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공포 또 엄습…현대차・포스코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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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에 공포 또 엄습…현대차・포스코 긴장감 고조
  • 장지혜 기자
  • 승인 2022.11.24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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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총파업 예고대로 진행될 가능성 커져 업계 비상
지난 6월 악몽 떠오른다…‘산업 시계’ 또다시 멈추나
정부・경제계,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철회’ 촉구
[사진=화물연대본부]
[사진=화물연대본부]

화물연대본부가 오는 24일 0시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나서면서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6월 총파업 이후 5개월 만에 또다시 집단운송거부를 예고한 것이다.

지난 6월 파업으로 2조원 가까운 피해를 봤던 산업계는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포스코 관계자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 또한 “파업을 한다고 했지만 여러 가능성을 염두하고 지켜보고있다”라고 전했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개악 저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차종・품목 확대를 위해 11월 24일 0시 부로 6월 14일 이후 유보됐던 총파업에 재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29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 법안은 민생특위 탁상에 오르며 겨우 국회 논의가 출발선을 끊었지만 여야의 거듭되는 정쟁으로 합의가 무산돼 안전운임제 법안은 결국 통과하지 못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 종사자들의 적정 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2020년 도입됐다.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면서 이들이 적정 임금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정해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없어지게 하는 ‘일몰제’로 도입해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지난 6월 파업 이후 정부와의 약속이 있어 버텼지만 안전운임제가 여전히 정착되지 않고 있어 다시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운임제가 확대되면 좀 더 나아지겠지 생각했지만 오히려 반대되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며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은 유가 연동으로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화물노동자들은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전반적으로 모든 원가 비용이 오르고 물량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이 없다면 화물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이 화물연대의 입장이다.

경제위기에 화물연대 파업까지...산업계・정부 “눈앞이 캄캄해”

한편 업계에서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피해 규모가 지난 6월보다 더 클 것으로 보며 우려하고 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가 폐지가 올해 말로 다가온 만큼 화물연대 파업의 결집력이나 강도도 더욱 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던 지난 6월, 완성차 업계에는 화물연대의 파업까지 덮치면서 공장 가동률이 눈에 띄게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현대차 공장은 부품이 제때 납품되지 않아 6000대에 달하는 물량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국내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부품을 공장에 재고로 보관하지 않고 생산라인의 가동률에 맞춰 즉시 납품을 운송 받고 차량을 생산하는 형식이라 부품 운송 차량이 파업하면 조업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어려움은 화물연대 파업이 끝나고도 계속됐다. 공장 가동은 정상화했지만, 공장과 지역 출고센터에 쌓인 차량 인도가 늦어지면서 과태료를 부과 받는 경우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신차 출고 이후 10일 이내에 신차를 등록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차량 구매자는 배송 지연에 예상치 못한 과태료까지 물게 된 것이다.

지난 파업으로 생산 차질에 과태료 대납까지 애를 먹었던 현대차에게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번 파업이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업계에서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철강 업계도 곤경에 처했다.

지난 9월 태풍 힌남노로 공장 전체가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화물연대의 파업 예고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수해 복구에 폐기물 반출 차량이나 설비 자재 반입 차량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되면 이조차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해복구가 지연되면 제철소 정상 가동 또한 늦어질 수 있어 포스코도 걱정의 끈을 놓지 못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국가 경제의 피해와 국민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예고에 대해 우려를 밝히며 집단운송거부 계획 철회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25년 전 외환위기 못지않게 어려운 시기에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행위는 물류 마비를 넘어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며 “화물연대본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즉시 집단운송거부 계획을 철회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정부의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인한 물류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대체수송차량 투입, 화물적재공간 추가 확보, 제품 선출하 등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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