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김표 담배, 앙드레 김 사채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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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김표 담배, 앙드레 김 사채놀이
  • 정우택
  • 승인 2011.02.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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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드레 김 담배라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앙드레 김 돈놀이라니 이건 또 무슨 헛소리인가? 앙드레 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울화통이 터질 일이다. 앙드레 김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그 놈이 이젠 돈독이 올랐구먼!” 하고 혀를 찰 것이다.

  그러나 울화통이 터지고, 혀를 찰 게 아니다. 앙드레 김이 살아 있을 때 앙드레 김을 향해 돈 있는 사람들이 던진 유혹이었다. 얼마 전 필자는 앙드레 김 인터뷰를 들었다.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사실을 밝혔다. 이런 제안을 거절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앙드레 김 담배”를 만들어 팔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앙드레 김의 브랜드 가치가 하늘을 찌르고 있음을 안 어느 돈 많은 사람이 “앙드레 김표 담배”를 만들자고 제한한 것이다. 앙드레 김 담배는 만들기만 했으면 분명 노가 났을 것이다.

  앙드레 김은 누가 이런 정신 나간 제안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담배 공장을 세우고, 이를 팔아먹으려면 최소한 수천억 원의 돈은 있어야 한다. 이렇게 보면 큰 기업이었을 것이다. 이 기업이 국내 기업인지 외국기업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는 이를 거절했다. 앙드레 김은 “담배는 전 세계 사람이 피워서는 안 되는 나쁜 건데 이를 만들어 파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거절했다.”고 밝혔다. 앙드레 김은 패션으로 한국을 세계에 알렸지만 담배를 만들어 팔자는 제안을 거절해 패션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었다.

  앙드레 김이 만일 “나의 명성을 담배에 접목시키자고요? 앙드레 김 담배를 만들면 잘 팔릴 테니 한번 해봅시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거요.”라고 대들었다면 지금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친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앙드레 김이 담배 생산 제휴를 거절한 것은 참으로 존경할 만한 일이다. 그래서 그가 더 사랑을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앙드레 김은 또 이런 얘기를 했다. 한번은 아주 고금리의 금융업을 제안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주 높은 금리로 돈놀이 하는 금융업을 제안받았으니 높은 이자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어서 거절했다.”고 했다.

  앙드레 김표 돈놀이를 제안한 사람은 누구일까? 앙드레 김을 팔아 돈놀이를 하려면 최소한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카드사는 돼야 하는데 이런 것을 운영하려면 최소한 1천억 원은 있어야 한다. 규모에 따라 3천원, 5천억 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정도의 돈을 동원하려면 개인은 어렵다. 큰 기업이 아니고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누가 이런 제안을 했는지는 앙드레 김이 이름을 밝히지 않아 알 수가 없지만 보통 배짱이 아니다. 돈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생각이 경이롭다 못해 가소로울 뿐이다. 앙드레 김을 이용해 높은 이자를 받는 금융업을 하면 분명 장사는 잘 될 것이다. 하지만 앙드레 김은 욕을 먹어야 한다.

  앙드레 김은 다행히 고금리 돈 장사도 거절했다. 담배 장사와 돈 놀이는 분명 앙드레 김에게 로열티라는 명목으로 큰돈을 안겨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는 그러나 이런 것을 깨끗하게 거절했다. 앙드레 김다운 거절이었다.

  만일 앙드레 김이 담배를 만들었다면 어떻게 될까? 죽고 난 지금 그는 패션디자이너로서의 명성보다 담배를 팔아 돈 번 사람으로 딱지가 붙을 것이다. 또 고금리로 어려운 사람들을 등친 고리대금업자로 낙인이 찍혀 있을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앙드레 김은 죽고 나서 훈장을 받았다. 그의 공로를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만일 앙드레 김이 자기 이름으로 담배도 만들어 팔고, 고리대금까지 했다면 그가 패션계에서 이룬 탑은 벌레가 파먹은 나무처럼 슬그머니 무너질 것이다. 나쁜 일로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생각이 그를 더 존경받는 인물로 만들어 놓았다.

  사실 필자는 앙드레 김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의 작품은 좋아하지만 그의 허연 얼굴과 염색하다 만 것 같은 머리는 별로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건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런 터에 앙드레 김이 담배를 만들어 팔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고금리로 돈 장사를 하자는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을 본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으면서 그의 인간미에 빠지게 되었다.

  앙드레 김이 돈이 인생의 최고 목표이고, 기업의 최고 목표인 요즘 세상에 돈벌이가 아주 확실한 앙드레 김 담배와 앙드레 김 고금리 돈놀이를 거절했다는 것은 그를 위대한 인물로 보게 만든다. 앙드레 김 같이 돈 벌이가 돼도 나쁜 것은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사람에게 많은 돈이 주어지고, 이런 사람이 기업을 한다면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지금보다 훨씬 더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정우택 편집국장>


 

      

정우택  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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