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사이언스] 우리들의 경제에 민낯이 있다면...'우리가 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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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사이언스] 우리들의 경제에 민낯이 있다면...'우리가 경제다'
  • 한익재 기자
  • 승인 2017.04.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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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제다(WEKONOMY)'는 흔히보는 경제학 서적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피부로 느끼는 돈과 물자의 흐름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 역시 경제학자가 아니다. 그는 우리와 같이 대한민국의 쳇바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 중 한사람이다. 이때문에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경제학책이면서 쉽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사원과 임원, 대표 등 두루 경험했던 실물경제의 체험을 바탕으로 경제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보편적인 자료들을 통해 우리사회와 경제를 설명하고 있다. 비전문가의 설명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경제학자보다도 알기쉽게, 그리고 읽다보면 통찰력을 느낄 수 있어 저자의 한국경제에 대한 애정과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경제라는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속아 살아왔고 어떤 분야에서 얼마나 기만당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속 시원하게 알 수 있다. 이 책은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이 가능했던 배경을 속 시원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분노보다는 꽉 막혀있던 체증이 넘어가는 듯한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청량음료와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려하지 않지만 그가 본 그대로의 필치로 기존의 통념들에 대해 통쾌하고도 예리한 비판을 가한다. 나아가 편 가르기를 경계하고, 화합을 지향하며 상처를 후벼 파기보다는 현명한 처방으로 고통을 덜어내는 빠른 치유방안을 제시한다.

마치 경제라는 것을 주제로한 수필을 읽는 느낌이랄까.이 책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의 시각과 입장에서, 그들에 의한 경제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경제를 이끌어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책의 이름도 '우리가 경제다(WE ARE KOREAN ECONOMY)'라고 지었다.

'우리가 경제다'의 저자 김의철.

지난 1990년대 말 IMF 위기 이후 국민이 국가경제의 주인이었던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을까. 정상적인 국가라면 국민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고, 모은 돈으로 자산을 사들여 근로소득을 보충한다. 그런데 '우리가 일해서 번 돈으로 불안감 없이 살아가고 조금이나마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 자문해보면 회의감이 앞서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은 IMF 이후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공기업들과 재벌들에 의해 과점되고, 지배당하는 구조가 심화되어 왔다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로 인해 세대 간의 양극화도 심화됐고 부의 세습도 확대됐다는 주장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일해서 번 돈의 주도권을 자신이 아닌 공기업·재벌에 빼앗겼고, '그들이 경제'인 사회가 됐다는 진단이다.

국민들이 주도권을 빼앗긴 국민경제 주도권의 대표적인 사례로 국민연금을 제시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에게 과잉 저축을 강요해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모아 놓은 국민의 자산으로 국민이 주인이며 소수 재벌들과 공공부문이 전용해선 안 되는 자본"이라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과 채권들은 누가 국민연금을 가져다 쓰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非) 학자적 시각에서 거침없이 써내려간 '우리가 경제다'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나침반'과 같은 책이다. 특히 기본소득과 같은 생소한 개념들을 일상의 삶으로 녹여내려는 노력이 엿보이며 국민연금과 같은 준조세에 대해서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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