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VB파산 후폭풍...'큰 손' 예금주 저축은행 이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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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VB파산 후폭풍...'큰 손' 예금주 저축은행 이탈 조짐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3.20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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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리스크↑...고액 예금주 이탈 조짐
예금자보호법 보호 한도 상향 조정 논의도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중앙회.

미 SVB 파산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저축은행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며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고조되며 고액 예금주 가운데 저축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유동성 관리를 문제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특히 5000만원이 넘는 고액을 예치한 고객들이 예금 인출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저축은행을 둘러싼 리스크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은 고위험 상품을 시중은행과 비교해 더욱 많이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요인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저축은행은 고위험 사업장과 리스크가 큰 아파트 외 사업장 대출비중이 가장 높다. 저축은행의 아파트 외 사업자 대출비중은 80%를 넘고 고위험 사업장 대출비중은 30%에 달한다.

때문에 최근 부동산PF 문제가 불거지며 저축은행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며 지난해 3분기 연체율 2.39%, 고정이하여신비율 2.38%를 기록하며 업권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BIS 비율)도 낮아지고 있어 저축은행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 79개사 평균 BIS 비율은 12.87%로 지난해 14.61%보다 1.74%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고액 예금주들 가운데서 저축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파산을 우려해 더욱 안정적인 시중은행으로 예금을 옮기는 것이다. 특히 5000만원이 넘는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상 보호를 받을 수 없어 고액 예금주의 이동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저축은행에서 예금주들이 대거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예금자보호 금액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무위 소속의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은 “예금자보호법상 보호 한도 5000만원을 넘어서는 예금의 비율은 2017년 61.8%(724조3000억원)에서 2022년 6월 기준 65.7%(1152조7000억원)으로 높아졌다”며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줄여주기 위해서 예금자보호 한도 확대 논의를 포함해 보다 실질적인 예금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예금 전액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결국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어 국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뒤를 따른다. 더불어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저축은행은 건전성을 놓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별도자료를 통해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감독규정에서 정한 유동성 비율 100% 이상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규대출을 줄이며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어 뱅크런 등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면서 "고액 예금주를 안심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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