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두뇌' 두고 고심 깊어지는 삼성…갈수록 입지 좁아지는 '엑시노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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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두뇌' 두고 고심 깊어지는 삼성…갈수록 입지 좁아지는 '엑시노스' 어쩌나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5.2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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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전 세계 모바일AP 시장 동향 발표…삼성전자 9%로 4위
- 지난해 1분기부터 삼성전자 점유율 꾸준히 줄어들어…공급망 확대 전략에도 효과 거두지 못해
- "성능 개선에 힘쓰지만 기존 경쟁 업체들 넘어서기 쉽지 않아"…신제품 개발 및 협력 관계 강화로 반등 준비
자료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텍, 퀄컴, 애플 등 경쟁 업체들의 견조한 성장세 속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매 분기마다 꾸준히 하락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엑시노스칩이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엑시노스의 존재감 하락은 곧 파운드리 사업이 동력이 약해지는 것과 같은 의미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엑시노스가 성능을 개선시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판매량이 중요한 스마트폰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호환성 등이 검증된 선두 업체들의 제품을 채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삼성전자가 기존 경쟁업체들의 입지를 파고들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으나, 경쟁 업체들의 성장세로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모바일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9%로 전체 업체 중에서 4위를 차지했다. 1위는 대만 미디어텍(35%), 2위는 퀄컴(29%), 3위는 애플(17%)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순차적으로 14%·13%·12%·10%를 기록했다.

반면 미디어텍은 지난해 1분기 24%였던 점유율을 올 1분기 35%로 대폭 끌어올렸으며, 퀄컴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입지를 방어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3분기만 해도 12%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바로 다음 분기에 19%로 뛰어올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디어텍은 LTE 및 5G 스마트폰용 AP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고 퀄컴은 5G 스마트폰용 AP 시장을 주도했다"며 "아이폰12를 출시한 애플은 올 1분기 가장 큰 5G 스마트폰 위탁생산 업체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100.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100.

이 같은 결과는 최근까지 모바일 AP 시장을 적극 공략해 온 삼성전자 LSI사업부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생산량 확대에 나선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들에 엑시노스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중국 현지에서 엑시노스의 첫 오프라인 행사를 열기도 했으며, 비보의 'X60'에 '엑시노스 1080'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에는 최신형 플래그십 모바일AP인 '엑시노스 2100'를 출시했다. 최첨단 5나노 EUV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 2100은 전작 대비 CPU 성능을 30%, GPU 성능을 40% 이상 개선시킨 제품으로, 라이벌격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과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은 미디어텍이 대부분을 가져갔다. 샤오미·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전략을 추구하는 미디어텍의 제품을 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에 탑재되는 엑시노스의 비중을 늘렸으나, 중국·일본 등 여러 업체로 공급망을 확대한 스냅드래곤과 비교하면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는 벤치마크 테스트 등을 통해 성능을 입증하고 있으나, 판매량 증대가 중요한 스마트폰 업체들은 오랜 시간 신뢰 관계를 쌓아온 퀄컴이나 미디어텍의 제품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LSI사업부가 엑시노스의 공급망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입지를 다져온 경쟁 업체들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에게 반등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탐스하드웨어에 등 IT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노트북과 스마트폰에 동시에 탑재가 가능한 '엑시노스 2200(가칭)'을 출시한다. 5나노미터(5LPE) 공정을 기반으로 한 엑시노스 2200은 기존 엑시노스 시리즈의 단점으로 지목되던 GPU를 보완하기 위해 AMD의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구글과 모바일AP를 공동 개발하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채플'이라는 코드명이 붙여진 구글의 첫 AP는 오는 10월 공개를 앞두고 있는 구글의 '픽셀6' 스마트폰에 탑재될 전망이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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