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임기 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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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성공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임기 채울 수 있을까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3.12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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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기주총서 연임 확정...3년 더 회사 이끈다
이미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봐
연임가능성은 부정적...포스코 회장들 연임 성공했어도 대부분 임기 채우지 못하고 낙마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3년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1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지었다. 2018년 7월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향후 3년간 회사를 더 이끌게 됐다. 

최 회장은 주총에서 "도전적인 경영환경에 대응해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저원가·고효율 생산 체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친환경 차·강건재 등 미래 성장 시장의 수요 선점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사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식량 등 핵심 성장사업 중심으로 가치 사슬 확대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생산능력 확대 지속과 리튬·니켈 등 원료 내재화 및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톱 티어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미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포스코 역사상 단독후보로 추대된 인물이 주총에서 회장이 되지 못한 사례는 한번도 없다. 

주총 전날인 11일 ISS, 글래스루이스 등 양대 의결권 자문사들의 연임찬성과 10일 포스코 최대 주주인국민연금의 최정우 회장 연임안에 중립 의결권을 행사한 점도 도움이 됐다. 

최정우 회장이 추진해온 배터리 소재 사업 등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며, 끝을 알 수 없는 불황 속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배경으로 지목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현 정권이 포스코 회장을 무리하게 교체할 경우 쏟아질 역풍과 대선 이후에는 교체할 명분이 약화되는 점도 이유로 든다.

포스코 회장들 연임 성공했어도 대부분 임기 채우지 못하고 낙마...정치권 맹공받고 있는 최 회장도 흑역사 반복될까

하지만 업계에서 최 회장이 3년 임기를 채우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그동안 최정우 회장을 포함해 총 9명의 회장이 포스코를 이끌었다. 이 중 2대 회장인 황경로 씨와 3대 정명식 씨 등 2명이 연임에 실패했고, 다른 7명은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연임 이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했다. 

전임자인 권오준 회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고, 2017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 4개월이 지난 2018년 7월 25일 돌연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당시 회장직에 올랐던 권 회장은 문재인 정권이 탄생한 이후 정권의 압박을 받아 사퇴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사실상 새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포스코 최고경영자기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나는게 관행이 되버린 상태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최 회장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특히 정치권의 최정우 때리기가 도를 넘었다. 지난 3월 3일 국회에서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주최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란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에서 기업 CEO를 겨냥해 토론회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달 22일에는 국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최 회장을 불러 ‘지옥의 저승사자’, ‘인성 부족’ 등의 표현까지 써가며 공격했다. 특히 최 회장이 허리 지병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던 점이 집중공격 대상이 됐다. 

2월 15일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 회장의 대국민사과 전날인 지난 15일 공식회의석상에서 안전사고를 두고 이례적으로 최 회장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금속노조 등 각종 시민단체와 노조단체들은 연일 최정우 연임 반대 집회를 열면서 최 회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는 대선이라는 중대 변수가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바뀌는 흑역사가 또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정권이 바뀌지 않더라도 현 여당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최 회장이 임기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단독후보로 오른 현 회장이 연임에 실패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과 키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이 중립을 밝힌 상황에서 사실상 최 회장의 연임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하지만 현 여당의 맹공을 받고 있는 최 회장이 임기를 끝까지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등 총 6개 안건이 상정됐다. 정관 변경에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차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결정하고자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는 안이 포함됐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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