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게이트 붕괴...은행권, 대규모 예금 인출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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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게이트 붕괴...은행권, 대규모 예금 인출 벌어질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3.14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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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게이트, 은행 영업 중지...우리나라 은행주 하락폭 커
소규모 은행 예금 인출 우려...정치권, 리스크 관리 총력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암호화폐 전문 은행인 미국 실버게이트캐피털이 청산을 선언하며 우리나라 은행권에도 위기감이 돌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 가운데서는 실버게이트 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은행이 없지만 향후 또 다른 위험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많은 고객들이 은행에 예치한 예금을 인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버게이트의 붕괴가 우리나라 은행권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은행주가 최근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주주와 은행 고객들은 추가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실버게이트는 지난 8일 영업을 접을 것이라면서 산하의 실버게이트은행은 청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실버게이트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0% 넘게 폭락했다.

우리나라 은행주 역시 하락폭이 컸다. 14일 기준 하나금융지주(-4.45%), KB금융(-3.08%), 우리금융지주(-2.37%), 신한지주(-1.80%) 순으로 주가가 빠지고 있다. 증권주인 메리츠금융지주(-4.10%), 메리츠증권(-4.01%), 미래에셋증권(-3.25%), 한국금융지주(-2.66%), NH투자증권(-2.00%) 등도 내리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실버게이트에 이어 또 다른 리스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도세가 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주가 하락은 일시적일 뿐 실버게이트의 영향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미미한 만큼 다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뒤를 따른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번 사태는 SVB의 특수한 영업구조가 최근 금융긴축 과정과 맞물려 발생한 경우"라며 "미국 정부와 감독당국이 12일 SVB의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기로 조치함에 따라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할지를 놓고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불안한 느낌을 주는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해 크고 안전한 은행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 있어 저축은행 등 작은 규모의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아래 영업을 해오고 있어 실버게이트처럼 파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일부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우리나라 은행에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 은행들도 지금 예금은 많이 들어와 있고 부동산 대출 규모가 엄청나 금융 전반에 대한 신뢰가 건강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주가하락, 환율상승 등 실물경제 불안으로 쉽게 이어지는 구조라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 역시 대외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거래 상대방이 부도가 났을 때 은행이 손실을 떠안는 것을 막는 거액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한도 규제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장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발표한 유동성 규제 완화방안 연장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회사채·단기금융시장 자금 경색에 대응해 은행, 보험,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 금융투자 등 유동성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완화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시적 시장 안정화 조치 연장 여부는 의견 수렴을 해서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발표할 생각"이라면서 "가급적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는 관련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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