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친환경 정책] 해초는 환경 문제 해결해 줄 희망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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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친환경 정책] 해초는 환경 문제 해결해 줄 희망 자원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2.0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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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과학자들, 해초에서 미래 에너지원 개발에 박차
- 녹색 연료, 천연 살충제, 미래 식량 등 용도 다양

최근 유럽의 해양과학계는 해초류 즉, 바다나 민물에 서식하는 각종 미세 조류(microalgae, 微細藻類))가 오늘날 지구상 인류가 직면해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해답의 열쇠로 보고 그에 대한 연구 경쟁에 한창이다.

Photo: The Tampa Bay Estuary Program=Unsplash
Photo: The Tampa Bay Estuary Program=Unsplash

범유럽 보도 TV 채널인 유로뉴스는 최근인 2월 3일 자 기사에서 스페인 남단의 해양 및 농업 도시 알메리아(Almería) 주의 사례를 보도했다. ‘비닐하우스의 바다’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방대한 농산물 생산 단지가 운영되고 있는 이곳 알메리아 지방의 농부들은 미세 조류를 원료로 한 유기농 비료와 농약을 사용해 우수한 농산물 수확률을 달성하고 있다.

미세 조류 혹은 미세 해초는 우리 인간의 육안으로는 안 보이지만 단 한 방울의 바닷물과 민물 속에서도 무수히 발견되는 단세포 수생 생물체다. 해양 생물들의 기초 먹이인 플랑크톤은 물론 우리가 섭취하는 녹색 스피룰리나와 비타민제, 푸딩이나 식용 젤리 등도 미세 조류로 만들어진다.

지리적인 측면에서, 스페인 영토의 최남부 해안에 위치한  알메리아는 북아프리카 최북단부 반도 세우타에 근접해 있는 만큼 일년 내내 일조량이 높고 바다와 근접해 있어 사시사철 농산물 재배와 바닷물 공급에 수월한 잇점을 갖추고 있다.

알메리아 대 화학공학부 연구진은 미세 조류가 농산물 재배 과정에 필수적인 생물 자극제 역할을 해 폐수 정수, 비료 생산, 기타 농작물 재배에 유용한 필수 요소 제공에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Courtesy: Biorizon Biotech, Spain
스페인의 바이오 농화학 기업 비오리존 비오테크의 미세 조류 가공 공정 현장. Courtesy: Biorizon Biotech, Spain

또, 미세 조류는 친환경 무공해 농약의 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유럽의 과학자들은 약 10여 종 안팎의 미세 조류를 추출해 내고 대규모 비닐하우스 작물 재배 시 각종 곰팡이, 곤충, 식물 병해 방제에 기존 인공 화화 살충제를 대체할 천연 유기농 농약으로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럽 내 여러 학계와 지역별 생화학 기업들은 미세 조류를 원료로 한 농약 및 비료 개발을 상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바나(SABANA)’ 포괄적 EU 농업 지원 프로젝의 일환으로 유럽연합(EU) 집행부의 제도적 후원을 받고 있다. 이 사바나 프로젝트는 EU가 오는 2030년 이전까지 화학 농약 사용을 현재의 절반으로 감축해 지속가능하고 인체에 무해한 식량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팜 투 포크 전략(Farm to Fork Strategy,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일환이다.

현재 연구 단계로 미세 해조류를 원료로 한 천연 친환경 비료와 농약은 상업적인 응용이 가능한 수준에 와있지만, 걸림돌은 가격이다. 대량 규모의 바이오매스 생산 체제가 갖춰지기까지 기존 화학 비료와 농약에 비해 가격이 비싸서 보편화까지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세 조류 원료의 비료와 농약은 화학 비료와 농약 보다 덜 자주 쳐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만큼 효과적이어서 구입비용과 농약치기 시간 -- 노동력 비용 -- 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농부들은 지적한다.

그렇지 않아도 2022년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에 따른 유럽 내 에너지 공급 차질 및 에너지∙생활물가 인상에 짖눌린 유럽인들이 과연 지금보다 더 비싼 신선 채소 및 과일 구입에 지갑을 열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 조류 비료 및 농약으로 재배된 채소와 과일은 건강에 무해할 뿐만 아니라 식감 면에서 우수해 장기적 시장성은 우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프랑스의 토마토 재배 비닐하우스. Photo by Erwan Hesry=Unsplash
프랑스의 토마토 재배 비닐하우스. Photo by Erwan Hesry=Unsplash

미세 조류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솔루션?

그런가 하면 프랑스의 과학자들은 바닷물 속 미세 조류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바다에 표류하는 폐플라스틱, 패키징 쓰레기, 직물 섬유 등의 일부는 바닷물에서 초미세 입자로 분해돼 바다 서식 해양 생물의 먹이와 대륙 농경 토양으로 유입된 후 결국 우리의 식탁에 도달한다. 

프랑스 북부 해양에 자리한 브르타뉴 지방은 해안으로 표류해 오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질적 골치를 앓고 있다.

브르탄뉴쉬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태양빛, 먹이 영양소, 이산화탄소를 소중한 에너지 생분자로 전환시킬 수 있는 미세 조류의 유전자 일부를 대량 복제해 대체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EU의 바이오 기반 산업 공동 사업(Bio Based Industries Joint Undertaking (BBI-JU))이 후원하는 Nenu2PHAr 화학 연구 컨소시엄 소속 과학자들 및 연구소들은 친환경 바이오 폴리머 신소재로 플라스틱의 원료인 기존 화석 연료를 오는 2024년까지 대체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한 해양계 먹이사슬 복원

포르투갈의 IPMA 해양 양식연구소의 EEAA-3 미세 조류 가공 탱크. Courtesy: IPMA, Olhão, Portugal
포르투갈의 IPMA 해양 양식연구소의 EEAA-3 미세 조류 가공 탱크. Courtesy: IPMA, Olhão, Portugal

한 포르투갈의 연구진은 미세 조류를 어류 생산 혁신에 응용한다. 

포르투갈 남부 해양 소도시인 올랴오에 자리한 해양 양식연구소(IPMA) 소속 연구진들은 미세 조류를 생선과 해산물 양식 과정에서 사료로 사용하는 과정을 통해 해양 생물들에게 한결 유익한 해양 환경을 조성해 주고 해양 원료 먹이 사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제까지 양식장 생선과 해산물들은 토양에서 재배한 밀에서 추출한 단백질 사료로 양식돼 왔다. 해조류 기반 사료로 전환할 경우 탄수화물 작물 재배 토지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산물 고유의 본래 식량이던 미세 조류를 재도입해 해양생물이 본연의 먹이사슬로 복귀시켜 해양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것이라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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