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버린 최주선 삼성D 대표, 메타버스 로드맵 ‘윤곽’...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주문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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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버린 최주선 삼성D 대표, 메타버스 로드맵 ‘윤곽’...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주문 있었나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8.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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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중장기 로드맵으로 '메타버스 시대' 대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 매진
-한종희 부회장의 메타버스 진출 선언이 한몫...“최대 고객사 삼성전자의 주문 있었을 것”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가 신시장 개척을 주 골자로 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더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액정디스플레이(LCD) 사업을 과감히 철수한 데 이어, 새로운 먹거리 선점을 위한 구체적인 기틀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최주선 사장의 이러한 중장기 로드맵 배경에는,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 방향 설정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메타버스를 미래 신사업의 대표 사례로 지목하고 관련 제품 출시를 잇달아 예고한 바 있다.

올 3월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한종희 부회장은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 분야의 기회 발굴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며,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메타버스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혁신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MWC 2022’ 국제 전시회에서는 “메타버스 기기가 요즘 큰 화두라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우리도 플랫폼 기기를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길 바란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사진=삼성전자]

특히,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기기 시장 리딩 준비를 본격화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관련 개발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당사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고 디스플레이의 극한 성능이 요구되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메타버스 시장을 리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AR·VR을 포함해 스마트 안경, 헬멧 탑재형 디스플레이(HMD) 등 각종 메타버스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초실감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분야다.

삼성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한 마이크로 LED TV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지금도 지속해서 신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OLED 기술에도 집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공급망 확보 등 신시장 인프라 구축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최권영 부사장은 “메타버스 시장 자체가 기존에 형성돼있던 것에 진입해서 경쟁하던 시장과 달리, 초기 단계부터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업스트림, 다운스트림이 동시에 잘 준비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당사는 수십년간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어왔던 산업 노하우와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후방 공급망 관리(SCM) 구축에서도 리딩 역할을 하면서 시장을 잘 준비하고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빅테크의 메타버스 기기 시장 진출 소식도 연이어지면서, 삼성 역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기 제품 출시를 강하게 밀어붙일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내년 초 AR과 VR 기능을 합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며, 앞서 VR·AR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메타(페이스북)는 누적 판매량을 지속 늘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또한 홀로렌즈 및 MR 플랫폼을 중심으로 산업용 메타버스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유수 기업들의 메타버스 기기 진출에 디스플레이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라며, “특히 완제품 업체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에 대한 주문이 예상돼 업체들이 발 빠르게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일찌감치 사업구조 전환을 단행하고 올 상반기 대형 LCD 사업 철수를 완료했다. 올 3분기부터 LCD 생산 종료에 따른 실적 개선 기여도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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