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파산 직전까지 갔던 머스크의 테슬라, 모델3로 '기사회생'...땅·하늘·우주까지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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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파산 직전까지 갔던 머스크의 테슬라, 모델3로 '기사회생'...땅·하늘·우주까지 넘본다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6.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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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치의 10분의 1 가격에 넘어갈 위기도...애플 팀쿡이 거부
-모델3 생산 안정화와 함께 '기사회생'...현재 시총 약 656조, 세계 자동차업계 시총 1위
-스페이스X, 우주왕복선 개발 성공...발사 후 발사체를 회수까지 한 민간 기업은 스페이스X가 유일

"내가 말하면 대개는 그 일이 이루어진다. 계획된 것이 아닐지라도 대개는 이루어진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는 혁신의 아이콘이자 위대한 사업가다. 그의 말이 씨앗이 되고 싹을 틔운다.

그의 아이디어는 엉뚱하고 참신하고, 거대하다. 위대한 모험에는 큰 위험이 따르듯, 그의 사업도 평탄하기만 하진 않다. 그러나 그의 추진력과 자신감은 사업을 움직이고 변화시키고, 마침내 이뤄내고 만다.

일론 머스크. 그는 혁신 자체다.

◆그 날

사기꾼으로 낙인찍힐 위기...전기차 모델3 '잭팟'

2018년, 혁신의 아이콘 '테슬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일론 머스크의 화려한 말재간과 마케팅 능력이 빛을 잃기 시작했다.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사기꾼'으로 낙인찍힐 처지에 놓였다.

테슬라의 위기는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는 '청사진'이 나오던 시기부터 조금씩 불어왔다. 사실 테슬라는 위태롭지만 그렇기에 더욱 신비롭고 놀라운 회사였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전기 스포츠카'를 내세우며 고급세단 모델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 등을 잇따라 선보인 것. 이로 인해 테슬라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위기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문제는 '대량 생산'불가. 주문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생산량이 테슬라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테슬라의 모델3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가 말그대로 '잭팟'이 터지면서 생산물량을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모델3는 2016년 출시 계획이 발표된지 이틀만에 예약판매대수 25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양산에 들어가면서 극심한 생산 차질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테슬라는 초기에 모델3를 하루 평균 3대밖에 생산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으면서 직원을 줄여야 했다. 실제로 테슬라가 2018년 이전 10년간 양산한 자동차는 34만대 수준이다. 1년에 3~4만대 수준을 생산하던 테슬라가 신차 출시계획만 내놓을 뿐 수습이 가능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투자자와 소비자의 우려와 불신이 커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100여년간 내연기관차를 연구하고 시장을 주도해 오던 유럽 업체들이 순수 전기차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테슬라는 점점 위기에 봉착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머스크가 2017년경 테슬라를 애플에 팔려고 했던 것이 알려지기도 해 화제가 됐다. 당시 모델3 대량 생산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파산할 수도 있는 위기였음을 머스크가 직접 전한 것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델3를 제작하던 암울했던 시기, 나는 애플이 테슬라를 (현재 가치의 10분의1 가격으로)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팀 쿡에게 연락했다”며 “그는 그 만남을 거절했다”고 게시했다.

◆그 후

테슬라 시총 657조원, 자동차 부문 1위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현재 5870억달러, 한화 약 657조원을 기록하며 현재 자동차 부문 시총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지 20년도 안된 기업이 자동차 업계 1위를 기록한다는 것은 놀랍지만, CEO 일론 머스크의 사업가 정신을 들여다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그는 거침없는 행보로 사업을 추진시켰다. 하루에 1달러로 생활해 본 후 '생존할 수 있겠다'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1995년 스탠포드 박사과정에 합격한 후 바로 창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럭셔리 전기차를 만든 것도 그의 2006년 계획에 따른 것이다. 그는 "럭셔리 스포츠카를 만든다. 번 돈으로 양산형 차를 만든다. 그리고 양산형 차를 팔아 번 돈으로 더 저렴한 차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고, 실천했다.

2017년에 모습을 드러낸 양산형 전기차가 바로 '모델3'다. 원래 모델E로 이름을 지으려다가 포드사에서 해당 이름을 상표등록까지 해놓는 바람에 E와 비슷한 3으로 지었다는 후문이 있다. 모델Y까지 내놓음으로서 테슬라는 S3XY 라인업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모델3의 성공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전기차 시대를 빠르게 앞당겼기 때문이다.

사실 내연기관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만들어낼 이유가 많지 않아 미루고 있었다. 생산 방식 자체가 다른데다가 연구 및 생산비용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게다가 초창기 테슬라는 연 10만대에 불과한 작은 시장을 차지하고 있어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테슬라가 프리미엄 중형세단을 잠식해 나가자 상황이 달라졌다. 자사 점유율이 테슬라에 의해 줄어드는 것을 지켜보던 내연기관차 업체들은 서둘러 전기차 양산에 돌입할 수 밖에 없어졌다. 벤츠의 '더 뉴 EQC'에서 아우디의 E-TRON, 포르셰의 '타이칸' 등 다양한 전기차가 나오게 된 데는 테슬라의 '경쟁자'역할이 컸다.

◆그리고 앞으로

미국 최대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설립...상상력이 현실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우주선을 발사하려고 대기중이다. [사진=스페이스X 홈페이지 갈무리]

 

2021년 4월 포브스 기준, 일론 머스크는 세계 3위의 억만장자다. 

그는 사업가이자 마케터, 사기꾼에 일중독자다. 어쩌면 이런 성향들이 그를 세계적인 부호로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마블에서 제작한 아이언맨의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데 모티브가 된 그는 아이언맨2에서 레이스 구경하러 온 기업가들 중에 하나로 출연했다. 토니 스타크가 로켓 엔진을 멋있다고 말하자 머스크는 전기 제트기를 구상하고 있다고 답한다. 그는 실제로 전기 제트기 사업을 구상중이었다.

실제로 그는 2002년, 미국 최대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이전에도 민간 우주기업이 계속 설립되고 있고 인수나 합병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NASA의 지원을 받으며 우주왕복선을 발사하고 발사체를 회수까지 한 민간 기업은 스페이스X가 유일하다.

일론 머스크의 '더 보링 컴퍼니'가 공개한 지하 고속도로 '루프' [사진=보링 컴퍼니 홈페이지 갈무리]

이런 사업이 진행된 데에는 머스크의 진취적인 아이디어가 크게 일조했다. 

머스크는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거나 식민지를 건설한다고 발표하는 등 어찌 보면 허황된 그의 발상이 현실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아이디어를 내고 현실화 된 것 중 상용화 되진 않았지만 현실화에는 성공한 것 중 하나는 지난 2018년 말에 공개된 '루프'다.

머스크가 설립한 또하나의 회사인 '보링 컴퍼니'가 도시 교통 체증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고속 지하 교통터널 '루프'를 만들고 공개한 것이다.

'더 보링 컴퍼니'는 이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본사가 위치한 LA 남부 호손에서 LA 국제공항(LAX)을 잇는 길이 2마일(3.2㎞)의 지하 터널 '루프'를 언론에 공개했다.

머스크는 시험터널 건립 비용으로 1천만 달러(113억원)가 들었다고 밝혔다. 보통 터널이 1마일당 10억 달러(1조1천300억원)의 건립 비용이 드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교통 시스템에서 전기차, 그리고 감히 엄두도 내기 힘든 우주산업까지, 그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인해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지, 그리고 그 상상력이 현실이 됐을 때 우리의 삶은 얼마나 바껴 있을지 기대된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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