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m 한 척의 콘테이너선에 가로막힌 세계 경제... 경제피해, 얼마나 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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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 한 척의 콘테이너선에 가로막힌 세계 경제... 경제피해, 얼마나 커질까?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3.26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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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300미터짜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간의 해상교역 주요 통로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좌초된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에 의해 막히면서 국제 공급망의 핵심인 해양 물류가 큰 타격을 입었다. 

국제유가 역시 영향을 받았다. 수에즈 운하는 유럽에서 정제된 석유제품과 북아프리카와 흑해의 원유를 수송하는 주요 통로이며, 글로벌 원유 물동량의 10%가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통된다. 

이집트 당국은 컨테이너선을 예인하기 위해 수에즈 운하를 폐쇄하였으며 200척 이상의 선박이 운행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일일 최대 106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운하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세계적인 공급망이 이미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에도 이번 수에즈 사고가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에즈 운하 좌초사건이 초래할 경제피해 규모에 대한 의견 분분

한때 폭등했던 유가는 수에즈 소식이 원유 공급 불안감을 부추기며 다시 급락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IT 선물은 전장보다 2.62달러(4.3%) 내린 배럴당 58.56달러로 마감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46달러(3.8%) 내린 배럴당 61.95달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원유 수요의 정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겨도 실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운행 재개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이며 세계 경제에 지속적인 타격이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현재 컨테이너선의 예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풍랑과 선박의 규모, 100%에 가까운 적재량으로 인한 선박의 무게 등 많은 장애물이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해운 전문가들은 수로를 통한 운송 재개에는 최소 수주이상이 걸릴 것이라 말했으며, 운하의 수위가 높아지는 28일~29일에 작업을 완료할 수 없으면 수 주 가량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집트 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수에즈 운하는 지난해 56억 1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이집트의 주요 자금원이기 때문이다.

예인 작업 중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예인 작업 중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사진=수에즈운하관리청]

현실화된 글로벌 물류대란..."안 그래도 코로나19 때문에 골치 아픈데..."

25일(현지시간) 미국 CBNC방송은 로이드 분석을 인용해 이번 사고로 인해 시간당 약 4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일 평균 물동량으로 계산한 금액이며,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손해 금액은 천정부지로 상승할 것이다.

세계 주요 해운회사들은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경유하는 노선을 이용하면 운행 거리는 약 9650km가 늘어나며 약 45만 달러의 비용이 증가한다. 운행 기간 역시 1주에서 2주 가까이 늘어난다.

싱가포르의 선박 중개업체 브레마에 따르면 중동에서 아시아로 항해하기 위한 유조선을 대여하는 비용은 지난 3일간 47%나 상승했다.

수에즈 운하 당국은 선박 우회를 위해 오래된 통로를 다시 열었으나 작은 규모의 선박만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라 우회로 이용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류 운송이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악재가 겹쳐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일 장기화될 경우, 경제 정상화에도 영향이 갈 것이라고 예상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에버기븐을 소유한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대변인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선체가 항로를 이탈하며 바닥과 충돌해 좌초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미국의 해양 자문회사인 마리타임 엑스퍼트 그룹의 회장 타일러스키는 “강풍이 부는 상황에서 이런 선박을 조종하는 것은 재앙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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