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LG가 부리고, 시장은 삼성이 가져가는 '프레임', 건조기서도 재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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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LG가 부리고, 시장은 삼성이 가져가는 '프레임', 건조기서도 재연 조짐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4.17 09:0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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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개척한 건조기 시장, '대용량' 앞세운 삼성이 맹추격 중

LG전자가 시장을 개척하면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확대하는 현상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 건조기 시장에서도 재연될 조짐이다. LG전자가 오랜기간 시장을 다져왔지만 삼성전자가 향상된 사용성과 용량을 무기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최근 전기건조기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 미세먼지 공포 등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다. 집안일 시간을 단축시켜 주고, 빨래를 밖에 널지 않아도 쉽게 말려 준다는 입소문에 필수 혼수품 중 하나로도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조기 시장은 작년보다 70% 성장한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LG전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국내 시장에 전기 건조기를 출시했다. 초기 반응은 미미했지만 LG전자는 꾸준히 시장을 다져왔고, 2004년부터는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0년 부터는 TV광고도 시작했다. 

LG전자의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트롬 건조기 <LG전자 제공>

당시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전기 건조기는 LG전자 제품이 유일했다. 린나이가 가스 건조기를 판매했지만 설치 위치가 가스관과 3M(미터) 이내여야 해 가스배관이 없는 베란다, 다용도실, 혹은 드럼 세탁기 옆에 자리하는 것은 LG전자의 전기 건조기 뿐이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점유율은 77.4%로 압도적이다. 삼성전자가 13.7%로 2위를 기록중이다. 

삼성전자가 전기 건조기를 국내 출시한 것은 지난 2017년 초다. LG전자보다 13년 뒤 제품을 출시했지만 출시 직후 점유율을 13%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시장에서는 오랫동안 전기 건조기를 판매해 왔지만 국내 출시는 이미 어느정도 시장이 형성된 후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미 시장을 선점한 LG전자와 경쟁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대용량'을 선택했다. 그간 전기 건조기는 9kg 용량이 대부분이었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2월 LG전자보다 먼저 14kg 용량의 대용량 건조기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일정부분 돌려놨다. 현재까지 출시된 건조기 중 가장 큰 용량이다. LG전자도 4월 내 14kg 건조기 출시를 준비중이다. 

삼성전자의 14kg 대용량 건조기 <삼성전자 제공>

지난 2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14kg 건조기는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세탁기의 용량과 비슷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두꺼운 이불 건조까지 가능하다. 에코모드를 사용하면 1회 건조시 전기요금도 164원에 불과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성능도 갖췄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백모씨(여, 41)는 "건조기는 LG전자가 좋다는 말을 듣고 알아보던 중 삼성전자 14kg 제품을 보고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했다"며 "삼성전자나 LG전자나 성능은 비슷한데 용량이 커야 조금이라도 더 편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37)는 "9kg 건조기는 이불 건조가 어렵고 세탁기 빨래를 2번에 나눠 건조시켜야 해서 불편했다"며 "대용량이 있으면 그만큼 가사 시간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런 양상은 타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일례로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LG전자는 자체기술로 보다 빠른 글로벌 진출에 성공했지만,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하며 단숨에 LG전자를 따라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시장 개척에 있어서도 LG전자가 중동, 동남아 등지에 진출해 시장 가능성을 타진하면 삼성전자가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자본력을 동원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한다는 분석도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매장 수, 규모 등을 늘리며 강력한 마케팅을 벌여 시장 장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LG전자도 대기업이지만 삼성전자의 물량공세를 당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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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2018-05-03 01:31:37
열심히 공부한 노트 빌려가 1등 뺐긴 기분이잖어
아이디어 도난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괜찮은건 아니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할듯. 삼성은 기업정신부터 배우고 좋은 인재들 망치지 않았음 좋겠다. 좋은 인재들에게 저런걸 가르치다니 쯧쯧

착한사람 2018-04-30 03:58:06
알바들 득실거리네 ㅋㅋㅋ 시장은 거짓말을 못 해

최은주 2018-04-25 10:42:42
돌려놓긴 삼성에서 돈 먹었냐? 지금 삼성14kg 먼지다시 내뱉어서 난리가 났구만 테스트도 안해보고 그저 용량만 크게 만들어서 먼지 들어가야 할 구멍에 양말같이 작은 옷들이 구멍을 막아서 먼지가 다 붙어서 나와서 난리도 아니더만...이런 기사는 도대체 왜 쓰는지...

스렉 2018-04-18 12:02:30
그저 돈이나 벌고 보자는 기업철학 세계적인 기업의 이미지는 아닌듯

기렉 2018-04-17 12:55:32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html?no=411695

충성충성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