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혁명] 테슬라 좋은 시절 다갔나...완성車 전기차 돌격에 1위 수성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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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혁명] 테슬라 좋은 시절 다갔나...완성車 전기차 돌격에 1위 수성 '적신호'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1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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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천슬라에서 600선으로 떨어져...시총 300조 증발
폭스바겐·볼보·현대차·기아 등 내연車 줄줄이 전동화 선언
테슬라 하락세 돌파구는 비용 절감?...'반값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 나올까

'천슬라'로 불리던 테슬라의 독보적인 시장 지위에 적신호가 커졌다. 내연기관차 거인들의 전기차 돌격에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10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5.52달러(0.82%) 감소한 668.06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9일 20% 폭등하며 일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1월 말과 비교하면 30% 이상 급락했다. 5주 사이 증발한 시가 총액만 300조원에 육박한다. 전기차 시장의 포문을 열었던 테슬라의 기세가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테슬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본격적인 전기차 출시가 꼽힌다. 전통의 완성차 기업들은 줄줄이 탈(脫)내연기관을 선언하며 전기차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폭스바겐은 전일 오는 2030년까지 유럽 내 전기차 판매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는 전체 판매량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각오다.

회사는 이를 위해 "매년 1개 이상의 신형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올 상반기 사륜구동 ID.4 GTX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ID.5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ID.4. [사진=폭스바겐]

볼보자동차도 내연기관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회사는 최근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며 세간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볼보는 2030년까지 100% 전기차 판매를 달성하기 위해 몇 가지 순수 전기차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지난 3일 'C40 리차지'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C40 리차지는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로만 출시되는 전기차 전용 모델이다.

GM은 지난 1월 2035년 이후 휘발유·디젤엔진 자동차의 생산·판매를 중단하겠다 밝혔다. GM은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연구개발에만 27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포드 역시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에 총 290억 달러(약 32조원)을 쏟아붓는다고 최근 밝혔다.

현대차·기아의 전동화 행보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최근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5는 테슬라 전기차에 대적할 만한 모델이라는 평가다. 또 연내 선보일 기아 EV6와 제네니스 GV60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업계 일각에선 테슬라의 점유율 하락을 예정된 수순으로 보기도 한다. 완성차 메이커들의 순수 전기차 출시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 테슬라의 절대 판매대수가 늘어나더라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해 유럽 시장 1위 자리를 폭스바겐에 내줬다. 폭스바겐의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5%에 육박하고 있다. 게다가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의 점유율도 하락세를 그릴 것이란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2017년 25%에서 지난해 70%로 급상승했지만, 올해 63%로 하락한 뒤 2025년에는 4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의 짧은 업력으로 인한 결함 문제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회사는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의 품질 조사 'J.D. 파워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조사 대상 32개 업체 중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도장과 차체 단차, 소음 등의 소비자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돌파구는?

업계에선 테슬라가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을 이겨낼 방법으로 비용 절감을 지목하고 있다.

테슬라 이사회 이사 출신인 스티브 웨스트리도 최근 CNBC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영원히 전기차업계의 왕이 될 순 없다"며 "모든 분야에서 경쟁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려면 비용을 두 배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에 열린 배터리데이에서 3년 내에 '반값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2만5000달러(약 2900만원)짜리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공정을 단순화하면서 단가뿐만 아니라 발열을 줄인 '4680' 원통형 배터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이미 업계에서 가장 저렴한 배터리 셀을 공급받고 있다"며 "앞으로 테슬라가 EV 배터리 팩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파격적인 가격의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테슬라가 44만2334대로 1위를 기록했고 폭스바겐(38만1406대)과 GM(22만1116대)이 2·3위를 차지했다. 코나 EV와 수소차 넥쏘를 내세운 현대차·기아(19만8487대)는 4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모델Y.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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