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백년 비전의 모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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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백년 비전의 모습이 궁금하다
  • 정우택
  • 승인 2012.06.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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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인, 접근성, 도로 지하화 등 과제 풀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100년 앞을 내다보는 ‘한강 백년 비전’을 마련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 한강시민위원회 위원, 수질전문가, 공공건축가, 관계 공무원 등 70여명과 잠실 수중보, 뚝섬공원, 서울 숲, 반포공원, 이촌공원, 노들섬, 여의도, 망원공원, 난지공원, 신곡 수중보 등을 둘러봤다.

           정우택 객원 칼럼니스트
이날 박 시장 일행은 배를 타고 한강 전체를 둘러봤다. 한강 41.5km 구간을 7시간 동안 돌아보봤다. 시민들의 의견도 듣고, 공무원들의 설명도 들었다. 또 동행했던 전문가들과 의견도 나눴다. 연로한 박 시장이 하루 종일 한강 정책투어를 한 것은 한강 백년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보면 된다.

서울시는 정책투어의 목표를 “자손들에게 100년 앞을 내다보고 당당히 물려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한강 비전을 설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이 막힌다고 단편적으로 수로를 내고, 길이 좁다고 다리 하나 더 놓는 식의 임기응변적인 대책이 아닌 자연과 인간 환경이 하나 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투어 참가자들은 한강변 경관을 개선하는 문제, 공간구조를 개편해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 한강의 수질 관리와 공원조성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몇 사람이 의견을 내고 이를 실천에 옮겨 나중에 큰 문제점이 발견되는 기존의 한강개발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

서울을 동서로 흐르는 한강은 무척 아름답지만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한강하면 가장 먼저 지적되는 문제는 강변에 고층 건물이 너무 많아 스카이라인이 엉망이라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장이 바뀔 때 마다 규정이 바뀌어 한강의 스카이라인은 답답하다. 밤에 아름다운 달이 떠도 보는 사람만 본다.

박 시장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한강을 동서로 달려본 사람들 사이에 빌딩 사이를 달리는 것과 같다고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름달을 부유층으로 대변되는 아파트에서 보고 단독이나 달동네에서는 볼 수 없다면 너무 불공평하다. 한강의 아름다움은 서울 시민 모두가, 대한민국 모두가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

한강의 또 다른 문제는 접근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길을 모르는 사람은 차를 가지고 한강공원에 갈 엄두도 못 낸다. 걸어서 한강에 가는 것도 어렵다. 버스를 타고 한강에 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한강 주변에 살거나 지리에 귀신같이 밝은 사람을 빼면 한강은 접근하기 힘든 강이다.

따라서 이번 백년비전에서는 한강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누구든자 마음만 먹으면 지하철을 타고 가도 되고, 버스를 타고 가도 되고, 걸어서 가도 되고, 부산에서 올라온 사람도 차를 몰고 한강 공원에 쉽게 가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쉽게 공간구조를 확 바꿔야 한다. 한강이 지금처럼 접근이 어렵다면 한강은 시민의 강이 아니라 몇몇 주변 사람들의 강으로 남을 것이다.

한강변의 시멘트 구조물도 이제 정리할 때가 됐다. 시멘트 구조물을 걷어내려면 도로를 지하로 넣어야 한다. 막대한 돈이 들어갈 것이다.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 도로를 지하로 넣고 기존의 도로를 공원이나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면 한강은 세계에서 공원이 가장 많은 강, 문화공간이 가장 많은 강이 될 것이다. 잘 만 가꾸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능가하는 역사적, 생태적 보고가 될 수도 있다.

박 시장의 한강백년 비전은 현재는 구상단계에 있다. 이를 위해 한강을 돌아보고 의견을 들었다. 당장 한강이 어떻게 바뀔 수는 없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강은 시민들에게 큰 행복을 선물할 것이다. 한강백년 비전은 정치나 이념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할 서울시민의 바람이고, 대한민국의 바람이다.

정우택 :
객원칼럼니스트
행복매일신문 대표
 

정우택  cwtgre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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