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미래에셋생명 하만덕·변재상 투톱체제 2년, 이젠 각자 갈 길 간다···전문성으로 경쟁력 강화 기대감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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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미래에셋생명 하만덕·변재상 투톱체제 2년, 이젠 각자 갈 길 간다···전문성으로 경쟁력 강화 기대감 UP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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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3월 변재상 대표, 증권에서 미래에셋생명으로 복귀하며 기존 각자 대표이사 체제 유지
- '영업의 하만덕과 관리의 변재상' 통해 부문별 전문성 강화 및 책임경영 구축
- 하만덕 부회장, 올해 판매자회사 설립으로 또 다른 변신 시도···미래에셋생명, 변재상·김평규 체제 전환 예정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사장[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업계에서 대표적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이상걸·하만덕 대표이사 시절부터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현재 하만덕 부회장이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수장으로 옮기면서 잠시 변재상 단독 대표이사이지만, 오는 24일 주총에서 김평규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 재차 변재상·김평규 투톱 체제를 이어가게 된다.

업계에서는 각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책임경영 강화가 각자 대표이사의 장점이라는 평이다. 특히 보험업의 특성상 경영관리, 자산운용 및 다양한 영업채널 관리 등 단독 대표이사로는 전문성에 한계를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3월 변재상 사장이 증권에서 미래에셋생명으로 복귀하면서 이뤄진 하만덕·변재상 투톱 체제는 지난 2년간 조직 안정화와 수익성 위주의 내실 강화를 이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 2년간 호흡을 같이 했던 두 사람은 업계 최초로 단행한 재판분리로 이달을 기점으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하만덕 대표와 자산운용전문가로서의 변재상 대표의 전문성이 더욱 빛을 발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날

변재상 사장 미래에셋생명으로 복귀하며 하만덕,변재상 투톱체제 출범...부문별 전문성과 책임경영 강화 

2019년 3월 미래에셋생명은 정기주총에서 변재상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2016년 미래에셋생명 법인총괄 대표를 역임한 후, 2018년 미래에셋대우를 거쳐 다시 미래에셋생명으로 재복귀한 것이다. 기존 하만덕 부회장과 투톱 체제 출범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오랫동안 함께 한 변재상 사장은 자산운용전문가로서 미래에셋생명의 관리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영업총괄 업무를 맡은 하만덕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미래에셋생명을 이끌게 됐다.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을 통합한 2년 차에 접어드는 시기로 물리적 통합에 이어 화학적 통합을 추진 중이었다. 

이에 내부 조직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전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 등으로 인한 조직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내부 결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산운용의 강점을 바탕으로 변액보험 강자의 입지를 굳히는 전략이 필요했다.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30% 가량의 시장점유율로 생명보험업계 1위였다.

한편 하만덕 부회장은 지난 1986년 미래에셋생명 전신인 SK생명에 입사해 FC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보험 전문가로 지난 2011년 공동대표이사에 올랐다.

보험업계가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위기감이 커지며 보험사 경영진 교체가 잦았지만 하만덕 부회장은 꾸준히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며 신임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의 차별화된 영업전략인 '투 트랙(Two-Track) 전략'도 하 부회장이 전략 방향성을 주도했다. 

'투 트랙 전략'은 고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장성보험 판매 증대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수익성 트랙'과 변액보험 및 퇴직연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확보하기 위한 '안정성 트랙'을 혼합했다.

또한 하 부회장은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2016년 11월 인수한 PCA생명과의 통합 작업 책무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업계 자산 기준으로 삼성·한화·교보생명과 NH농협생명에 이어 업계 5위의 통합 미래에셋생명이 출범한 것이다.

미래에셋생명 지속가능경영 ESG 비전 선포식[사진=미래에셋생명]

◆그후

하만덕·변재상 투톱체제 1년 만에 실적개선 이루며 나란히 연임 성공

하만덕·변재상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출범한 지난 2019년은 보험업계로는 최악의 한 해로 극도의 실적 부진에 허덕였다.

2019년 전체 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6.8% 하락하며 10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생명보험업계는 금리하락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증가로 보험영업손실이 크게 확대됐고 투자영업이익도 저조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외형확대만을 위한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건전성 제고에 힘쓸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도 보험사들의 내실있는 경영 추구를 위한 감독 및 검사역량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해 생보업계 자산규모 및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생명도 실적 한파를 피하진 못했다. 지난 2019년 삼성생명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 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3% 하락했다. 매출액도 1.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1.5% 급감했다. 

