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김효섭 농민, “전기 농사로 버는 돈이 밭 농사 수입의 5~6배에요”
상태바
전남 순천 김효섭 농민, “전기 농사로 버는 돈이 밭 농사 수입의 5~6배에요”
  • 최장원 기자
  • 승인 2018.04.19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양광이모작을 하고 있는 농민 김효섭 씨

"부업으로 시작한 전기 농사로 버는 돈이 작물 농사 수입의 5~6배를 웃돕니다. 주객이 바뀐 거죠”

전라남도 순천 지역 농민 김효섭 씨(46)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김 씨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순천시 승주군에 2644㎡(약 800평) 규모의 밭에서 태양광이모작을 하고 있다. 태양광이모작 시행 후 김 씨는 연소득이 4배로 껑충 뛰었다.

문재인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으로 농촌태양광이 4차산업 시대를 맞은 우리 농촌의 새로운 활로로 부상 중이다. 그 중심에 선 것이 ‘태양광이모작’이다. 태양광이모작은 농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작물 농사와 전기 농사를 병행할 수 있는 최첨단 하이브리드 농법이다. 논이나 밭, 과수원 등의 농지 위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태양광 패널 아래에서는 작물을 재배하면서 위에서는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기존 농지 위에 전기 농사를 짓는 ‘하늘농지’가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태양광트래커 설치 농지 모습

김 씨가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 시설은 총 7기로 연간 96.48kw의 전력을 생산한다. 발전을 시작한 후 매월 고정적인 전기 농사 수익만 230만원~250만원 가량으로, 전기 농사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농사 소득의 대여섯 배 수준이다. 농사의 특성상 소득이 불안정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하게 시도한 ‘태양광이모작’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김 씨는 태양광이모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농가 소득의 불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보통 농가들은 농사의 특성상 모든 자본을 투입해 가을에 결실을 수확합니다”라며 “때문에 비수기 동안은 수입이 생기지 않고, 자연재해라도 발생하면 농사를 망쳐 한 해 수익을 모두 잃는 경우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농지를 가지고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농업용 태양광 발전 설비에 대한 정보를 접하며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그는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면적만큼의 땅은 태양광 발전 용도로만 묶이는 거에요. 남는 땅에서만 농기계를 움직여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일반 고정식 태양광 발전 설비는 1m 높이에 태양광 모듈이 설치돼 있어 그 밑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과연 ‘이게 돈이 될까?’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죠”라고 설명했다.

파루 태양광이모작 트래커가 설치된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그는 기존 농사를 짓는 데 제한이 있는 고정식 대신 양축추적식 파루 태양광이모작 트래커를 설치했다. 양축추적식이 일반 고정식에 비해 설치 비용은 20% 정도 더 들지만 편의성 및 수익성이 뛰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훨씬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파루가 해외 12개국으로 수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기술기업이라는 점과 파루 태양광이모작 트래커가  농촌태양광 선진국인 일본에 수출되고 있는 검증된 제품이라는 점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됐다. 

그는 ”파루 양축트래커는 고정식과 달리 기둥이 적고, 태양광 패널이 더 높게 설치돼 있어 콤바인이나 트랙터, 이앙기 같은 대형 농기계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라며 “태양광 모듈이 태양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최적의 일사각을 유지하기 때문에 그늘이 적어 기존 농지에서 농사도 그대로 지을 수 있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계절과 날씨에도 태양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고정식 대비 발전효율이 30% 가량 높기 때문에 작물 농사는 물론 전기 농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파루 태양광이모작 트래커는 구조물 높이가 높고 구조가 단순해 대형 농기계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불안정한 농가 소득을 극복하기 위해 ‘부수입’으로 태양광이모작을 시작한 김효섭 씨. 작물 농사와 전기 농사 등 태양광이모작을 통한 수익을 모두 합치면 현재 수익은 연 4000만원 수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는 김 씨의 기존의 수익 보다 4배 가량 높은 수준. 태양광이모작을 통해 수익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2017년 겨울 보리 농사에도 도전했다. 보리를 수확한 뒤에는 벼를 심으며 농사 다변화도 계획 중이다. 그는 “태양광발전이 노인들에게는 노령연금이 될 수도 있고, 귀농을 선택한 40대의 젊은층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재테크 수단도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기존 농민들은 물론 새로 농촌을 찾는 이들에게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전해줄 수 있는 ‘태양광이모작 사업’이야 말로 농가의 미래를 이끌 ‘새 활로’가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최장원 기자  jangb0120@naver.com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