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후] 조선3사, 1년전 23조원 규모 카타르 LNG선 슬롯 예약...하반기 수주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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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그후] 조선3사, 1년전 23조원 규모 카타르 LNG선 슬롯 예약...하반기 수주 확실시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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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 불황과 수퍼사이클 전환점이 될 카타르 LNG운반선 수주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올해 수주가 급증하면서 국내 조선업이 수퍼사이클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 호황은 1년전 무려 23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를 위한 슬롯 예약이 이뤄지면서 일찌감치 예고됐던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수주가 이뤄지지 않았다.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 관계자들은 올 하반기 수주를 예상했다. 국내 조선3사는 이미 2.5년치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하반기에 수주가 이뤄지면 오는 2024년 부터 인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에는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도 예상된다. 

조선업의 오랜 불황과 수퍼사이클의 전환점이 될 카타르 LNG운반선 수주를 살펴본다.

 

그날

국내 조선3사, 사상최대 23조원 규모 카타르 LNG선 건조 슬롯 예약

지난해 6월 2일 국내 조선3사는 카타르 석유청(QP)으로부터 100척이 넘는 LNG 운반선 수주와 관련해 건조 슬롯 예약을 받았다. 예상 수주금액은 약 23조원 규모, 조선사별로 각각 45척 규모의 수주가 전망됐다. 

QP의 대규모로 발주는 선대 개선과 카타르 북부지역의 노스필드 엑스펜션 프로젝트와 미국 골든 패스 LNG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수출 화물 증가 때문이다. 

건조 슬롯 예약은 정식 발주 전에 배를 지을 수 있는 건조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통상 건조 슬롯 예약은 수주가 된 것으로 보는 것이 조선업계의 관행이다. 

당시 슬롯 예약 협정은 오는 2027년까지의 장기 프로젝트로 실제 선박 건조 계약은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4~5년에 걸쳐 분할 수주하기로 했고, 최초 선박 납기는 2023년 4분기로 합의됐다. 따라서 늦어도 올해에는 수주가 시작된다. 

사드 빈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QP 최고경영자는 당시 서명식에서 선박 사양과 관련해 "신조선에 LNG를 사용할 수 있는 저속엔진이 장착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발주시기와 선박 사양을 QP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 따라 아직은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그후 

코로나19 확산 등에 수주 지연...후판 가격 올라 원가 상승, 선가가 관건

당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700만명 수준에서 이달에는 1억7000여만명으로 대폭 늘었다. 수주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작년 글로벌 선박 신조 발주는 침체했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해 내년 부터 오는 2031년까지 연평균 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중장기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조짐으로 철강값이 올라 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후판 가격은 올해 초 톤(TON)당 10만원 이상 올랐다. 

국내 조선3사는 해운 호황에 힘입어 올해 지난달까지 불과 5개월만에 작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수주를 올렸지만,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중공업은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대우조선해양도 1분기 2120억원의 손실을 봤다. 한국조선해양만 소폭(67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선박 재료비의 가장 큰 부분(7~10%)을 후판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신조선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11월에 125.0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말 136.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137.8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그리고, 앞으로

현대·대우 합병은 또 다른 변수...수주 단가 개선이 관건

결국, 향후 조선업의 경영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은 신조선가다. 수주잔량이 2.5년치를 기록하는 등 수주가 빠르게 늘면서 선가가 올랐지만, 아직은 충분치 않다는 것이 조선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다만, 연말로 예상되는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경영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던 국내 조선3사 간의 저가수주 경쟁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에 QP로 부터 수주가 확정되면, 국내 조선3사는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수주가 됐다면, 올해 오른 후판 가격이 큰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운이 따른 셈이다. 

지난해 QP로 부터 LNG운반선 16척 건조 슬롯 예약을 받은 중국도 올해 철강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철강산업은 탄소배출이 많은 대표적인 산업인데, 미국 바이든행정부는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철강생산을 통제하고 있고, 이는 중국 조선업계에는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로서는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QP 수주시 선가를 잘 받는 것이 관건"이라며 "LNG운반선에 관한 한 압도적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각국 정부의 잇단 탄소중립 선언에 대비해 LNG 이후의 차세대 선박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적 원양선사인 HMM과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그린 암모니아를 차세대 연료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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