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지각변동] '신세계-네이버' vs '롯데-중고나라' 온라인서 정면 대결...이베이코리아 향방 최대변수
상태바
[유통 지각변동] '신세계-네이버' vs '롯데-중고나라' 온라인서 정면 대결...이베이코리아 향방 최대변수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3.25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계, 네이버와 동맹...이베이코리아 인수 본입찰 참여 고민 중
롯데쇼핑, 중고나라 인수...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적극 참여 예상
이베이코리아 지난해 거래액 20조원...인수 시 이커머스 주도권 확장
오픈마켓 확보 통해 품목 다양화...매출 상승으로 이어져
(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오른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손잡고 온라인 사업 강화를 선포한 데 맞서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은 온라인 중고거래업체 중고나라 인수에 나섰다. 신세계·롯데 모두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바 있어, 이베이코리아의 향방이 이커머스 지각변동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쇼핑은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기로 했다. 전체 거래 금액은 1150억원, 그 중 롯데쇼핑 투자금은 200억원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전략적 투자자(SI)로서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갖는다. 중고나라를 인수한 것과 다름 없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현재 롯데온과 중고나라의 구체적인 시너지 방안은 논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유진-코리아오메가 측과 논의를 했을 뿐 롯데 측의 지분 투자 참여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 했었다"며 "물론 인수는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롯데쇼핑과 직접적인 연락이나 사전합의 등을 진행한 적이 없어 구체적인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중고나라를 품고 중고거래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중고나라의 거래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5조원을 기록, 2019년 대비 43% 증가했다. 지난 한 해 신규 회원은 100만명가량 증가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4월 7개 계열사 통합쇼핑몰인 '롯데온'을 출범했다. 3조원을 투입해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는 등 온라인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실제 지난해 롯데온의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0%가량 늘어난 것에 비하면 낮은 성적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16조1843억원, 영업이익은 3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19%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롯데온의 수장이었던 조영제 사업부 대표가 경질성 사퇴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부회장)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투자설명서(IM)을 수령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마트, 네이버와의 동맹에 이어 SSG닷컴 오픈마켓 론칭·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고려 중

경쟁사인 이마트는 롯데쇼핑보다는 실적이 나은 상황이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2조330억원, 영업이익은 2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 57% 증가했다. 다만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인 SSG닷컴의 거래액은 4조원가량으로 규모 자체는 작은 편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본입찰 참여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신세계는 네이버와 지분교환으로 동맹을 맺었다. 이를 통해 신세계의 오프라인 물류 강점과 네이버의 플랫폼·AI 기술 등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대규모 오픈마켓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28조원), 쿠팡(22조원)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15년 연속 유일하게 흑자를 낸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를 어느 기업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이커머스시장을 재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SSG닷컴은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를 위한 ‘쓱(SSG) 파트너스(판매자 센터)’를 24일 오픈했다. [사진=SSG닷컴]

또한 SSG닷컴은 그간 고심해왔던 오픈마켓을 다음 달 20일부터 시범 운영한다. 입점 절차를 간소화해 다수의 판매자를 끌어들이고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식품과 생필품 일부를 비롯해 명품·패션 브랜드 일부 카테고리 등은 오픈마켓 서비스 도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식품은 상품 신선도와 시간대 배송 지정의 장점을 유지하고, 고가 명품의 경우 가품 이슈 등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론칭하며 오픈마켓을 구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이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판매자가 입점할 수 있는 만큼 취급 품목도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취급 상품 종류가 많다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수요에 맞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희망가는 5억원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서 매각가가 얼마에 결정될 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양사 모두 이베이코리아를 단독으로 인수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9132억원, 이마트는 1조1133억원이다.

한편 지난 16일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는 신세계, 롯데, MBK파트너스, SK텔레콤 등이 참여한 바 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