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절약습관이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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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절약습관이 진리
  • 편집부
  • 승인 2012.06.0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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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용환 에너지관리공단 부이사장

 
5월 초 이른 더위는 전력산업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4월 중순까지 이어진 꽃샘추위로 봄의 기운을 만끽할 여유도 없이, 5월 2일 낮 최고기온이 29도까지 올랐고, 전력예비율은 7%대까지 떨어졌다. 기후변화로 인해 봄이 짧아지고 초여름 기습더위가 급습하면서, 여름철 전력피크를 대비한 발전기 예방정비 조차도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형편에 이른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봄·가을도 전력수급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해 9·15 정전도 설마 하던 찰나, 늦더위의 기습공격에서 비롯되지 않았던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다가올 여름이 더욱 걱정이다. 원전의 안전기준이 강화되어 정비 일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올여름 정상가동을 하지 못한다면 어려운 전력수급에 더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정부는 물론 온 국민이 제 5의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에너지절약을 실천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여름철 전기부족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냉방기기 사용의 급증이다. 특히, 한여름 의류 상점에 들어가 보면 벌써 가을옷이 나왔나 싶을 정도로 점원들이 긴팔옷을 입은 채 과도한 냉방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며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어두는 ‘냉방 호객 행위’가 횡횡하다. 에어컨을 켜둔 상태에서 매장 문을 열어두게 되면 절반에 가까운 냉방에너지가 외부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는 곧 여름철 전력 낭비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정부는 올여름 전력수급대책 중 하나로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한,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빠른 6월 1일부터 9월 21일까지를 ‘하계 전력수급 비상대책 기간’으로 설정하였다. 계도기간을 거쳐 대형건물은 냉방온도를 26도, 공공기관은 28도로 제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며 여름철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 다각적으로 절치부심 하고 있다.

공무원들도 전기절약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공무원 근무시 상의 재킷을 착용하지 않고 짧은 셔츠와 타이 없이 근무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또, 쿨맵시를 솔선수범하기 위하여 국내 첨단소재를 사용한 에너지절약형 의류를 제작중이다. 이름부터 ‘휘파람’과 ‘들판’처럼 시원한 옷이라는 뜻의 ‘휘들옷’이라고 하니 그 효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

가정에서도 ‘나 하나쯤이야…’의 마음가짐을 버려야 한다. 냉방전력사용이 집중되는 오후2시~5시에는 가급적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청소기, 다리미, 헤어드라이기 등 전력 소모량이 높은 가전제품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것도 효과적인 전기절약 방안이다. 전기 흡혈귀라고 불리는 대기전력은 가정 내에서만도 약 6%의 전력 손실을 일으킨다. 이처럼 불요불급한 전기의 사용을 줄이는 생활 속 작은 습관만으로도 전기 절약을 실천할 수 있다.

최근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99.6%의 응답자가 에너지절약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응답한 반면에, 66.3%의 응답자만이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응답자가 에너지절약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실제 에너지절약 실천까지 이어지는 ‘지행일치’에는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퇴계 이황 선생이 말했듯이 “진리는 이론에서 찾는데 있지 않으며, 오히려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 있다.” 평범하고, 보잘 것 없다고 생각되는 전기절약 습관이 전기절약의 진리이고, 전국민이 전기절약은 귀찮고 불편하다는 인식을 전환할 때 올 여름 전력부족 위기는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출처=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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