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경제관료에서 변신 '승승장구'···'신한라이프' 빅4 진입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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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경제관료에서 변신 '승승장구'···'신한라이프' 빅4 진입 과제는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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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대규 사장, 기획재정부·금융위 재직 및 보험개발원장 역임한 경제관료 출신
- 사업 추진력과 혁신적 성향 돋보이는 보험전문가라는 평가 우세
-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초대 수장으로 조직문화 통합을 통한 시너지 발휘 기대감↑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사진=신한생명]

 

오는 7월이면 생명보험업계 기존 구도에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현재 빅3체제를 빅4체제로 바꿔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이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법인인 '신한라이프'의 출범을 앞두고 보험업계가 관측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한 자산 규모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4위 수준이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2위권사를 단박에 뛰어넘었다.

신한금융 내 통합법인 신한라이프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주 내 생명보험사들의 수익성이 리딩금융 탈환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의 최초 수장으로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을 일찌감치 내정했다. 통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신한금융지주의 의지다.

일각에서는 내정자의 경영 리더십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만 가능한 결단이라는 평이다. 

성대규 사장은 신한금융지주에 합류한지 2년만에 가장 주목받는 CEO로 부담감과 기대감을 한 몸에 안고 오는 7월을 맞이하게 됐다.

 

◆그날

지난 2019년 신한생명 정기주총, 관료출신인 성대규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저금리 속 수익성 방어에 총력

성대규 사장은 지난 2019년 3월 신한생명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신한금융에 합류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성대규 사장의 대표이사 추천에 앞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시너지를 발휘할 보험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며 "그룹에 보험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대규 내정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신한금융지주의 보험사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대규 사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보험 관련 업무만 20년 이상 맡아왔다. 재정경제원 보험제도담당관실, 금융정책국 보험과,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등을 역임하며 경제관료 사이에 보험 전문가로 정평이 높았다.

국내 방카슈랑스 도입, 실손의료보험 본인부담금 신설 등이 성 사장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작업이다.

지난 2016년부터는 국내 유일의 보험요율 산출기관인 보험개발원장을 역임하면서 2년간 보험개발원의 위상도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요율 산정체계 구축,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 등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발빠른 대처 능력을 발휘했다. 오랜 경제관료 경험에서 나오는 보험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력과 함께 디지털기술 도입 등 혁신가적인 면도 겸비한 결과다.

하지만 금융정책을 입안하는 것과 달리 실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보험사 경영은 차이가 큰 만큼 성 사장의 보험사 수장으로서의 출발에 업계 관심이 쏠렸다.

저금리 등으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의 순익을 경험한 지난 2019년의 보험업계에 성 사장은 민간 보험사 첫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사옥[사진=각사 제공]

 

◆그후

임기 첫 해 부진 딛고 V자 반등 성공하며 통합법인 수장까지 예약...전문성과 혁신성 동시 발휘하며 신한금융지주 신뢰감↑

성대규 사장은 부임 첫 해 아쉬운 경영성적을 남겼다. 다만 보험업계가 지난 10년 내 가장 큰 불황을 겪은 만큼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 2019년 성대규 사장 첫 해 신한생명은 12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대비 5.5% 감소한 수치다. 신한금융지주의 또 다른 생보사 오렌지라이프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12.8% 줄었다.

지난 2019년 전체 생명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2.8% 감소하며 최근 10년 만에 최저 수준의 순익으로 보험업계 경영악화 위기감이 엄습했다. 지속되는 금리하락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증가 등으로 보험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결과다. 

힘들었던 2019년의 첫 해를 보냈지만 성 사장은 서두르지 않았다. 지속가능한보험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이에 생명보험사의 단기적 수익원으로 불리는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전략에 집중했다. 더불어 보험업계 주요 수익성 지표인 계약유지율은 높이고 손해율은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해왔다.

성 사장은 보장성보험 내에서도 종신보험 비중을 줄이고 건강보험 등 수익성과 신계약 가치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성 사장은 임기 첫 해 부진을 딛고 신한생명의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7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3.6% 급증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 역시 전년대비 각각 1.6%, 0.7% 개선된 수치를 나타냈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체질개선 결과 수입보험료는 소폭 감소했다.

성 사장은 미래 가치 제고를 위한 디지털전환과 헬스케어 시장 진입 등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에도 공을 들였다. 성 사장의 각오는 신한생명을 향후 헬스케어 시장의 리딩 컴퍼니로 육성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서비스업을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건강증진활동에 기여하고 활동정보 데이터 확보로 고객에게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하우핏' 베타버전 론칭[사진=신한생명]

아울러 업계최초로 선보인 수익공유형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HowFIT)'으로  비계약자를 포함한 일반인에게 AI 홈트레이닝 서비스 등 기존 보험사 건강관리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우핏'은 웨어러블 장비없이 모바일 만으로 AI가 동작을 인식해 사용자에게 운동코칭을 제공하는 특징을 갖췄다.

