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하이닉스 대표이사 겸직하는 박정호 부회장...최태원의 '무한 신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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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SK하이닉스 대표이사 겸직하는 박정호 부회장...최태원의 '무한 신임' 비결은?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4.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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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과 오랜 인연...2015년 지배구조 개편 완성으로 깊은 신임
4월 경부터 SK텔레콤·SK하이닉스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돌입

이른바 '박정호 부회장 전성시대'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SK그룹의 최대 핵심 회사들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최태원 부회장의 '무한 신임'이 배경에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왔다"라며 "정직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박 부회장의 스타일이 최 회장의 깊은 신뢰를 샀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열고 박정호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전격 선임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2017년 1월부터 SK텔레콤 대표를 맡아왔으며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는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 각자 대표체제로 바뀌었다. 박 부회장은 기업문화 부문을 맡으면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큰 그림의 전략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데 주력하고, 이 사장은 기술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발, 투자와 운영 등을 책임지게 된다.

박 부회장은 이번에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SK그룹에서 최대 핵심 회사들로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세 곳이 꼽힌다. 박 부회장이 이 중 두개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 것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대표), SK텔레콤 대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대표), SK텔레콤 대표

최태원 회장과 오랜 인연...2015년 지배구조 개편 완성으로 깊은 신임

박정호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인연은 오래됐다. 2001~2004년 비서실장을 맡았는데 2004년부터 소버린자산운용과 최태원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였을 때 최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비서실장 시절 최 회장의 '참모'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정적으로 신뢰를 쌓게된 것은 2015년 통합 SK 출범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한 일이 꼽힌다. 2015년 8월 SK와 SKC&C가 합병해 통합 지주회사인 SK가 출범했다. 

박 부회장은 당시 SKC&C 대표로서 조대식 SK 대표와 함께 합병 과정을 이끌었다. SK그룹이 통합 SK 출범으로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완성하는데 박 부회장은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합병 전 최 회장은 당시 지주사였던 SK 지분은 0.02%만 보유했지만 SKC&C의 지분 32.9%를 소유하고 있었다.  SKC&C가 SK 지분 31.8%를 보유해 최 회장이 SKC&C를 통해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하는 구조였다.

통합 SK가 출범하면서 최 회장이 지주회사의 최대주주에 올라 지배구조가 단순화됐다. 이로써 최 회장의 그룹 전체 지배력도 높아졌다.

또 합병 전 SKC&C는 그룹 내부거래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는데 총수인 최 회장 SKC&C 지분율이 30%를 넘었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합병 뒤 최 회장의 지분이 23%대로 떨어지면서 규제대상에서 벗어났다. 

지난 2019년 5월 최태원 SK회장(가운데)이 서울 을지로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및 임직원들과 AI·5G 미래상에 대해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 최태원 SK회장(가운데)이 서울 을지로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및 임직원들과 AI·5G 미래상에 대해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

이 일로 박 부회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로써의 역량을 인정받으며 최태원 회장의 깊은 신임을 받게 된다. 박정호 부회장은 2016년 그룹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2017년 1월부터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당시 최 회장은 박정호 부회장에게 "멋진 회사로 한번 만들어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점도 박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게 했다. SK그룹이 추진했던 신세기통신, 하이닉스 등 인수합병을 주도적으로 추진했고, 지난해 연말 대형 이슈였던 인텔 낸드 부문의 인수 역시 박 부회장이 깊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월 경부터 SK텔레콤·SK하이닉스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돌입...박정호 겸직 배경

박정호 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의 전문가이고, 앞으로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해야하는 상황이란 점도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동시 대표이사로 선정된 이유로 분석된다.

SK그룹은 오는 4월 중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 자회사 형태다. 통신업종인 SK텔레콤의 자회사로 두기에는 SK하이닉스의 규모가 너무 커졌다. 

통신, 방송사업이 주력인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을 하나의 그룹으로 두고, 다른 그룹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 중심의 자회사를 편입시키는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25일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했고 올해 반드시 실행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시키기 위해 박 부회장을 두 회사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회사들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이기 때문에 이를 힘을 갖고 추진하기 위해 박정호 부회장을 두 회사 대표이사 겸직을 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박 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의 전문가인데다 대한상공회의소장으로 올라 여유가 없어진 최 회장이 관련 작업을 박 부회장에게 믿고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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