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증취재] '뿔난 소비자들'...한국은 지금 집단소송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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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증취재] '뿔난 소비자들'...한국은 지금 집단소송 中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1.03.22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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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부당한 처사에 반발하는 소비자 집단행동 펼쳐
높아진 시민의식과 연결돼...사회 자정작용 이끌어낼까

한국 사회 전반에서 부조리함에 분노한 소비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골칫덩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시민의식이 높아지며 벌어지는 건강한 현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기업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하는 소비자들의 집단적 움직임이 사회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소비자들이 기업의 갑질에 참지 않고 집단행동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먼저 게임업계의 유저들이 가장 활발한 집단행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M'의 문양 시스템을 통해 유저들에게 반발을 샀는데, 이것이 공론화되며 유저들 사이에서 트럭시위와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도 넥슨 등 많은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집단행동은 결국 게임사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유저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가능 구역이 한참 부족하다는 불만 또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으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소송 대상에 이통사뿐만 아니라 5G망 투자를 유예해준 정부도 포함시켰다.  

과학기술통신부의 '5G 기지국 현황(2020년 8월 말 기준)'을 살펴보면 5G 기지국 구축률은 4세대 이동통신(LTE)와 비교해 평균 13.5%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통신사들은 5G 망 등 무선망 투자를 전년 대비 20~30% 줄이기도 했다. 

통신요금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이통사들이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각종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는 데 반해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에는 미진한 상황인 것이다.

때문에 현재 1000여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원고 측이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정부가 최근 공개한 공동주택 공시지가 상승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한 세종시 주민들이 집단으로 이의신청에 나서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종시 등에 따르면 세종시 보람동 호려울마을 7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공시가 이의신청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이미 이 아파트 548가구 가운데 절반인 273가구 주민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세종지역 4~5곳의 아파트 주민들도 공시가격 이의신청을 위한 서명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아파트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이유는 공시 가격 폭등으로 인해 재산세가 크게 오른 것 때문이다. 특히 보유 주택 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면 연소득 1000만원 이상인 사람은 의료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기 때문에 반발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 아파트 거주민 A 씨는 "물가 상승으로 소득은 줄어드는데 집값만 올라 재산세를 부담하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기업·정부에 반발하는 국민들의 조직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집단행동을 기업과 정부가 무시하기 힘든 만큼, 사회의 자정작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들의 집단행동이 우리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지를 놓고 관심이 모인다. 

[한국경제TV 영상뉴스 캡처]
[한국경제TV 영상뉴스 캡처]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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