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배터리 동맹' 이어 '수소 생태계' 구축 나섰다...SK, 5년간 18조50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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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 '배터리 동맹' 이어 '수소 생태계' 구축 나섰다...SK, 5년간 18조5000억 투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3.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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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사업장 차량 1500대, 현대차 수소전기차 전환…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 양사 인천·울산에 올해말까지 상용차 수소충전소 1기씩 설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배터리 동맹에 이어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공조에 나섰다. 

SK가 생산한 수소를 현대차가 수소전기차에 활용하고, 현대차는 SK 측에 수소차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소 동맹'이 형성된 것. 

정 회장과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업 방안을 논의한 바 있어 이번 '수소 동맹'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2일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해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사 경영진은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간담회를 갖고 수소전기차 1500대 공급,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한국 수소위원회 설립 추진 등 수소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도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양사 핵심 경영진이 자리했다. 현대차그룹 측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김세훈 현대차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SK그룹 측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동현 SK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최윤석 SK인천석유화학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좌),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한 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라며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선다. 

먼저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차량 1500여대를 현대차가 생산한 수소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2022년 출시 예정인 수소카고트럭과 2024년 예정인 수소트랙터 등 수소상용차에 대해 SK그룹이 활용하는 방안 등이 주요 논의 사항이다.

현대차의 수소차에는 SK에서 생산한 수소가 사용된다. 이에 따라, SK E&S는 5000억원을 들여 2023년까지 인천에 연 3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액화수소 3만톤은 수소차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를 도는 데 필요한 양이다. 

SK E&S 설비가 완공되면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고 액체 형태로 가공한 뒤 현대차와 수도권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SK E&S는 5조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천연가스(LNG)로부터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정 수소 생산기지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처리기술을 활용해 연간 25만톤 규모의 청정 수소가 생산된다. SK그룹은 앞으로 5년간 18조원을 투자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에 발표한 'FCEV 비전 2030'와 지난해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개한 수정 '2025 전략'을 통해 수소 생태계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 관련 분야에 11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공개하며 국내, 유럽, 미국, 중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전개할 예정이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하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이다.

현대차와 SK는 수소 유통과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은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인천·울산 지역의 물류 서비스 거점인 SK내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각 1기씩 설치할 예정이며, 전국의 SK 주유소 등에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다. 또 SK 주유소 등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200kW급)를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SK도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곳을 운영해 연간 8만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고, 약 400메가와트(MW)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 연간 20만톤의 수소를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

두 그룹은 포스코 등과 함께 국내 기업간 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상반기 중 추진한다. 

이날 수소경제위원회에서 현대차,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과 중소·중견기업들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는 등 SK그룹과 친환경차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수소 사업 협력을 통해 친환경 분야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탈탄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 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차세대 에너지로 수소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 아래 ‘수소사업추진단’을 출범하고, 국내 수소 사업 추진 및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올해 초에는 1조85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 지분 10%를 인수하는 등 관련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간담회 이후 인천광역시, 인천서구청과 인천광역시 수소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 그룹 경영진은 수소경제위원들과 SK인천석유화학 내 수소액화플랜트 예정지와 석유화학 공장 등을 둘러봤다.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해 7월 만나 배터리 동맹에 나선 모습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동맹을 다짐하며 배터리 공장에서 손을 맞잡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충남 서산시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이 동행했다. 

SK 측에선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 장동현 사장,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사업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과 같은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 ▲수소차 협력 방안 등을 공유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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