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시대, 오프라인 매장 공들이기...'더현대 서울'과 '젠틀몬스터'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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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시대, 오프라인 매장 공들이기...'더현대 서울'과 '젠틀몬스터'의 공통점은?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3.06 23: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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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공원에 폭포까지…자연을 담은 미래형 백화점
젠틀몬스터, 건물 잔해·6족 보행 로봇 등 구성한 ‘하우스 도산’ 개장
비대면 시대에도 실재적 경험 필요...유통업계, 오프라인 점포 강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소비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해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과 젠틀몬스터의 '하우스 도산' 매장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사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했다. 2011년 출범해 현재 30개국 4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젠틀몬스터 또한 코로나의 영향을 피하진 못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선글라스를 비롯한 아이웨어 상품군의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후 4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은 모두 코로나 불황을 이겨낼 해답을 '공간'에서 찾았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달 26일 오픈, 첫 주말 매출 370억원을 기록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단순 매장규모 확대를 넘어 공간을 통한 힐링을 선사한 '더현대 서울'

지난달 26일 오픈한 '더현대 서울'은 첫 주말 매출 370억원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2015년 현대 판교점 첫 주말 매출인 181억원과 비교해 2배 규모의 실적이다.

일각에서는 더현대 서울을 두고 현대백화점 그룹의 '역주행'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점포를 더 크게 만든다는게 소비자에게 통하지 않을 수 있을거란 우려에서다.

이 점을 인지했던 현대백화점은 단순히 건물이나 매장의 규모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점포 내에 '공원'을 만들고 대형 '인공폭포'까지 들여놓으며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를 강행했다. 요즘 소비자들에게 '핫한'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더현대 서울'의 절반은 휴식 및 문화 공간으로 조성됐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점포 절반을 휴식 및 문화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 서울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쇼핑을 통해 휴식과 치유를 경험하는 ‘리테일 테라피’를 지향했다는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제품보다는 소비자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젠틀몬스터의 '하우스 도산' 매장

젠틀몬스터의 '하우스 도산' 매장도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편견을 깼다는 평이다. 매장 한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설치물은 마치 현대 미술 작품을 관람하는 듯한 생경한 경험을 선사한다.

1층과 2층을 뻥 뚫어놓은 공간에는 벨기에 예술가인 ‘프레드릭 헤이만’의 3D 작업이 실물로 구현돼 있다. 낡은 건축물을 무참히 부숴 놓은 듯한 설치물은 어딘가 비현실적 느낌을 준다. 제품보다는 구조물에 시선을 뺏기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선사해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전략이다.

젠틀몬스터 관계자는 “일상에선 볼 수 없는 낯설고 놀랄만한 것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며 “미래의 소매업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연구 끝에 만들어진 매장”이라고 말했다.  

젠틀몬스터 매장 내에 들어서면 제품보다는 구조물에 더욱 눈길이 간다. [사진=젠틀몬스터]

새로운 럭셔리 백화점을 만들어 달라는 백화점의 주문에 4층 점포 전체를 양떼 목장, 우주선, 복제인간 등으로 채운 화성기지로 꾸몄는데,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몰리며 소셜미디어를 도배했다. 이 경험을 발판삼아 젠틀몬스터는 지금의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매장의 컨셉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은 모두 사내 공간팀에서 진행하는데, 현재 관련 직원 수만 100명이 넘는다.

구 파트장은 "코로나 이후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었지만, 아이웨어라는 특성상 온라인만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실감했다"며 "온라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체험형 쇼핑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우스 도산을 시작으로 오는 5월 상하이에 더 큰 규모의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젠틀몬스터 매장 내에 들어서면 제품보다는 구조물에 더욱 눈길이 간다. [사진=젠틀몬스터]

비대면 쇼핑 시대가 도래했지만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나이키는 가로수길에 조던 브랜드만 모든 '조던 서울'을, 요가복 안다르는 삼청동에 요가와 커뮤니티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을 열었다.

캐주얼 브랜드 아더에러가 성수동에 연 우주 콘셉트의 '아더 스페이스'는 개장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이 매장에서 옷을 사기 위해선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시 공간을 모두 둘러봐야만 의류 코너에 들어갈 수 있다.

백화점 등 대형 쇼핑 점포도 공간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6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개장하는 ‘더현대서울’의 영업면적 절반을 조경, 폭포, 미술관 등으로 구성했다. 쇼핑을 통해 휴식과 치유를 경험하는 ‘리테일 테라피’를 지향했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마케팅 전공 교수는 "온라인 유통이 확산하더라도 실재적 경험과 직접 소통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 커지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경험과 브랜드 소통의 채널로 활용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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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2021-03-07 11:11:43
온.라인.쇼핑 편리하지만. 지름신과 함께하는 오프 쇼핑도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