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쏠림현상' 심해진 자동차보험···올해 보험료 인상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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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쏠림현상' 심해진 자동차보험···올해 보험료 인상은 '글쎄'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4.02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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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자동차보험 영업손익 1조2천억원 가량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자 지속...정비수가 인상 여부도 관건
- 대형4개사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육박...비대면채널 비중 지속적 증가
- 금융당국, 보험료 인상없는 제도개선 주력 방침...경상환자 제도개선, 부품비 등 원가지수 공표
아찔한 교통사고 장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차량운행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youtube 캡처]

 

지난해 자동차보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올해 추가 보험료 인상에는 금융당국과 보험사 간 다소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차량 운행 감소가 손해율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올해 보험료 인상 요인은 크지 않다고 본 반면, 보험사들은 차량정비업체의 정비수가 인상요구 등 원가상승이 현실화 될 경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2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3년만에 정비업체와 정비수가 산정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의 원가상승 압박이 크다"고 말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영위하는 12개 손해보험사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379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보다 1조 2646억원 개선된 수치다. 지난 2019년에는 1조 6445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02.2%로 코로나19에 따른 사고율 감소 영향으로 전년 110.7% 대비 8.5%p 하락했다. 합산비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과 설계사 수당, 점포 운영비 등 상품 판매·관리에 사용하는 사업비를 반영해 산출한다. 100%를 넘지 않아야 이익이 나는 개념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는 19조6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3.4% 수준의 보험료 인상과 자동차보험 가입대수 증가 등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자료=금융감독원]

 

하지만 보험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실적 개선은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향후 코로나19 진정시 자동차운행량이 다시 증가하면 손해율이 다시 높아질 수 있고, 특히 인당 보험금 지급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자동차 사고에 따른 경상환자 수는 159만명으로 전년도 171만명 보다 6.8% 감소했으나, 인당 지급 보험금은 전년 163만원에서 오히려 12.1% 증가한 183만원으로 집계됐다. 중상환자의 인당 보험금도 전년도 1388만원에서 1424만원으로 2.6%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9년 6983억원이던 한방의료비는 지난해 26.7% 대폭 증가한 8849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정비업체의 정비수가 인상요구도 보험료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미 자동차정비업계는 인건비·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정비수가 8.2% 인상 건의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보험원가 상승 요인인 정비수가 인상은 고객에게 지급하는 대물보험금 증가로 이어져 보험사 자동차보험 손실이 커지게  되는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진 배경에는 차량운행 감소와 차량 도장비, 정비공임 등 정비 관련 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며 "정비수가 인상이 현실화 될 경우 하반기에는 보험료 인상요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반면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요인이 없도록 보험금 누수방지 등을 위한 제도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실의 주범으로 일컬어지는 경상환자 제도개선을 위해 경상환자 치료비 보상방식 조정, 경상환자 진단서 추가 제출 의무 부여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이 큰 부품비 등 원가요소를 선별해 객관적인 통계자료 활용으로 원가지수를 산출·공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대형4개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로의 쏠림현상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79.1%였던 4개사 점유율은 지난해 84.7%까지 증가했다. 

또한 모바일 이용 확산 등에 따라 보험료가 저렴한 인터넷 채널 가입이 증가하는 등 비대면 채널의 자동차보험 판매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34.1%였던 비대면 채널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지난해 43.3%로 높아졌다. 

보험업계에서는 모집조직이나 전산인프라 등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도 높은 대형사 중심으로의 시장 양극화는 앞으로도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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