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숙원사업 '증권사인수', 지금이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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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숙원사업 '증권사인수', 지금이 적기?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2.11.2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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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컨퍼런스콜에서 인수의지 재확인
높은 은행이익 의존도 '비은행 수익'필요
금리인상여파, 증권사 수익감소 등 시기 맞물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던 ‘증권사 인수’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모양새다. 최근 호황기로 치솟던 증권사들의 몸값이 금리상승과 시장경색에 맞물려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증권사 인수는 2019년 지주사 출범 당시부터 초대 회장에 선임된 손태승 회장의 목표였다. 손 회장은 올 초에도 2023년까지 그룹 내 비은행 수익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하며 증권업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롯데카드 유력 인수자로 거론되던 우리금융그룹이 인수전에 불참한 것도 증권사 인수에 필요한 실탄 장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금융그룹 전경

우리금융그룹은 증권사 매입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컨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CFO)는 전반적인 인수합병(M&A)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무는 “그룹과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 부문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기타 부문은 자본비율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추진할 방침”이라며 “자본 정책은 최소한 10.5% 이상은 지킬 것이며, 11% 이상을 유지하도록 할 것”고 말했다. 

이어 “금리, 환율 안정될 경우 자본비율이 급격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형사 M&A는 자본이 크게 소요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그룹은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2조66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며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3분기만에 전년도 연간 실적을 초과한 실적이다. 3분기 순이익은 899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순이익 중 우리은행(8190억원) 비중이 91.0%에 달한다. 1년 전 같은 기간 90.8%보다도 높아졌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은행 쏠림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충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 있는 수익창출은 금융지주의 최대 화두였다. 급격한 금리 변화에 따른 이자 널뛰기가 이어지면서 은행 부문에 치중된 사업 구조는 불확실성에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시장분위기는 우리금융그룹에 유리해지고 있다. KRX증권지수는 25일 현재 592.85 포인트로 지난 2021년 2분기 900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여주고 있다.  KRX증권지수는 증시에 상장된 증권업종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지수로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14개 종목이 지수에 포함돼 있다. 즉 현재 증권시장이 호황기에 비해 위축돼 우리금융그룹 측에선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의 신규 거래가 얼어붙은 만큼 IB부문을 비롯해 전사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일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임에 따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 증권 등이 여러 차례 인수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올랐다. 유안타 증권의 경우 대만 유안타그룹이,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각각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유안타증권의 경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가량 줄어든 146억원을 기록했다. SK증권도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7% 줄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에도 전년 동기 대비 80% 급감한 70억원에 그쳤다. 업계에 따르면 4분기 전망도 좋지 않아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역으로 우리금융그룹에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기 위한 자금력은 충분히 갖고 있지만 낮은 건정성 지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9월 말 보통주 기준 자본적정성 비율은 10.9%로 1년 전보다 50bp 하락했다. BIS비율은 14.3%로 KB 16.8%, 신한 17.5%등 타 금융그룹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지난해 4분기 말 15.1% 일시적 개선세를 보였으나 올해 다시 예년 수준으로 내려왔다. 

BIS 비율이란 은행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결제은행이 설정한 지표로서 은행의 자기자본을 대출이나 지급보증과 같은 은행의 위험자산(혹은 부실채권)으로 나눈 백분율을 말한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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