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에 울려퍼진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에버기븐호 물에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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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에 울려퍼진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에버기븐호 물에 떠올라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3.29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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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신은 위대하다)

수에즈운하 좌초선박 '에버기븐호'의 부양작업이 성공하자 운하에 집결해있던 군중들 사이에서는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함성이 일제히 울려펴졌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집트 당국 관계자를 인용, 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에버기븐호의 부양 작업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당국은 전날 만조를 이용해 에버기븐을 띄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으나 아쉽게도 예인 작업에 실패했다. 하지만 29일 다시 부양 작업을 시도했고 운하를 가로막고 있던 에버기븐의 선체가 운하의 양쪽 제방과 평행하게 위치했다고 전했다. 

앞서 세계 최대 규모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세계 해양 네트워크 책임자인 젠슨은 “지난 며칠간 가용 인력이 모두 예인 작업에 투입되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많은 관계자들이 “28~29일의 만조를 놓친다면 앞으로 수 주가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만큼 부양작업 성공은 운항재개에 분명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양작업은 예인선이 에버기븐호를 들어올리면 준설선이 배 아래의 모래와 진흙을 빨아들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예인에 앞서 사고 선박의 뱃머리가 파묻혀있던 제방의 모래와 흙을 약 2만7000㎥ 퍼내고 18m 깊이로 굴착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수에즈 운하에 좌초되어 있던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부양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났다.ⓒSuez Canal Authority
수에즈 운하에 좌초되어 있던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부양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났다.ⓒSuez Canal Authority

운행은 언제부터?..."지금부터 운행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해야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부터 선박 운송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구난 작전에 참여한 익명의 관계자는 “현재 선박에 갇힌 가축들의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축을 싣고 있는 선박에 우선권을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좌초사건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던 유조선에 탑승한 안젤리노 크루즈는 “오늘부터 운행이 재개될 것이란 이야기가 라디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배가 부양하며 움직이기 시작하자 근로자들이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를 환호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에버기븐호는 곧 홍해로 이동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좌초사고가 수습 단계로 접어들면서 이집트 당국은 본격적으로 원인 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00m 규모의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Suez Canal Authority
400m 규모의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Suez Canal Authority

밝혀지지 않은 사고 원인, 정말로 강풍 때문일까?

수에즈 운하 관리청(SCA)의 발표에 따르면 모래폭풍을 동반한 강풍으로 인해 에버기븐의 선체가 한쪽으로 밀린 것이 주요인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당국은 '안벽효과'(Bank Effect)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발표했다.

안벽효과란 선박이 부두에 접근하거나 한쪽 현이 안벽에 가까워질 때나 선박이 협수로를 통과하거나 수로 중심로에서 벗어나 수로벽에 가까이 갈 때, 또는 대형 선박이 소형 선박을 추월할 때 선미가 안벽 쪽으로 가까워지는 힘을 받아 조종성능, 즉 선회기능을 잃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조사관들은 선박의 기술적 고장이나 에버기븐호 운항 관계자들의 실수를 배제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에버기븐호는 2년 전 독일에서 심각한 해양 사고를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에버기븐호는 소형 여객선과 충돌했으나 수사 결과 에버기븐호의 책임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두 사고의 연관성은 없으나 이 정도 규모의 선박이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두 번이나 사고를 겪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한 고비 넘어 또 한 고비"...천문학적인 보험공방 예상돼

에버기븐 좌초사고가 남긴 여파는 작지 않다. 글로벌 해상교역의 핵심 통로인 수에즈운하가 폐쇄되고 사고 처리가 지연되는 바람에 사고처리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온 선박의 숫자가 369척으로 늘었다. 또한 일부 선사는 노선 거리가 늘고 비용이 증가함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배를 돌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천문학적인 금액의 보험 공방이 전세계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버기븐호를 비롯해 운항이 중단되거나 연기된 선박에 실린 화물 소유주들은 손실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고로 인한 피해와 관련한 보상금의 액수가 수억 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버기븐의 소유주인 일본 쇼에이 키센과 그 운영사인 대만의 에버그린사를 비롯해 사고의 이해당사자 간 책임 전가도 예상된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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