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다시 고개드는 자체헤지 ELS…리스크 부담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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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다시 고개드는 자체헤지 ELS…리스크 부담 높아져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3.13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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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발행량 약 3조원
전년 말 대비 30% 증가
다만 자본적정성 우수한 편
KB증권.
[출처=KB증권]

KB증권의 자체헤지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020년 대규모 마진콜(증거금 추가납부) 사태 이후 3년 만이다. 증시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만큼 리스크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분기 KB증권의 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ELS·DLS) 규모는 전년 말 대비 27.3%(1조2923억원) 늘어난 6조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2년 만에 100%를 재돌파했다. 14.6%p 오른 101.4%다.

이 중 자체헤지 발행 규모가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 3분기 2.95조원(ELS 2.7조·DLS 0.25조)으로 작년 말 대비 35%(0.7조원)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49.8%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발행 비중은 43.4%다. 

자체헤지는 증권사가 직접 투자금을 운용하며 헤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외국계 증권사에 헤지를 맡기는 백투백보다 운용 수익을 늘릴 수 있지만 기초지수가 급락해 손실이 확정되면 대규모 운용 손실을 떠안게 된다.

지난 2020년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ELS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적 있다. 헤지 목적으로 취한 선물매수 포지션이 손실을 입으면서 추가 납입해야 하는 증거금이 증권사별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마진콜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단기자금시장 7조원 공급을 비롯한 100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당시 사태로 KB증권이 손해본 투자 원금은 약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지난해 회사는 위탁매매 부문 등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ELS 발행량을 다시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홍콩H지수가 급락하는 등 해외증시 하락에 이렇다 할 실적은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회사는 위탁매매, IB(기업금융) 부문에서 전년도 대비 각 57%, 52% 하락한 영업이익 1492억원, 1337억원을 거뒀다. 파생상품 거래를 포함한 자산운용 부문에선 121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비록 지난 하반기부터 글로벌 증시가 회복되는 추세나 불확실성은 여전한 편이다. 지난주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뱅크 등 은행 3곳이 연달아 파산하면서 현지시각 10일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 같은 배경에도 KB증권의 파생결합상품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으로부터 ’AA+/안정적’ 신용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자본적정성 지표가 우수하고 위기 시 모회사 KB금융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대표 재무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지난 해 말 1414.74%로 당국 권고치 100%를 큰 폭 웃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값(잉여자본)을 필요 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의 위험 대응여력을 나타낸다. 

다만 파생상품운용 부문 외 리스크 요인이 양적으로 확대되면서 위험관리 부담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의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우발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2.4조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3분기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149% 불어났다. 

NICE신용평가 노재웅 실장은 “부동산PF, 기업대출, 대체투자 등에 대한 익스포져가 증가하고 있어 위험 익스포져 규모 관리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최근 증시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자체헤지 비보장 파생결합증권의 양적 관리, 헤지 운용, 시황에 대한 대응력, 리스크관리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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