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빅4]비수기에도 미래 먹거리 찾아 투자 늘려 주목…재무안정성 우려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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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화학 빅4]비수기에도 미래 먹거리 찾아 투자 늘려 주목…재무안정성 우려 시각도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3.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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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제품군 확장‧LG, 생산능력 증가‧롯데, 재활용‧한화, 태양광에 투자
금융권, 실적과 현금흐름에 있어서 약세를 보일 가능성 높아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사진=나이스신용평가]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수직계열화, 사업 및 제품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의 자급률 확대라는 구조적인 변화에 맞서기 위해 자본적지출(CAPEX)을 늘리고 있다.

자본적지출이란 기업이 영업 활동 기반의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비유동자산(유형자산, 무형자산, 관계기업 투자 등)을 유지보수, 개량, 구입할 때 지출하는 비용이다. 영업용 비유동자산에 대한 정기적‧비정기적 투자비용이며, 당기를 초과하는 기간으로 자본화한 비용을 뜻한다.

수출 비중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과 글로벌 공급과잉의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 빅4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음에도 2021년 하반기부터 이어온 자본적지출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CAPEX, 미래 먹거리 창출 위해 어디에 쓰이나

자본적지출에 초점을 맞추고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한화솔루션을 필두로 각사가 자본적지출에 어디에 쓰고 있는지 알아봤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기존 합성고무부분 전략은 생산능력 증가를 통한 규모의 경제성 강화 또는 고부가가치 범용제품군 확장에 CAPEX를 활용하고 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호석유화학은 고기능성 합성고무(SSBR) 증설을 통한 고부가 가치 범용제품군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경우 말레이시아 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NBL) 증설‧여수 PVC 증설 등 총 6개의 증설 및 재구축 계획을 가지고 생산능력 증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첨단소재 사업부문은 청주 양극재 증설‧구미 양극재 증설‧헝가리 분리막 신설 등에 CAPEX를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폐PET화학적 재활용, 전해액 유기용매, EOA 증설 등과 함께 현재 투자하고 있는 비용의 대부분을 자본적지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갖추고 내년까지 웨이퍼‧셀‧모듈 등의 현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하는데 투자하고 있다”며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 5단계 가운데,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솔라 허브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4개 사의 사업포트폴리오 특징을 구분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채유시설의 건설, 원유의 판매 등을 중심으로 한 원유 생산 부문을 사업의 중심으로 하는 업스트림 업체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로 확인됐으며, 다운스트림 업체 중 합성수지 생산 비중이 높은 업체는 한화솔루션이 합성고무 생산 비중이 높은 업체는 금호석유화학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경쟁 3사(TSRC‧대만, Synthomer‧영국, Zeon‧일본)의 CAPEX전략

TSRC는 Green Tire Application 등을 위해 합성고무 제품(SSBR)을 활용한 제품차별화를 계획하고 있다. Synthomer는 최종적으로 시장에 판매 가능한 제품의 비중 확대를 Zeon는 합성고무와 관련해서는 수소화 니트릴 고무(HNBR)를 새로운 적용 분야에 개발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합성고무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 및 증설을 통한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재무안정성 우려

지속적 지출로 인해 석유화학업계의 잉여현금흐름은 2022년 들어 4조원대 규모의 적자 상태가 유지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중 빠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계획된 투자금액은 여전히 크다”며 “석유화학업계의 부채비율을 비롯한 재무안정성 지표는 다소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빅4인 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자본적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례로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달 16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자본적지출을 약 2조7000억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증권가에 따르면 빅4의 올해 자본적지출은 총 16조8954억원으로 집계됐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LG화학이 8조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40억원 증가했다. 나머지 3개 업체의 자본적지출은 한화솔루션 1조8250억원, 롯데케미칼 2조3364억원, 금호석유화학 3조9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조1090억원‧1조5631억원‧4160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복수의 증권사 연구원은 “석유화학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및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적지출이란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각 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업황도 장기 불황의 가능성이 있어,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손익에 반영되는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으로써 실적과 현금흐름에 있어서 약세를 보일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적지출의 증가는 잉여현금흐름 감소로 이어지고 배당과 같은 주주가치 제고 활동의 감소가 발생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있어 4개사 중 매번 화두가 되는 대표적 기업은 한화솔루션으로 3년간 무배당 기조를 이어오고 있어, 시장참여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주주환원 여력이 없다”며 “태양광 사업을 비롯해 현재 계획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전했다.

석유화학 빅4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공급과잉 상황 고착화 등으로 수익성 하락기가 예상 대비 장기화되거나, 다음 호황기 동안의 수익성이 과거 호황기 수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며 “현재의 재무 대응능력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무상황능력의 절대 수준 저하를 의미하며, 이는 곧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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