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위코노미(WEKONOMY)] 공수처 신설과 기업의 도덕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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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위코노미(WEKONOMY)] 공수처 신설과 기업의 도덕경영
  • 김의철
  • 승인 2017.09.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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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수록 돌아가야한다.

고위 공직자 범죄 수사처(공수처)의 신설권고안에 대해 관심이 높다. 진즉부터 특권층에 대한 범죄수사는 강화되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대통령을 비롯한 장. 차관급 범죄자들이 무더기로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스스로 경계할 수 있다면 오히려 공권력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공공조직의 확대는 반갑지 않지만 이번 조치는 환영한다.

재계도 이와같은 사회적 변화와 관련해서 스스로를 돌이켜 볼 때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사내감사는 자사의 이익을 지키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회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직원들을 감시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인 회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경영진들과 사주들의 경영방침과 방식에 대해 조언하고 사회적요구에 적응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해지고있다.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의 협력업체(partner)가 되는 것은 섬유제품을 제조하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절실히 바라는 바이기도 하고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중에도 힘든 부분은 도덕성을 검증받는 과정이다.아무리 가격경쟁력이 월등하고 품질이 좋아도 인권침해나 환경훼손의 가능성이 조금만 있어도 안된다. 불법하거나 부도덕한 어떤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우 높은 잣대를 들이댄다. 나이키도 과거 소비자들에게 호되게 당한 경험들에서 비롯된 경영방침이다. 결과적으로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데는 다소 불편하지만 장기적으로 회사가 확보하는 이윤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기업'이라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빌게이츠나 워렌 버핏,마크 저커버그같은 미국의 거부들은 돈을 얼마나 버는지보다 얼마나 많이 사회를 위해 쓰는지에 대해 회자되지만 그들의 부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부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

일찌기 마하트마 간디가 언급했던 7가지 망국의 악덕중 적어도 두가지는 경제에 관한 것이다. 노동(일)하지 않는 부(wealth)와 도덕없는 상거래(commerce)다. 우리나라 재계가 이 두가지 악덕에 대해 얼마나 떳떳한지 자문할 때다.

경제학의 시조이자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인물로 많은 사람들이 아담 스미스를 첫손에 꼽는다.잘 알려진 '국부론'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죽을 때 '도덕 감정론'의 저자로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그의 첫번째 저서인 '도덕감정론'은 자본주의의 전제가 높은 수준의 도덕과 철학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하청업체를 쥐어짜거나 직원들을 혹사시키는 따위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인건비 절감,마케팅 강화,생산성 향상도 진부하다. 열정과 땀에도 한계가 있다.무엇이 문제고 어디서 답을 구해야 할까.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이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은 대부분 '도덕의 결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지난친 말이 아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갑질을 비롯해서 국내 최고 기업들이 처한 여러 어려움의 근본은 도덕적 고민과 실천의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이 부도덕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활동이 갖추어야 할 도덕적 기준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과 실천의 부족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대, 중국의 사드보복,일본의 우경화,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적인 변수들이 악화일로에 있다. 내부적으로도 정치.사회적인 리스크와 반기업정서가 확대되고 있다.이러한 시기에 세금은 더내라하고 고용은 늘리라 한다. 모순이다.고용을 더 늘리고 세금을 더내려면 이익을 더 내야한다. 그러려면 더 독하게 더 열심히 뭔가를 해야한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규제는 오히려 늘고 있다.아무리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라고 외쳐도 우리 사회는 그것만으로는 기업이 왜 존재해야하는지 지금은 수긍하지 않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여기에 어려움을 타개할 묘수가 숨어 있다. 진정어린 반성과 도덕성의 회복은 소비자와 국민들로 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장기적인 안목과 투명한 경영으로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은 이제 선택의 수준을 넘어섰다. 편법과 변칙을 배제하고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며 바른 경영을 해야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기대와 규제를 뛰어넘고 오히려 스스로 주도할 때 기업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기업의 가치는 늘어난다. 소비자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살길이 열린다.

김의철(50) 더필주식회사 대표는 스웨터 짜는 실을 파는 사업가다. 그가 지난 4월 「우리가 경제다」라는 책을 냈다. 스스로를 위코노미스트로 소개한다. 저서에서 국민연금을 재원의 근간으로 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in 경제동향ㆍ이론분야 파워 지식인이기도 하다.  지금도 국민이 주체가 되는 국민주권 경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의철  dosin47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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