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송호성 기아 사장 취임 1년...글로벌 전기차 주도권 확보 '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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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송호성 기아 사장 취임 1년...글로벌 전기차 주도권 확보 '중책'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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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기아 사장으로 승진해 만 1년간 전기차 전환에 주력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급감 시 품질 경영 강화하며 기본에 충실
미래 먹거리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도 힘써
사명, 로고 변경 등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개선 가속화
2021년 2월9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공식 유튜브]

송호성 기아 사장이 취임 만 1년을 맞았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아는 진정한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선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실상 그는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 속 미래차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중책'을 맡았다.

사명과 로고를 바꾼 기아가 체질 개선에 성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까? 향후 기아가 진정한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송 사장이 그 중심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날

2020년 3월, 현대차그룹 수시인사에서 사령탑에 올라

송호성 사장은 2020년 3월, 기아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임원 수시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송 사장을 선임할 당시 "기아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및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리더십 변화 차원"이라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통해 기아차가 최근 발표한 '플랜S'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라고 밝힌 바 있다. 

송 사장은 기아에서 수출기획실장, 유럽총괄법인장, 글로벌사업관리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완성차 가치사슬과 글로벌 사업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특히 30년 넘게 해외 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기아의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실제 송 사장은 유럽 법인장으로 재직한 기간(2013년~2017년) 동안 기아의 유럽 판매량을 40%가량 끌어올렸다. 이후 완성차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으며 국산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 점을 인정받아 2019년 12월 산업부문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송호성 사장. [사진=기아]

그는 2020년 3월 기아 사장 자리에 오른 이후 같은 해 6월, 기아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앞서 기아는 2020년 5월19일 낸 주주총회 소집공고에서 “기아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나아가는 데 송호성 후보자가 국내외에서 축적한 경영활동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62년생인 송 사장은 전주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업무 경험을 쌓았다. 2007년에는 기아 프랑스판매법인장을 맡았고 2009년 기아 수출기획실장을 맡았다. 2013년 기아 유럽 법인장 전무로 임명된 이후 2017년 기아 사업관리본부장 부사장에 올랐다.

한편, 기아는 2020년 1월 중장기 미래전략인 '플랜S'를 발표했다. 내연기관 중심 사업에서 탈피해 발빠른 전기차 전환을 도모하고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기아는 플랜S 전략에 따라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전기차 'CV'(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에서 모두 11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29조원을 투입한다.


◆그후

목적기반 모빌리티 사업 강화나서...사명 '기아'로 바꾸고 체질개선 '박차'

2020년 5월21일, 송 사장은 취임 이후 첫 행선지로 평택항을 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절벽'으로 평택항의 선적량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수출을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송 사장은 이날 수출 차량의 내외관 및 배터리, 타이어 상태 등을 꼼꼼히 살피고, 현장의 직원들에게 철저한 품질 점검을 당부한 뒤 “코로나19 사태가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아 전 부문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체질 개선, 선제적 대응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기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코로나19여파로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위기감이 감돌았다. 2020년 4월 전 세계 300개 자동차공장 중 213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을 뿐 아니라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멕시코, 인도 등의 자동차 판매점이 전면 폐쇄되는 등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큰 타격을 받았다. 기아도 같은 달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54.9% 감소한 8만3855대를 판매하는 등 타격이 컸다.

송호성 사장이 평택항에서 차량 품질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기아]
송호성 사장이 평택항에서 차량 품질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기아]

송 사장은 코로나발(發) 위기 극복을 위해 판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해외시장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생산라인부터 해상운송까지 수출 전 과정에서의 품질향상 활동을 통해 품질 강화에 주력했다. 그가 강조했듯,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아울러 해외공장의 유연한 생산관리와 생산 품질 강화를 통해 시장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송 사장은 미래 먹거리인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그는 2020년 6월16일, 광주공장과 광주지역 특장 전문 업체를 찾아 국내 PBV 생태계를 점검했다. 기아는 광주 하남공장에 군용 차량을 비롯해 특수 차량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고객의 다양한 목적에 적합한 차량을 개발 및 납품하고 있다.

그는 생산 라인을 면밀히 둘러본 뒤 “고객 맞춤형 차량과 최적의 솔루션을 적시에 제공해 글로벌 PBV 사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는 "송 사장이 이달 10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광주공장을 첫 현장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Plan S’의 핵심인 PBV 사업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아는 2020년 1월 차량 공유, 상거래 등의 확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PBV 시장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했으며,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에 전략 투자를 단행했다. 