생보업계 2위 한화생명의 지난 2019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8%나 떨어져 전년 3592억원에서 1146억원으로 '어닝쇼크'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 하만덕·변재상 투톱 체제는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지난 2020년 연임까지 이어갔다.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정체된 시장상황과 저금리·저출산 기조에 영업손실은 늘고 투자수익률은 하락하면서 당기순익이 감소한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실적 개선을 이룬 것이다.

지난 2019년 미래에셋생명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 전년 750억원 보다 250억원 증가한 1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늘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런 미래에셋생명의 실적 개선 배경으로 투트랙 전략을 꼽았다. 보장성보험으로 대표되는 고수익 상품과 안정적 수수료 기반의 변액보험 매출의 지속적인 확대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한 앞서 통합 작업으로 단행한 희망퇴직과 점포축소 등 조직효율화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결국 미래에셋생명의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사장의 각자가 가진 전문성이 차별화된 이익 안정성의 시너지를 발휘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생명의 주력 판매상품인 변액보험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겨 국내 변액보험 시장을 주도했다. 수익률도 가장 좋았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1월까지 총 1조 4295억원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52.4%의 점유율을 보였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변액보험펀드의 3년 총자산 수익률을 산출하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월 기준 35%를 기록하며 생명보험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변액 적립금의 70% 가까이 해외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생명의 글로벌 분산투자 원칙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자산의 68%를 해외자산에 투자하며 현재 10%대에 머무는 업계 평균 해외투자 비중을 압도적으로 상회하며 선도적으로 글로벌 분산 투자에 나선 것이다.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대표는 “압도적 시장 점유율의 밑바탕에는 업계 최초로 변액보험펀드에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며 “수익률과 실적 모두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경쟁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이 글로벌 우량자산에 합리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현판식 모습[사진=미래에셋생명]

 

◆그리고, 앞으로

향후 엄중한 대외환경 하에 각자의 전문성에 따른 차별화된 경쟁력 발휘 기대감 

업계에서는 향후 보험회사가 직면한 환경이 매우 엄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와 국내외 경제성장률 저하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대면영업까지 심각하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에 과거 고금리 확정이율로 판매한 상품의 이차역마진 심화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보험수요 감소,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 등 전방위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보험사들이 올해 경영전략으로 비용효율화와 조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 이유에는 이런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말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제판(製販)분리'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는 해석이다.

이달 8일 미래에셋생명은 업계 최초로 '제판(製販)분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출범을 공식화했다.

기존의 하만덕·변재상 투톱체제가 지향하는 미래형 보험사 전환에 발빠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제판분리는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시킨다는 개념이다. 장기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보험사들이 성장 동력 확보 등을 위해 판매조직 분사는 가속화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영업 주도권이 전속설계사 조직에서 GA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며 "기존의 전속채널 중심의 영업 방식으로는 상품경쟁력 확보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라도 자회사형 GA가 판매경쟁력 확보와 설계사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신설된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수장으로 하만덕 부회장을 선임하며, 판매채널 경쟁력 강화에 승부수를 뒀다. 미래에셋생명은 35년 경력의 업계 최고 전문가로 통하는 하만덕 부회장을 통해 신설 조직의 성공적 안착과 함께 보험업계의 새로운 경영모델을 구현하는데 선구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한편 미래에셋생명은 하 부회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영업부문 대표로 김평규 전무를 이번 주총에서 선임해 또 다시 2인 각자 대표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평규 전무는 미래에셋생명 마케팅기획본부장,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총괄임원 및 미래에셋생명 GA부문 대표를 역임한 영업 배테랑이다. 경영관리 부문의 변재상 사장과의 전문적 역량에서 명확히 차별화되고 있어 사업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변재상 사장을 중심으로한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우선적으로 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미래에셋그룹 상장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감소세를 나타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921억원으로 전년도 1000억원 대비 7.9% 하락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위축된 영업 활성화를 위해 비용을 늘린 반면 투자자산 손상 부분 반영에 따라 순이익은 감소했다.

하만덕 부회장의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신설 조직인 만큼 영업채널 분리 과정의 대규모 조직개편에서 발생하게될 내부 반발과 제도정비의 혼란 수습이 우선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판매 자회사 수장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미래에셋생명의 탄탄한 내실경영 체계와 투트랙 전략을 통한 차별화된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했던 하만덕·변재상 대표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보험업계는 하만덕·변재상 두 사람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향후 헤쳐나가야 할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관심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위기다. 

미래에셋대우 센터원(좌측)과 미래에셋생명 사옥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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