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격, 디지털”로 유럽 소비자 지갑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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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가격, 디지털”로 유럽 소비자 지갑 연다
  • 김환배
  • 승인 2012.01.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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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유럽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세가지 키워드 제시

KOTRA(사장 오영호)는 재정위기의 여파로 인한 경기둔화로 금년 유럽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세 가지 키워드를 실속 있는 가격, 친환경, 디지털로 압축했다. 불안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유럽 소비자들은 절대적인 구매 기준으로 가격을 최우선시하며 절약형 소비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EU와 각국의 친환경 및 에너지 효율화 정책으로 관련 산업과 제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디지털, 모바일 제품은 불황에도 그 인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의 소비자가 현지 유통업체 coop의 PL제품인 crescendo의 유아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 = KOTRA 제공

유럽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재부상한 유럽 재정위기로 금년 EU전체의 GDP 성장률은 0.6%에 그칠 전망이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도 각각 1% 미만의 저조한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재정위기 당사국인 그리스는 -2.8%, 포르투갈 -3%, 이탈리아 0.1%의 성장이 예상돼 더 암울한 상황이다.

현재 유럽 재정위기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완벽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채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동시에 유로존 위기, 유로 평가절하,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으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물론 기업과 공공부문의 지출도 줄어들며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단적으로 우리의 對 EU 수출만 봐도 그렇다.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상한 ‘11년 8월 이후 11월까지 우리나라의 對EU 수출은 168억불로 전년 동기 171억불보다 -2.2% 감소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의 지갑이 닫히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가격과 품질 꼼꼼히 따져 절약과 실속 위주로 소비

 불요불급한 제품에 대한 소비는 줄이는 반면, 생활필수품 위주로 소비 성향이 축소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의 PL(Private Label) 제품이 대표적이다. PL(Private Label)이란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에 생산을 주문해 자사 브랜드를 붙인 제품을 말한다.

유럽은 PL 발생지로 까르푸, 테스코를 비롯해 독일의 Aldi, 이탈리아의 Coop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PL제품으로 유명하다. 이들 제품은 유명 브랜드 상품과 비교했을 때 품질면에서 대등하면서도 가격은 평균 20~30%, 최대 50%까지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식료품 위주였던 PL 제품은 점차 미용제품, 주방용품을 비롯해 IT, 가전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라인까지 등장, 우리 기업들의 진출 기회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도루코는 프랑스 까르푸(Carrefour), 독일 Aldi, 영국 Sainsbury 등 유럽의 약 20개 유통기업에 면도기를 PL로 납품하고 있다. ‘11년에 전년 대비 약 35% 매출이 증가했다. 도루코 관계자는 “공격적인 영업활동이 매출증가에 기여한 측면도 있으나, 유럽은 이미 PL시장이 두텁게 형성돼있어 시장이 크고, 유럽재정위기로 인한 소비위축도 PL제품의 선호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히며, 올해 약 20%의 판매 증가가 예상 된다고 전했다.

 에어졸 제작 전문업체인 태양산업 역시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PL 완제품 생산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며 유럽의 PL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태양산업 관계자는 “‘11년 유럽지역 수출액이 전년대비 약 30만불 증가했으며, 전년대비 700%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향후 PL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 완제품 수출을 위해 바이어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관련 전시회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외식 등 외부활동을 줄이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서 실속 있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식용유 절약형 튀김기와 같은 최신 조리기구의 판매도 늘고 있다. 특히 절약형 튀김기는 프랑스에서 ‘10년 120만대가 판매됐고, 작년에도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휴가를 보낼 때도 항공여행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거리 국내여행이 증가추세이다. 이로 인해 캠핑이 인기를 끄는 등 실속형 레저 바람이 불면서 캠핑 및 스포츠·레저용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활용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중소기업도 있다.

 (주)독도는 불 없이 조리하는 ‘Barocook'을 유럽 아웃도어 시장에 출시하고 관련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11년 유럽 수출은 15% 증가했으며, 이중 90%가 신규 거래처이다. (주)독도 관계자는 “금년에는 전년대비 200% 이상의 성장률을 목표로, 다양한 아웃도어 전시회(캠핑, 스포츠용품, 낚시용품 등)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외출할 필요도 없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쇼핑, 저소득층을 위한 중고의류 시장 등도 절약형 소비 트렌드에 따라 주목받고 있다.

 EU 및 각국의 정책을 바탕으로 친환경 시장 지속 성장

 세계 친환경 정책과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은 EU 및 각국별 정책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EU지침에 따라 2012년 9월 까지 백열전구의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2016년 9월부터 에너지 효율 등급 B이하 할로겐 전구의 판매가 금지됨에 따라 대체품으로 EU회원국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전구·조명 기기가 각광받고 있다.

 가정용 태양광 패널 및 모듈, 태양열 전지 등에 대한 수요도 증가 하고 있다. 친환경 발전 부문의 빠른 성장세,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정책과 더불어 높은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일반 가정의 선호 증가 때문이다. 특히, 덴마크의 경우가 흥미롭다.

덴마크 에너지청에 따르면 태양열 전지 설치 가정이 ‘11년 1월 153개에 불과했으나 ’11년 11월에는 무려 2,600가구가 태양광 전지를 구매·설치했다. 현재 대기 수요가 매우 높아 주문에서 설치까지 2개월 이상 소요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또한 유럽은 풍력발전 세계 1위 기업인 VESTAS를 비롯해 SIEMENS와 같은 주요 기업들이 소재해 있다. 최근 영국 등 유럽 각국에서 풍력발전 신규프로젝트가 증가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플렌지, 베어링 등 우리 부품 기업들의 수출확대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경기둔화에도 끄떡없는 디지털 산업

 디지털·모바일 분야는 불황속에서도 여전히 그 인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절약형 소비와 맞물리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한다. e-book과 같은 전자책 단말기는 크게 비싸지 않으면서 저렴한 컨텐츠 공급이 가능하고 휴대성이 높아 영국, 독일 등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Amazon의 경우 영국의 e-book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으며, ‘10년 100만대, ’11년 상반기에만 80만대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터미널도 유럽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게임 콘솔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어 추가비용이 들지 않고, 게임의 직접구매보다는 렌탈 방식을 사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국에서는 출시 2달 만에 예약구매자가 10만명에 달하는 등 게이머들의 필수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밖에도 경기 둔화에도 잘 팔리는 제품은 미용기기와 같이 의외의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KOTRA 취리히 무역관의 관계자는 “스위스의 30~50대 여성층은 미용기기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데 사치품이라기보다는 생필품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며 경기와 관계없이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히며, “고객의 가정에 방문 지방분해 치료를 해주는 경우가 많아 소형기기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방분해 기기를 제조, 스위스 등 유럽 10개국에 수출하는 국내 A사는 2011년 유럽시장에서 전년대비 약 100%에 달하는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신규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동사의 대표이사는 “각종 미용전문 전시회, 수출 사절단 등에 적극 참여해 전세계적으로 바이어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KOTRA 시장조사처 윤재천 처장은 “비록 EU 지역의 상황이 좋지는 않으나, 현지 바이어들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라며,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소비트렌드를 파악해 지속적으로 EU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밝혔다.

김환배 기자

 

김환배  hbkesac@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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