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車반도체 품귀로 생산중단 현실화..."車반도체 기업과 협상 강화 및 대체 반도체 수배"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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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車반도체 품귀로 생산중단 현실화..."車반도체 기업과 협상 강화 및 대체 반도체 수배" 전력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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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4월 생산차질 발생 전망...현대차 "일부 차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 있다"
미국 한파로 NXP·인피니언, 일본 화재로 르네사스, 대만 가뭄으로 TSMC까지 공장 가동 차질
현대차·기아, 연초부터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물량 협상나서...재고소진 부품에 범용 반도체 투입

현대차·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로 '4월 위기설'이 돌고 있다. 재고로 버텨왔지만 다음달 생산 중단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급 상황에 따라 생산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위기감이 가중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다음달부터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기아는 그간 타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 여파로 생산중단 및 감산을 결정했을 때도 정상적으로 차량을 생산해왔다. 지난해 반도체를 여유있는 수준으로 비축해놓은 덕분이다. 

GM 미주리주 공장은 반도체 부족으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가동을 일부 중단한다. 토요타, 아우디, 혼다 등도 이번 사태로 일부 공장의 생산중단 결정을 내렸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현대차그룹도 4월부터 생산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현대차가 4월부터는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 역시 "선제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했다고 알려진 현대차그룹도 부품 수급 이슈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녹색경제신문]
현대차,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녹색경제신문]

생산차질 우려가 가중되는 이유는 반도체 공급에 각종 악재가 연달아 터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자동차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급 불일치로 공급 부족이 나타난 데 이어, 최근 미국 한파와 단전조치로 인해 NXP, 인피니언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량이 감소했다. 

차 반도체 세계 3위 공급업체인 일본 르네사스도 화재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회사 측은 생산 재개에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밝혔지만, 업계에선 공급 정상화까지 최소 2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관측한다. 

여기에 대만을 덮친 최악의 가뭄으로 TSMC마저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TSMC는 세계 MCU(마이크로 콘트롤 유닛) 제조의 70%를 담당하고 있다. MCU는 여러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로, 자동차 생산에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물량 협상나서...재고소진 부품에 범용 반도체 투입

자연재해 등 예측불허의 악재가 터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문제가 불거진 올해 초부터 1차 협력사에만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반도체 제조 업체들과 물량확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간 부품을 1차 협력사인 현대모비스와 콘티넨탈, 보쉬, 덴소 등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부족 사태가 악화되면서 반도체 구하기에 직접 나선 것이다.

아울러 매주 단위로 재고를 점검하며 수급 상황에 맞춰 생산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6일 녹색경제신문에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보유한 차량 모델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면서 "범용성 반도체는 재고가 거의 소진된 차량 부품에 우선 투입해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TSMC가 증산에 들어간 55㎚ 수준의 반도체는 일반 가전에도 많이 쓰이는 범용으로 차량용으로 사용해도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총력 대응에도 생산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 세계가 반도체 확보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공급 정상화까지는 6개월가량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권순우 연구원은 "공급차질이 지속될 경우 제조사의 신차 출시 지연과 제한적인 옵션 채택 등으로 소비자들의 차량 선택지도 좁아지면서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 감소는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수출 주력상품인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단기, 중단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만 정부에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 데 이어, 반도체 수입신고 절차를 최소화하는 24시간 통관 지원체계를 운영하는 등 계약된 물량이 빠르게 수입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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