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교육(女敎六)' 사외이사 '영입 1순위'...재계, 내년 8월부터 여성 의무화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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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여교육(女敎六)' 사외이사 '영입 1순위'...재계, 내년 8월부터 여성 의무화 '비상'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2.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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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교육(女敎六), 여성이면서 교수 출신 1960년 이후 출생자
- 유니코써치, 국내 매출 100대 상장사 사외이사 전수 조사
- 441명 중 여성 35명…작년 이사회 내 여성 비율 5.2%→내년 20% 예상

국내 주요 대기업에 여성 사외이사 영입 열풍이 불고 있다.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여성 사외이사를 사실상 1명 이상 두는 것이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여성이면서 교수 출신의 1960년 이후 출생자를 지칭하는 ‘여교육(女敎六)’으로 함축되는 이들이 영입 1순위에 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24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 분석’ 결과,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곳 중 70곳은 여성 사외이사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준이고 사외이사와 관련된 현황은 2020년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5% 정도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20% 정도까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1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구분해보면 400명이 넘는 사외이사 중 여성은 35명(7.9%)에 그친 반면 남성은 406명(92.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100대 기업 내 사외이사 여성은 10명 중 1명꼴도 되지 않은 실정이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단 1명이라도 있는 곳은 30곳으로 집계됐다. 70개 기업은 여성 사외이사가 전혀 없었다. 아직까지 국내 대기업에서 사외이사를 영입할 때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팽배하다는 의미다. 여성 사외이사 있는 30곳 중에서도 여성이 2명 이상 되는 곳은 단 4군데 밖에 되지 않았다.

지역난방공사는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는데 사외이사 숫자는 총 6명인데 이중 50%인 3명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삼성전자와 한국전력(한전), 에쓰오일(S-Oil)도 여성 사외이사가 각 2명씩 활약 중이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S-Oil은 사외이사 6명 중 2명(33.3%), 한전은 8명 중 2명(25%)이 여성 사외이사로 포진됐다.

100대 기업 사외이사 400명 중 출생년도는 1955년생이 34명으로 가장 많았다. 5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1955~1959년 출생자가 128명(29%)로 최다였다. 1960~1964년생은 120명(27.2%)으로 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1950~1954년생 74명(16.8%), 1965~1969년 53명(12%) 순으로 나타났다. 

1970~80년대 태어난 사외이사는 35명(7.9%)로 1950년 이전 출생자 31명(7%)보다 많았다.

1980년대에 출생한 사외이사도 2명으로 파악됐다. 방수란 한전 비상임이사는 1987년생으로 100대 기업 사외이사 중 최연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1980년대생은 정이수 지역난방공사 사외이사다.

학력을 살펴보면 박사급만 해도 197명으로 44.7%에 달했다. 또 소위 명문대로 지칭되는 스카이(서울·고려·연세대) 학부 대학을 나온 사외이사도 165명(37.4%)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서울대 출신은 106명이나 됐다. 대기업 사외이사 그룹에서도 서울대 출신을 선호하는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사외이사들의 핵심 경력을 구분해 보면 대학 총장과 교수 등 학계 출신이 184명(41.7%)으로 주류를 이뤘다. 이어 CEO 등 재계 출신 99명(22.4%), 국세청·금융감독원원·공정거래위원회·관세청·감사원·지자체 공무원 등 행정계 출신이 84명(19%)이었다.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은 54명(12.2%)으로 조사됐다.

장·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출신도 30명이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를 제외하고 국세청, 공정위, 금감원 세 기관에서 공직 생활을 했던 이들 중에서도 25명 정도가 현재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441명 중 155명(35.1%) 이상은 올해 3월 말 이전 임기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내년 2022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150명 정도가 사외이사 임기만료 예정이다. 올해와 내년 사이에 300명 정도 되는 사외이사 자리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에 조사된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35명을 살펴보면 1960년대 출생자는 21명으로 60%를 차지했고, 1970~80년대생은 9명(25.7%)으로 나타났다. 1960년 이후 출생자가 85%를 넘어섰다. 교수 이력을 가진 학자 출신도 20명(57.1%)으로 가장 많았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여성 사외이사의 증가는 기업의 지배구조인 거버넌스( Governance)를 투명하게 하고 조직 운영의 다양성(Diversity)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라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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