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세계, 야구장 발 유통 쌍두마차의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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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신세계, 야구장 발 유통 쌍두마차의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4.06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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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활용한 유통 마케팅... 이마트· 롯데마트 매출 동반 상승
온라인 확장·빠른배송,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 곳곳에서 국지전
(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오른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오른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

유통업계 쌍두마차인 롯데와 신세계가 야구단을 활용한 유통 마케팅에 이어 온라인 사업 확장, 빠른배송,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등으로 전면전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가 확실한 경쟁구도를 구축하면서 매출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유통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것을 예고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에서 야구단과 신세계 그룹의 유통 콘텐츠를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하며 롯데를 겨냥해 "그들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와 롯데는 최근 유통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이마트는 SSG 랜더스 창단과 경쟁사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을 기념해 '랜더스데이'라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었다. 

6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랜더스데이 기간동안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그로서리 중심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지난 2~4일 전품목 40% 행사를 실시한 한우는 전년 동기대비 133.3% 신장했으며, 이에 따라 랜더스데이 4일간 축산 전체 매출은 41.6% 상승했다. 이외 계란(108.3%), 과일(20.6%), 채소(41%), 와인(144.4%), 과자(22%), TV(68.8%) 등도 매출이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랜더스데이를 통해 스포츠와 유통의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야구단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세계그룹의 통합온라인몰인 SSG닷컴은 랜더스 위크를 진행해 오는 11일까지 대규모 할인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쇼핑의 롯데마트는 창립 23주년과 동시에 이마트와의 개막전을 기념해 4월 한 달간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의 지난 2∼4일 할인 행사에 들어갔던 와인(104.8%), 계란(101.4%) 등의 매출은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롯데쇼핑의 통합몰인 롯데온도 지난 2~4일 프로야구 개막을 기념해 ‘롯데 자이언츠 승리 기원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양사 모두 할인전 경쟁을 통해 이득을 본 셈이다. 다만 지난 4일 롯데(자이언츠)와 신세계(랜더스)가 겨룬 야구 개막전에서는 SSG 랜더스가 5대 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마트는 오는 8일 이마트앱을 개편하면서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이마트앱 전용 쇼핑 포인트 ‘e머니'를 론칭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도 신세계, 이마트, SSG닷컴 등 사용금액에 따라 연동된 통합 포인트와 SSG페이와 연계한 SSG머니가 있다. 이와 더불어 이마트앱에서만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통해 고객 혜택을 늘리겠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롯데쇼핑 역시 7개 계열사 포인트 제도인 엘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 경쟁력 키우기...SSG닷컴-W컨셉 인수, 롯데-중고나라?

온라인 사업 확대 경쟁도 한창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해 본입찰에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난해 거래액 기준 네이버와 쿠팡의 뒤를 잇는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선 신세계는 지분 교환으로 네이버와 동맹을 맺었다. 이어 SSG닷컴은 오픈마켓을 열고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SSG닷컴은 지난 1일 온라인 편집숍 W컨셉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W컨셉은 지난 2008년 10월 설립된 회원수 500만에 육박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여성 패션 편집숍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번 W컨셉 인수는 2030세대가 선호하는 독창적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패션 라인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백화점 중심의 고급 명품 브랜드 외에도 독보적 패션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시장 내 지위를 높이고 고객과 판매자 모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300억원을 들여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에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인수에 나섰다는 해석과 향후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예측이 이어졌다. 하지만 롯데쇼핑 측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일 뿐 사업 향방까지 논하기에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고나라에 재무적 투자자로 지분 인수에 참여했을 뿐, 이를 활용한 방안이나 관련 계획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7개 계열사 통합몰인 롯데온 개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사업 부진으로 공석이 된 롯데온 대표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내정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26일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내부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운영했던 롯데온과 다른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매장 활용한 온라인 빠른 배송 경쟁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 등 상품을 온라인 주문하고 전국 7400여개 매장에서 찾아가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는 지난달 18일 롯데액셀러레이터, 피엘지(PLZ)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롯데e커머스는 마이크로 물류 서비스 플랫폼 스타트업인 피엘지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 운영 및 확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개발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e커머스는 피엘지와 지난해 8월 초소량 즉시 배송 서비스인 ‘롯데온 한 시간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반면 신세계의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네오' 라는 물류센터 3개와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PP센터를 통해 새벽배송 등에 나서고 있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지하 1층에 온라인 주문 상품 픽업 전용 공간인 ‘익스프레쓱’을 마련했다. 이에 이어 동맹을 맺은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지분 교환으로 손을 잡은 만큼 배송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승자의 저주라는 예측도

현재 롯데와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2005년부터 16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롯데나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시 쿠팡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를 차지하더라도 '승자의 저주(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과도한 비용을 치뤄 후유증을 겪는 상황)'에 걸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적정 인수가를 3조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베이코리아의 희망 매각가는 5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차이나는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전통적 유통업의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이커머스 강자로 급부상한 쿠팡을 견제하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고의로 양강 경쟁구도를 강조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롯데가 전통유통기업으로서 지난해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세가 더욱 극대화되면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양사의 위기가 고조된 상황"이라며 "이커머스 기업 경쟁력에 밀리지 않기 위해 야구단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하거나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등 어쩔 수 없는 경쟁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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