성 사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디지털플랫폼 강화와 비대면영업 확대를 강조했다. 그 결과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영업이 위축됐지만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사업체질이 변모했다는 평가다.

생보업계 최초로 오픈한 '원터치 스크래핑 서비스'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는 고객이 보험 업무를 보는 데 있어 행정기관에서 발급하는 필수 증빙서류를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자동제출하도록 해준다. 고객가치 극대화를 바탕으로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결과물이다.

성 사장은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월 신한생명은 베트남 점포에 대한 설립 인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7월 신청 이후 약 7개월 만에 인가를 받았다. 한국계 생명보험사가 베트남 법인 설립 인가를 취득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성 사장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노력이 성공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통합법인 '신한라이프'의 안정적 출범이 성대규 사장 앞에 기다리고 있다.

'건강나이 보험료 적용특약'으로 보험업계 '배타적 사용권' 획득[사진=신한생명]

 

◆그리고 앞으로

오는 7월 통합법인 출범 앞두고 기업문화 일체감 조성에 박차...'시너지' 창출로 리딩금융 도약 기대감↑ 

성대규 사장은 지난해 12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최초 수장으로 낙점 받았다. 지난 3월 임기 2년의 연임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는 신한금융지주의 높은 신뢰가 밑받침됐다는 평이다.

성 사장은 오는 7월 통합을 앞두고 이미 지난해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합병을 대비한 노력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마케팅과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을 교차로 선임하는 등 40여 명 규모의 인력 교류를 단행했다. 또한 상품판매와 영업관리를 위한 IT통합작업도 무리없이 이어가고 있다.

다만 향후 통합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각기 다른 임금 및 복지시스템 조율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조직안정화를 이뤄야 하는 최우선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조직 융합을 위한 물리적 결합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조직문화 일체감 형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이 중·장기적으로 대형사 진입을 위한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는 해석이다.
 
성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아닌 '신한라이프'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해 미래지향적 통합 작업을 이루겠다"며 "양사 간 소통을 통해 1+1이 2를 초과하는 결과를 창출하자"고 '시너지'에 방점을 뒀다.

성 사장은 올해초 통합 신한라이프의 창의롭고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통합 사옥인 신한L타워의 사무환경 혁신과 전일 자율 복장제를 시행했다. 경직된 사고의 틀을 벗고 양사간 교류를 위한 코로케이션(Co-location)을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전 직원이 참여한 '랜선장학퀴즈'를 개최해 감성통합을 위한 유대감 증진 기회도 가졌다. 통합을 앞두고 신한금융그룹 미션과 통합사의 비전 공유를 통해 한 회사(one firm)라는 가치체계 구축에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통합법인의 새로운 업무 방식을 습득하기 위한 '포텐 데이'를 실시하기도 했다. 

포텐은 신조어 '포텐(Potential, 잠재력) 터지다'에서 나온 용어로 양사가 보유한 역량과 잠재력을 아낌없이 발휘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또 고객과 사회, 임직원, 신한금융그룹 등 4(포, Four)가지 측면의 이해관계자 모두의 만족·행복을 위한 10(텐, Ten)가지 일하는 방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성 사장은 신한라이프가 출범하는 7월에는 두 자릿수 공채 1기 신입사원도 맞이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NewLife 임본부장 워크숍'의 성대규 사장[사진=신한생명]

 

특히 통합을 앞둔 올해 1분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호실적을 기록하며양사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신한생명은 전년대비 83.6% 급증한 728억원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오렌지라이프 또한 같은 기간 81% 늘어난 순익을 올렸다.

보험업계에서는 대등한 회사의 통합으로 다양한 당면 과제가 있겠지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가지고 있는 각사의 장점이 조화롭게 실현된다면 통합 신한라이프의 긍정적 시너지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생명은 텔레마케팅과 방카슈랑스에,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설계사 중심의 대면 채널이 주력 분야라 통합 시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 하반기 신한라이프 출범과 함께 생명보험업계 새로운 판도 변화와 동시에 금융지주사들의 리딩금융 경쟁을 향한 치열한 경쟁도 예고된다"고 덧붙였다.

관료 출신임에도 활발한 현장 소통과 강한 추진력으로 혁신성까지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는 성대규 사장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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