황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마케팅 공백상황은 주민들의 지에스에 대한 '역시 거만하다'는 인식을 더욱 확산시킨 것은 물론이다.

롯데는 지에스처럼 정부의 방침을 액면그대로 해석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이 있다면 합법의 마지노선까지 롯데는 마케팅에 활용했다. 

예를들어 롯데는 회사의 공식마케팅이 금지되자 조합원들중에 롯데빠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전과 똑같이 밥도먹고 모델하우스 투어도 했다. 조합원들 입장에선 오히려 홍보금지 전보다 조합원들을 통한 대리 마케팅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흑석동 수준에 최적화된 마케팅의 승리

흑석9구역은 강남 4구라고 불릴 정도로 요즘 가장 '뜨는' 지역이지만 인접한 반포와는 주민들 성향이 차이가 있다.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과 단지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을 정확히 구별하는 강남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예컨데 롯데가 34평기준 15억원, 평당 4200만원에 일반 분양하겠다는 것은 제안서에 없는 내용이었다. 지에스는 일반분양가 평당 4000만원과 조합원분양를 일반 분양가의 50%이하로 하겠다는 것은 제안서에 넣었다. 흑석동 주민들의 이 두가지 경우, 즉 제안서에 명시한 것과 명시안하고 립서비스 하는 것과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별하지 못했다. 

또 층고 10센티미터 이상을 상향한 지에스보다는 가전제품 무상제공품목을 선언한 롯데를 선택했다. 가격이 뭐가 더 비싸냐는 차치하고서라도 가전은 언제든 살 수 있지만 층고는 돌이킬 수 없는 명품아파트의 핵심 요인인데도 말이다. 

강남4구 흑석9구역 상황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롯데편, 지에스편으로 나뉘었던 조합원들은 이제 조합과 롯데가 과연 큰 소리친대로 제대로 하느냐를 지켜보는 재개발 감시자로 하나가 됐다. 롯데가 구두로 약속한 일반 분양가 평당 4200만원이나 28층으로 상징되는 대안설계등이 계약서에 어떤 식으로 구현되지는 지에 따라 조합원들의 움직임은 달라질 것이다. 

재개발의 특성상 금품살포 등 다양한 형태의 소송이나 비대위 설립 등의 가능성도 있고 서울시나 구청, 건설교통부에서 브레이크가 걸릴 수도 있다.  

흑석 주민들사이에서는 지금도 롯데가 하고자하는 의지에서 지에스를 압도했고 흑석동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벌인 것이 승리의 키포인트였다고 분석한다. 이와함께 롯데가 지에스를 능가하는 명품아파트를 지어, 주민들의 결정이 역시 옳았구나라고 입증해주길 바라고 있다. 

 

한익재 편집국장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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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인지된장인지 2018-06-12 16:46:19
뭔 소리여? 글 수준하고는....아주 웃겨.....
그리고 이건 뭐여???
==> 독립운동가 지원의 역사를 가진 지에스는 일본계 기업 논란을 수시로 일으키는 롯데에 패배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