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준비 잘하고 있나…글로벌 ESG 공시, 도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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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준비 잘하고 있나…글로벌 ESG 공시, 도입 초읽기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8.1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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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B, 연말 '통합 ESG 공시표준' 발표 예정
금융위, ISSB 한국위원 선임부터 국내의견 전달
다만 반영은 미지수…금융위 “노력 지속할 것”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김주현 금융위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출처=대통령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추진하는 글로벌 통합 ESG 공시표준이 올 연말 공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G20(주요 20개국) 국가가 지지를 표한만큼 국제표준으로 굳어질 개연성이 높다.

이에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는 우리 기업측 입장을 ISSB측에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 달 ISSB 한국위원을 추천, 선임하고 각계 의견을 종합한 표준 검토의견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러한 검토내용이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SSB가 추진하는 내용으로 나아가야하는 게 맞다. 예컨대 재무, 비재무공시는 지금과 달리 신용평가 등을 위해 동일한 시기에 해야한다”라며 “다만 이 기준에 완벽히 준비된 곳이 있냐하면 단언컨대 없다고 본다. 아직 걸음마 단계라 어려움이 많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금융당국, ISSB 창립 발맞춰 도입준비…한국인 초대위원 선임 성과


지난 14일 ISSB 초대위원으로 선임된 성균관대 백태영 경영대학 교수. [출처=금융위원회]

국제회계기준(IFRS)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지난 3월 통합 ESG 공시표준 초안을 발표했다. 표준은 일반 지속가능성(S1)과 기후변화(S2) 관련 공시 두 파트로 이뤄졌다.

ISSB는 글로벌 ESG 통합 공시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해 11월 COP26(제 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공식 창립된 기관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지지한 만큼 ISSB 창립 이후부터 발빠르게 도입을 준비했다. 작년 12월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에서 당국은 ISSB측에 “우리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방향성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ISSB측에 한국인사를 추천했고 지난달 14일 백태영 성균관대 경영대 교수가 초대위원으로 선임됐다. ISSB 위원은 총 14명으로 아시아에는 한국과 중국이 각 1명씩으로 유일하다.

금융위는 “한국은 IFRS 감독이사회 회원국으로서 ISSB 설립에 대해 최초 논의부터 적극 참여했다”며 “(이번 선임으로) 국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제·개정과정에서 우리 경제산업구조의 특성, 기업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이해관계자 의견 전달…다만 수용여부는 미지수


 에르키 리카넨 IFRS 재단 위원장. [출처=IFRS재단]

금융위는 전달 말 한국회계기준원과 함께 ISSB측에 공시초안 검토의견서를 제출했다. ISSB는 초안발표 당시 7월 말까지 공개 의견수렴을 받았다. 이를 검토한 후 올 연말까지 최종기준을 공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금융위는 회계기준원과 함께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회계기준원과 함께 초안 번역본을 제작·공개했고 자문위원회를 열고 각계 의견을 논의했다. 이렇게 의견을 모아 제출한 기관은 정부, 산업계 등 총 28곳이다. 전체 11개 주제에 대한 세부의견을 전달했다.

이 중 눈에 띄는 부분은 기업의 전 공급망을 아우르는 ‘스코프(Scope)3’ 배출량 공시다. ISSB는 초안에서 모든 기업이 스코프3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고 규정했으나 한국측은 “상당한 기업 부담”을 우려해 중요산업으로 공시대상을 좁힐 것으로 제안했다.

또 우리나라는 일반 지속가능성(S1), 기후변화(S2) 두 공시 시행일을 예정일보다 더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직까지 ISSB측에서 요구하는 정보를 공시하는 데 준비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ISSB 공시표준 초안 표지 갈무리. [출처=ISSB]

물론 이러한 의견이 수용될 지는 미지수다. ISSB는 전 세계 총 700여 개의 검토의견서를 받고 연말까지 이를 검토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달 검토의견서를 보내며 국제적 논의에 참여했고 아직 답변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미수용에 따른 대응절차를)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덧붙여 금융위는 이러한 우리측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10월말 IFRS재단 서울 총회를 개최하고 ISSB-회계기준원 공동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또 ISSB의 공식 자문기구인 SSAF 회원국 모집에 지원했고 10월 중으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ISSB의 최종 공시기준, 해외 주요국 동향, 산업계 등 국내 이해관계자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ESG공시제도 정비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기준 제정 및 규제강화 움직임에 원활히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ESG 경영 및 공시 역량을 충실히 쌓아나갈 필요가 있으며, 정부도 이를 지속 지원해 나겠다”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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