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인수 마지막 걸림돌이 공정위가 아닌 HD현중?..."현대측, 4차례나 이의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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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우조선 인수 마지막 걸림돌이 공정위가 아닌 HD현중?..."현대측, 4차례나 이의제기"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4.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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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관계자, "동종 간 기업 결합 시장 참여자 의견 들어봐야"
공정위, "한화그룹과 대우조선 간 기업 결합 동종 결합 아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사진=HD현대중공업]

한화의 마지막 넘어야 할 산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만 남은 현 상황에서 넘어야 하는 마지막 산은 사실 HD현대중공업이라는 말이 조선·방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7일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작년 12월 19일 한화가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자마자 네 차례에 걸쳐 이의 제기를 진행했다"며 "이면을 살펴보면 올해와 내년 사이에 나오는 굵직한 함정 발주를 앞두고 벌어지는 조선사 간 수주 경쟁이 원인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29일과 올해 2월 6일, 3월 10일, 3월 24일 총 네 차례에 걸쳐 이의제기를 했다.

이와 같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이의 제기 이유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에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해외의 경우 한화그룹과 대우조선 간의 결합이 이종 간의 기업 결합이므로 자국민의 이해와 걸리는 부분이 없으니 승인이 난 것"이라며 "국내의 경우 동종 간의 기업 결합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므로 공정위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판단은 공정위가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본지 기자가 공정위에 해당 사안에 대해 논리의 기초인 이종 결합인지 아님 동종 결합인지 취재한 결과 공정위 관계자는 "이종 간의 결합"이라고 답했다.

대우조선과 HD현대중공업의 기업 결합이 아니므로 동종 결합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공정거래법 전문 변호사도 기자와의 취재에서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은 동종 결합이 아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그룹 내 방산 계열사들이 자신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기술 정보도 차별적으로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방산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방산의 특수성을 안다면 이런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추진체계나 전투체계, 소나체계 등 함정 부품이 민간기업이 아닌 방위사업청에 관급(방사청에 직접 납품)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가격이나 거래 조건의 차별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들은 "민간기업과 직접 거래하는 도급계약의 경우도 부품 업체가 민간기업에 차별적으로 견적을 제공하는 경우 입찰 평가 시 방사청에서 인지하기 때문에 가격 차별은 실제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매각 당사자인 산업은행도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냈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최종 수요자로서 기술, 가격 등을 강력히 관리하는 방산시장의 구조적 특성상, 경쟁사가 제시한 가정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도 "HD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과의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기업결함 심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이 한화에 인수돼 정상화 궤도에 오르게 되면 수주전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이 이의 제기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며 주기적으로 하는 이유는 올해와 내년에 대형 함정사업 발주가 몰려 있는 만큼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가 늦어질수록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입찰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가능한 한 인수 시점을 늦추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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