기아는 어라이벌의 강점인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 이용 목적에 따라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된 자동차 상부를 조립할 수 있다. '레고 블록'과 같은 단순화된 제조가 가능한 셈이다.

(왼쪽부터) 기아 PBV추진실 안동수 상무, 에스랩 아시아 이수아 대표. [사진 기아]
(왼쪽부터) 기아 PBV추진실 안동수 상무, 에스랩 아시아 이수아 대표. [사진=기아]

이후 냉장물류 스타트업인 '에스랩 아시아'와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PBV 실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급증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대응은 물론이고, 실제 서비스 운영을 통해 PBV 사업을 고도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기아 측은 "에스랩 아시아와 협력해 올 상반기 싱가포르에서 신선제품을 배송하는 데 니로EV를 투입하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용 PBV 사업 모델 검증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실증사업을 통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 최적화된 차세대 PBV 차량 개발 ▲CaaS(Car as a Service) 플랫폼 개발 ▲전기차 충전 생태계 조성 ▲전기차 플릿 관리 시스템 및 서비스 구축 등 PBV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핵심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기아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2020년 9월16일, 화성공장을 방문해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전기차 전용 모델을 대폭 늘리고, 국내외 충전 인프라 업체와 협력을 늘리는 등 전기차 사업 체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기아는 2025년까지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해 국내 시장과 북미, 유럽 등의 선진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고, 7개의 전용 전기차 모델들을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를 통해 2029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을 방문한 송호성 사장이 오는 2027년까지 출시될 기아자동차 전용 전기차 모델 라인업의 스케치 이미지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 기아차]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을 방문한 송호성 사장이 오는 2027년까지 출시될 기아자동차 전용 전기차 모델 라인업의 스케치 이미지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기아차]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송 사장은 2020년 12월21일, 취임 이후 첫 조직 개편에서 기능 중심의 고객경험본부를 고객 사용경험 단계에 따라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고객경험본부는 고객의 사용 경험 단계에 따라 ▲고객구매경험사업부 ▲오너십경험사업부 ▲브랜드전략실 ▲고객경험기획실 등 네 개의 조직으로 바꿨다.

그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전기차 시대에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순간뿐만 아니라 차량에 머무는 시간, 차를 충전하고 주차를 하는 생활까지 고객과 다양한 접점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기아차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 고객에게 의미있는 경험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1월, 소문만 무성하던 새 로고가 드디어 공식 발표됐다. 기아는 또 새로운 사명을 공개하면서 전기차 시장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신규 로고는 기아차의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균형(Symmetry)과 리듬(Rhythm), 그리고 상승(Rising)의 세 가지 디자인 컨셉으로 개발됐다. ‘균형’은 기존 사업영역에서의 고객 만족은 물론, 미래 지향적인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통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시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을 표현한다. ‘리듬’은 새 로고의 선들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듯 고객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겠다는 자세를 담고 있다. 끝으로 ‘상승’은 진정한 고객 관점의 새로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기아의 열정을 의미한다.

기아 신규 로고. [사진=기아]

사명 변경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기아자동차가 회사 이름에서 자동차를 떼는 것은 1990년 기아산업에서 기아차로 바꾼 지 31년 만이다. 업계에선 사명 변경에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현대차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해석했다.

송 사장은 “자유로운 이동과 움직임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자 고유한 권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브랜드 지향점과 전략을 소개한 지금 이 순간부터, 고객과 다양한 사회 공동체에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기아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선포했다.

그는 변경된 사명과 함께 '플랜S'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기아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청정 에너지와 재활용 소재 활용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라며 "공유 서비스 차량과 저상 물류 차량, 배달 차량 등 기업과 개인 고객의 요구에 맞는 목적기반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명 변경에는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복안도 담겨있다. 송 사장은 “기아 브랜드의 변화는 단순하게 회사의 이름과 로고 디자인을 바꾼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의 확장을 통해 전 세계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아의 모든 임직원들이 새로운 브랜드에 걸맞은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 환경과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송호성 사장은 기아의 새로운 브랜드 지향점과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기아]

