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앞당긴 온라인 車판매...현대차·기아도 활성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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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앞당긴 온라인 車판매...현대차·기아도 활성화될까?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04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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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올해 온라인 판매 플랫폼 구축...BMW, 다양한 온라인 한정 모델 선봬
볼보, 전기차 온라인으로만 판매 선언...르노삼성, 쌍용차, 비대면 판매 효과 '쏠쏠'
현대차, 강성노조에 막혀 당분간 온라인 판매 어려워...전문가 "중고차 진출시 직종전환이 합리적 방안"

글로벌 완성차들이 온라인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거대한 영업조직을 운영 중인현대차그룹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장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동차 업체들은 비대면 마케팅 전략을 강화했고, 이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졌다. 

기존의 판매 모델이 잘 알려져 있었던 테슬라와 달리 실물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신차의 온라인 계약에서 거둔 성과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르노삼성차가 꼽힌다. 르노삼성은 작년 XM3를 출시하면서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온라인 청약 채널을 구축했다. 네이버와 협업한 사전계약은 르노삼성이 12일 만에 5500대 계약을 달성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당시 온라인 사전계약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쌍용차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커머스와 TV홈쇼핑 등 구매 채널을 다각화하면서 비대면 판매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테슬라는 이미 2017년에 국내 온라인 판매를 선언했다. 국내에서 통신판매업을 신고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전자거래 형태로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는 진출하는 시장마다 따로 딜러사를 두지 않고 직영 매장과 온라인으로 차를 판매한다.

푸조는 지난해 11월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했다. 차량 구매는 소비자가 스마트스토어에서 계약금 10만원을 지불한 뒤 지정 전시장의 안내에 따라 차량을 출고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있지만 완성차들의 온라인 판매 의지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볼보는 최근 대리점 기반의 차량 판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25년까지 전 세계 판매량의 50%를 온라인으로 소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특히 전기차는 온라인으로만 판매할 방침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연내 신차 견적부터 최종 계약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한다. 전 세계 14여개 국가에서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벤츠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의 25%를 온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사진=BMW 샵 온라인 캡처]

꾸준히 온라인 모델을 선보인 BMW는 올해도 'BMW 샵 온라인'을 통해 판매 확대에 나선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총 20가지 470여대의 온라인 한정 에디션을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BMW 관계자는 "올해 역시 한정판을 다양하게 구성해서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 온라인 전용 이외의 모델들은 샵 온라인 판매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 당분간 온라인 판매 어려워...시장 경쟁력 하락 우려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는 수준에 이르려면, 지난달 기준 국산차 점유율 88%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의 변화없이는 불가능하다.

업계에선 현대차와 기아차가 노조측의 반발로 당분간 온라인 판매가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대리점 기반의 영업직원 노조는 일자리 축소 등에 대한 우려로 온라인 채널 구축에 반대하고 있다.

관악구의 한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의 필요성에 대해 전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흘러가면 많은 직원들이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 노조가 워낙 강성이라 최소 5년 내로는 온라인 판매가 도입되긴 힘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시장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온라인 전환을 서두르며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설 때 현대차그룹은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개설하지도 못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또한 차량 가격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유지·관리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온라인 채널을 구축한 업체와 가격 경쟁에서도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최초 공개 현장. [사진=현대차]
현대차 아이오닉5 최초 공개 현장. [사진=현대차]

온라인 전환은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고 있다는 점에서도 거르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강남구에 사는 A씨(31)는 "온라인 구입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내가 본 차와 충분히 같은 상품일 것으로 기대하고 주문을 할 것 같다"면서 "차량 판매가에 대리점 임대료와 인건비가 다 포함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전환된다면 차 자체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판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만 예외일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의 온라인 판매는 당분간 어렵다고 본다. 지금처럼 노조측이 무조건적으로 온라인 전환을 반대하면 수입차 대비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일자리 유지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영업직 인원은 그대로 두되 신규 인원을 채용하지 않는 방안, 그리고 친환경차에 대해 고객에게 설명하고 AS 측면에 중점을 두는 업종 전환 등을 고민할 시점"이라며 "특히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진출시 직종을 전환하는 방안을 가장 합리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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