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헌 의원 “게임업계는 진짜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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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헌 의원 “게임업계는 진짜 반성해야 한다”
  • 이준혁 기자
  • 승인 2021.02.25 14:04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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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법안 개정이 필요해
국산 게임 중국에 서비스 금지는 불공정.

현재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게임법 전부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은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이상헌 의원이(울산 북구)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했다. 현행 게임법은 2006년에 제정됐고,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왔으나 급변하는 환경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해당 법안을 제안하게 된 것이다.

이 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확률 의무 공개 ▲등급분류 간소화 ▲비영리게임등급면제 ▲위법 내용의 게임광고 금지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등이 포함됐다.

게임 업계는 특히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영업비밀이며, 게임의 재미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용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정 아이템을 얻기 위한 비용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녹색경제는 이상헌 의원에게 해당 법안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물어봤다… <<편집자 주(註)>>

이상헌 국회의원 [사진=의원실 제공]

▲게임 업계의 문제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게임 관련 질의들을 하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21대 국회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게임 및 E 스포츠 관련 문제들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가치에 비해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관련 법이나 정책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 가질 예정이다. 

 

▲개정안 중에 확률 아이템 공개는 게임업계의 반발이 가장 큰 것 같다. 어떠한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국내에 서비스되는 상당수의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 뽑기 시스템이 사행심을 부추기는 구조로 되어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게임 재화나 아이템 등을 얻기 위해서는 온전히 운에 기대야 한다.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얼마일지 알 수 없고, 상한선도 없다. 이 부분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 업계는 확률 공개에 반대하는 입장인데…

국내 게임사들은 진짜 반성해야 한다. 특히 어제 ‘메이플스토리’의 보상안 공지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국내 게이머들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유저들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데 반성하고 경청할 생각은 안하고, 보상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이번 법안에 대해 게임 사용자들이 전달하는 제보가 어머어마하다. 왜 그렇겠는가?

 

▲확률형 아이템이 영업비밀이라는 주장에 대한 입장은? 

확률형 아이템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에 확률형 아이템이 부합하는지를 보면 된다.

현재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인증마크를 발급 중이다. 적어도 이곳에서 인증을 받은 게임들은 확률형 아이템이 영업비밀 대상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그 이유로는 첫째, 대중에게 공공연히 알려진 공간에 확률형 아이템 결과물의 개별 구성 비율 등이 공개되어 있다. 

둘째, 이 정보에 접근방법이 제한되어 있지 않다. 

셋째, 정보 접근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고 비밀유지약정을 체결하지 않는다. 

넷째, 당연한 말이지만 정보 공개에 대해 게임사가 이의를 제기한 적도 없다. 

이를 종합해보면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비밀로 유지·관리할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법안이 시행되면 국내 게임 업계는 매출 감소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에 대한 대책은?

단순히 확률공개를 하는데 눈에 띌 만큼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위 ‘헤비유저’가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확률이 공개된다고 해도 소비할 사람들은 소비할 것이라는게 대다수 분들의 예상이다.

그리고 협회 주장대라면 현재도 자율규제를 통해서 확률을 공개하고 있으니 그렇다면 더더욱 매출에 영향이 갈 이유가 없다. 또 협회측 의견대로 이미 공개하고 있는 만큼 더더욱 공개를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게임 업계는 매크로, 오토 기능을 다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 사용시에는 더더욱 막거나 대처하기도 힘들다고 말한다.

해외 사용자를 처벌하기 어려운 것은 모든 국가가 갖고 있는 고민이다. 그리고 매크로, 핵, 오토 등 위법 프로그램을 막기 어려운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막기 어렵다고 방치하면 게임 생태계가 무너져 내릴 것이다.

불법이라는 근거규정이 있어야 최소한의 보호라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 제작, 유통하는 자들은 다수 처벌되고 있다. 또한 불법으로 규정되어야 광고에 대해서도 처벌하거나 포털에서 내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해외 업체의 대리인 제도 역시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마찬가지다. 협회는 대리인 지정제도가 실현되기 어려우니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이고, 궤변이다. 국내 게임사들과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동장치마저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개인적으로는 대리인 지정제도의 처벌 수준을 훨씬 높이고 싶다. 그러나 외국과의 통상마찰 문제 발생이 우려된다고 하여 이후 발생될 문제들에 대한 기본적인 대응 조치, 골격이라도 마련해둔 것이다. 이마저도 걷어차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017년 이후 국내 게임은 중국에서 판호를 받지 못해 서비스가 불가능하지만 중국 게임은 국내에서 자유롭게 서비스되고 있다. 

해당 부분은 불평등,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중국은 우리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 금지를 전면 해제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올해 들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당부한다. 

 

▲24일, 게임법 개정안이 상임위에 상정됐는데, 반응이 궁금하다.

야당 의원께서 제가 대표 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업계에서 봤을 때는 소비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자칫 과도하게 갈 경우에 산업의 발전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 의원 저마다의 의견이 있고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 발언에 대해서 존중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게임이용자들이 게임사에게 왜 이렇게 큰 불만을 가지고 분노하고 있는지 숙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법안 심사시 소위원회에서 충분한 토론을 나눌 것이다.

 

▲해당 법안은 향후 어떠한 절차를 거치게 되는지.

법안이 상정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검토단계로 넘어갔다고 보면 된다. 전부개정안과 제정법안에 대해서는 상임위 차원에서의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듣도록 되어 있다. 

앞서 발의된 제정법안과 전부개정안이 10건이 넘게 있는 관계로 게임법에 대한 공청회 일정은 아직 잡혀져 있진 않지만, 최대한 빠른 일자에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공식적인 공청회 이외에도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이용자, 학계, 개발자, 업계 등 우리나라 게임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게임업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게임을 무조건 규제하자는 입장이 아니다. 작년에 발의해서 본회의를 통과한 게임 등급분류 간소화법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게임산업을 진흥시키고, 우리 이용자를 보호하고 업계가 건전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법안과 정책을 만들 것이다.

 

이준혁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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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02-25 16:16:32
매출이 줄어들어? 지금까지 도8박장 열어서 벌어들인 부당이득 당연히 줄어들어야지
니네가 지금까지 벌고 있던게 전부다 벌면 안 됐던 돈이야 ㅋㅋㅋㅋ

ㅇㅇ 2021-02-25 22:09:37
구라가 아니고 이것만 통과시켜주시면 적어도 20-30대 한국남성 몰표 가능합니다

조민규 2021-02-25 16:25:18
넥슨이 사행성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해서 판매하고서 법제화가 안돼있다고 변명을 두르고 철면피로 서비스 대응을 하는것에 미친듯이 증오심이 듭니다, 캐릭터 좋아하고 애정 담아 즐겨왔던 게임인데 넥슨의 베짱 장사로, 말이 베짱장사지 사기 치고 변명 들어놓는 행태에 착잡합니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을 법제화 시켜 넥슨을 규탄시키고 싶습니다.

ㅇㅇ 2021-02-25 17:07:30
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이상헌!

장재원 2021-02-25 17:29:35
의원님 앞장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의원님 성함 세 글자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