2021년 2월9일 진행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송 사장이 올해를 '기아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한다고 밝히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기아는 이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티어1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2030년까지 연간 160만대의 환경차를 판매하고 전체 판매 중 환경차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2026년 58만대, 2030년 연간 88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주목할 부분은 기아의 EV 라인업 구축 시기가 앞당겨진 점이다. 기아는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오는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개와 파생 전기차 4종 등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회사가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올림과 동시에 전용 플랫폼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다.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에 적용될 자율주행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오는 3월 글로벌 최초 공개를 앞둔 'CV'는 자율주행 기술 2단계가 적용된 'HDA2'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CV는 현대차그룹의 EV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첫 전기차 모델이다. 전용 플랫폼 전기차 이름은 EV1~9이다. 전기차를 의미하는 일반명사인 'EV'를 차 이름에 붙인 것이다. 아울러 2023년 출시될 전기차에는 3단계 자율주행 기술 'HDP'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사진=기아]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사진=기아]

기아는 2021년 실적 목표로 자동차 292만2000대 판매(도매 기준), 매출 65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 등을 제시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은 물론이고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70%가량의 높은 증가를 목표로 한 셈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대거 투입하면서 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다는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SUV 위주의 신차 출시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RV 판매 비중을 6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B2C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는 성장이 예상되는 점유형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서비스 확장을 도모한다. 모든 고객군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보다 성장 기회가 있는 곳을 포착하고 생태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영역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앞으로

지난해 깜짝 호실적에 상승하는 기대감...중국 부진은 해결할 '과제'

기아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냈다. 작년 4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도 거뒀다. 대부분의 완성차들이  코로나19의 충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기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8% 증가한 2조665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세타2GDi’ 엔진에 대한 품질보증비용(충당금)으로 작년 3분기 실적에 1조2600억원을 반영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이익 증가에 대해 "품질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판매 믹스 개선, 평균 판매 가격 상승, 재고 안정화에 따른 인센티브 축소 등 전반적인 수익성 체질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020년 연간 판매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6.2% 증가한 55만2400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10.7% 감소한 205만4432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7.6% 감소한 260만6832대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고수익 RV 차종 및 신차 판매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59조1681억원을 기록했다.

[자료=기아]

기아는 "올해도 셀토스, 쏘렌토, 카니발, 텔루라이드 등 고수익 RV 차종의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글로벌 볼륨 모델인 스포티지 출시로 수익성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전용 전기차 모델 CV(프로젝트명)를 주요 지역에 순차적으로 선보여 전기차 선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실적도 기대를 모은다. K8과 스포티지 완전변경 모델뿐 아니라 전용 전기차 'CV'의 출시가 예고돼 있어서다. 특히 2021년 2월23일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전 세계 최초 공개된 이후 기아 CV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송 사장은 CV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며, 올해 7월 국내와 유럽에 출시하고 미국에는 12월 론칭할 예정이다. 전용 전기차는 E-GMP 기술을 기반으로 500km 이상의 주행 거리와 20분 미만의 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췄으며, 크로스 오버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히 전용 전기차는 기아의 새로운 로고가 적용돼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여전히 '애플카' 협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기아는 연초부터 애플카를 생산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지만 회사 측은 2월8일 공시를 통해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애플과 협력설이 수그러든 상태다. 자동차 전문가들 역시 현대차그룹의 공시에 대해 공통적으로 "협상 결렬이 아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장에선 애플과의 협력이 저마진의 하청업체와는 다른 형태의 협업이 되길 기대하고 있으나, 송 사장 그리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아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최근 애플 인사이더는 투자은행 웨드부시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상반기 중 애플카 파트너사를 공식 발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유력 후보로는 현대차와 폭스바겐이 꼽혔다. 

기아가 수익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판매 부진은 송 사장이 해결해야 할 무거운 과제다. 

기아는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현지에서 수년째 힘을 못쓰고 있다. 기아가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보급형 차량을 투입했지만 저렴한 브랜드로 낙인이 찍혔고, 이는 중국 현지 모델과의 싸움에서 승률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송 사장은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상품성을 극대화한 모델을 중국에 대거 출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차 브랜드와 현지 모델들 사이에서 빛을 못보던 과거에서 벗어나 '기아=사고 싶은 차, 좋은 차'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다각도로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부터 중국 판매가 눈에 띄게 살아날지 지켜볼 문제"라고 전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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