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 박철완, 금호석화 퇴사 후 ‘정중동’ 행보...지분 평가 차익 1600억 ‘최대 수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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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난’ 박철완, 금호석화 퇴사 후 ‘정중동’ 행보...지분 평가 차익 1600억 ‘최대 수혜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4.2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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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총에서 박찬구 회장에게 완패 후 회사에서 해임 당해...박철완 "폐쇄적 문화와 거버넌스 큰 개혁 필요"
- 박철완, 집에서 쉬면서도 대주주로서 역할 지속...내년 주총에서 경영권 분쟁 제2 라운드 불가피
- 경영권 분쟁 기간 이후에도 업황 개선으로 금호석유화학 주가 급등...박찬구 등도 지분평가익 1100억원

이른 바 ‘조카의 난’으로 관심을 끈 금호석유화학 최대주주 박철완 전 상무가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 기간 동안 1570억원의 주식 평가액이 증가해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철완 측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에서 퇴사한 후 집에서 쉬는 것 같다”며 “앞으로의 계획은 모른다”고 말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 3월 26일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감행했으나 표 대결에서 완패했다.

이후 박 상무는 퇴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정리하고 계속 출근했다. 그러자 금호석화는 지난 3월 말 박 상무에 대해 계약 해지에 따른 퇴임 발령을 내렸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당시 “박철완 상무는 해외고무영업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해 관련 규정에 의거해 위임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임원으로서 시간과 비용을 업무와 무관한 곳에 사용했고, 회사의 승인 없이 외부 사외이사를 겸직했다는 것.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좌), 박철완 전 상무

이에 박철완 측은 입장문을 통해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제안한 내용들을 사측이 ‘부적절한 방식’이라고 단정짓고 사전에 어떠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 처리했다”며 “폐쇄적인 문화와 거버넌스에 큰 개혁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닌데 사측이 경영권 분쟁으로 호도하며 퇴임시켜 유감”이라며 “회사가 주총에서 그룹 문화를 혁신하겠다고 한 약속은 단순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22일 재계 관계자는 “박철완 전 상무는 대주주로서 금호석화의 기업가치 제고 등 주요 이슈에 지속적인 혁신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주총을 목표로 지분 확보 등 제2 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막내 아들이자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 주주로서, 올해 초 박찬구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박철완 전 상무는 주총 이후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하는 회사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철완 전 상무는 본인과 모친 김형일 씨와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등 가족 명의로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 회사 밖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장기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한편, 박철완 전 상무는 주총에서 완패했지만 실질적으로 지분가치 평가차익으로 보면 최대 수혜자라는 증권가의 분석이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후 오너가(家) 지분가치가 불과 두 달 새 23% 가량 급증했다.

특히 박철완 전 상무는 경영권 분쟁 동안 1600억원 이상의 시세 평가차익을 봤다. 오너 일가 가운데 가장 많다. 박 전 상무의 지분은 10.03%다.

박찬구 회장과 아들 박준경 전무의 지분가치는 각각 1100억원 가량 상승했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급등에다가 금호석유화학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나타내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탄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종가 기준 27만9500원이다.

경영권 분쟁 순기능...박찬구 회장, 중장기 성장 전략 이행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가운데), 온용현 금호미쓰이화학 사장(오른쪽), 이시모리 히로타카 금호미쓰이화학 부사장이 21일 여수 MDI 공장 20만 톤 증설 투자를 확정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주총에서 박찬구 회장이 압승한 이후에도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박 전 상무가 해임 이후에도 임시총회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물러나지 않겠다는 선언했기 때문이다.

박철완 전 상무는 주총 이후 입장문에서 “이사회 진입이 아쉽게 좌절됐다”면서도 “필요하다면 임시총회를 소집하겠다. 다음 주주총회에는 더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전했다.

한편으로 경영권 분쟁의 순기능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주총에서 밝힌 중장기 성장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 이달 초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여수 MDI(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 공장 증설 등을 위한 투자를 단행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총을 통해 회사가 기업가치 개선과 주주환원, 거버넌스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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