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中 민족주의에 커지는 美-中 긴장감...美中갈등에 볼모로 잡힌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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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中 민족주의에 커지는 美-中 긴장감...美中갈등에 볼모로 잡힌 한국 경제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3.29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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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9일, 중국 인민일보의 웨이보에 두 개의 사진이 올라왔다: 1901년 신축조약의 사진과 2021년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 사진이다.

인민일보 웨이보에 올라온 사진 [출처=인민일보 웨이보(https://weibo.com/rmrb)]
인민일보 웨이보에 올라온 사진 [출처=인민일보 웨이보(https://weibo.com/rmrb)]

신축조약이란 청나라가 의화단 사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 열강과 체결한 불평등 조약이다. 1900년, 의화단은 외국인 배척을 주장하며 수천 명을 학살하였고 국제 응징군에 의하여 진압됐다. 청나라는 8개국에게 은 4억 5천만냥을 배상했다.

이 사건은 많은 중국인들에게 굴욕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따라서 두 개의 사진을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은 중국국민주의를 고취하고 중국이 미국과 같은 위치로 올라섰음을 시사하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미중 갈등은 이제 현실적으로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됐다. 우리나라는 물론이다. 또 앞으로도 세계 톱 1,2간의 관계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 경제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내 경제를 기준으로 핵폭탄급으로 영향을 미친 단일 사안은 미중 관계, 미북 관계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공무원 테슬라 차량 금지하자...머스크 "중국은 위대한 나라"라며 바로 고개 숙여

지난 19일,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군인과 공무원, 핵심 국영기업 직원들의 테슬라 차량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테슬라 차량을 통해 취합된 정보가 국가 안보에 중요한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사용을 금지한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서 “테슬라 차량이 중국을 비롯해 어디서든 스파이 활동에 쓰였다면 우리는 문을 닫을 것”이라 말했다. 머스크는 이에 그치지 않고 23일 중국 관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고,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크게 번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낯뜨거운 이러한 아부성 멘트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테슬라 매출의 4분의 1이상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말은 중국정부 공무원들에게만 테슬라차량 금지라곤 하지만 사실상 모든 기업들이 공산당의 눈치를 볼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시장을 잃는 것과 다름없는 강력한 조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테슬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머스크의 발언이 테슬라 차량 사용 금지에 대한 보도가 나온 후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했고, 관계자들 역시 중국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발언이라 추측했다.

테슬라가 일약 세계 1위의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한 것에는 중국 시장의 공이 컸다. 작년 테슬라 매출의 25%를 소화한 것은 중국 시장이었다. 또한 2018년에 중국이 전기차 산업에 한해 외국 자본이 100% 지분율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했을 때 가장 먼저 혜택을 본 것은 테슬라였다.

美中 갈등 상황이 장기화된다면...미국도 만만찮은 타격 불가피 

미국은 이러한 위험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완전한 디커플링이 현실화하였을 때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양국의 상호 견제가 이어질 시에는 미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의 하락은 미국 내 대다수의 기업에게 영향을 끼치므로 일자리의 감소와 경제 위축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악화될 때 타격을 입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도 만만찮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대표기업이 화웨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 최대 규모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이 미국의 반도체 기술을 이용할 수 없도록 제재했고 화웨이는 결국 스마트폰, 5G 핵심 장비 시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몰렸다.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도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확산되면서 피해를 본 대표기업중 하나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 5G 통신장비사업,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철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된다면, 우리나라의 생존전략은?

우리나라의 경제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다. 장점은 예를들어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되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올라가는 수혜를 누렸다. 또 파운드리의 경우 중국 경쟁사가 사실상 미국산 기술을 쓰지 못하게되면서 삼성전자, DB하이텍등 한국업체를 바이어들이 찾는 경우가 많았던 게 대표적이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TSMC도 미중관계가 평행선을 달리자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만기업인 TSMC가 중국 반도체산업을 일으켜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위한 고육책이었다. 

단점은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의 2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의 하이테크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중간재를 납품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중관계 악화가 한미관계 악화로 번질 경우 국내 경제가 받는 영향을 예측불허의 수준으로 확산될 수 있다. 미국이 한국을 동맹국 지위에서 믿을 수 없는 親中 국가로 분류할 경우 지금 중국이 당하고 있는 불이익이 남의 얘기가 아닐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

지난 2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급 구조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되는 중요 품목의 공급망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여기에 포함된 품목은 반도체 칩, 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이었다. 이 중 반도체 칩과 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항목이다.

반도체칩, 배터리, 의약품 등을 전략물자로 분류한 상황에서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결론은 자급자족 체재를 구축하거나 다른 믿을 수 있는 나라에게 생산을 맡기는 방식을 미국은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정치적, 역사적 입지를 종합적으로 봤을때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지나치게 악화되거나 해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지만 정부가 안그래도 친중 친북한 정권으로 의심받는 상황은 확실하며 이는 국내 경제에 악재라고 볼 수 있다. 한미 동맹관계를 굳건히 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외줄타기 하듯 좋게 유지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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