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 박철완 상무 주주제안으로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2라운드...박찬구 회장측과 여론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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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박철완 상무 주주제안으로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2라운드...박찬구 회장측과 여론전 돌입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2.24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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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상무는 23일 입장문을 발표...지난 1월 회사 측에 전달한 주주제안의 목적과 취지 공개적으로 밝혀
금호석유화학 1월 28일에 이어 2월 22일에도 입장문 발표...불편한 기색 '역력'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가 사측에 전달한 주주제안이 박찬구 회장측의 반박에 재반박이 이어지며 점입가경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박철완 상무와 회사 측이 입장을 밝히며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는 23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지난 1월 회사 측에 전달한 주주제안의 목적과 취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금호석유화학의 미래를 위해서라지만 원론적이고 교과서적인 취지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더 큰 성장과 발전을 염원하는 임원이자 개인 최대주주로서 금호석유화학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주주제안을 요청하게 되었다”며 “이번 주주제안이 금호석유화학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제안은 지난 10년간 금호석유화학의 임원으로서 현장에서 체험한 시장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깊은 토론과 객관적 검토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특히 기업에 대한 환경∙사회∙거버넌스(ESG) 차원의 역할과 책임이 확대되고, 기업 거버넌스와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글로벌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기업환경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금호석유화학이 개선해야 할 과제와 변화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박철완 상무는 ‘총체적인 기업체질 개선을 통한 전략적 경영 및 사업운영을 통해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 달성’을 목표로 오늘을 뛰어넘어 미래를 선도하는 금호석유화학을 만들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기존사업과 시너지 강화하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거버넌스 개선 및 이해관계자 소통 ▲ 장기적 관점의 ESG전략 수립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박철완 상무는 이번 주주제안은 회사의 개인 최대 주주이자 임원으로서 오로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당한 주주제안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회사의 최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이러한 주주 제안에 대해 절차적 권리가 충실히 확보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나아가 성실하게 검토하고 정확하고 투명하게 모든 주주들과 소통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월 23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리조트 인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과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으며, 오히려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반대한다”며, “회사의 투자 결정은 기존 사업과 연속성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채비율 400%에 달하는 금호리조트를 높은 가격에 인수하기로 한 것과 관련,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회사의 가치와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결정을 했다며 비판했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리조트 인수와 같은 부적절한 투자의사결정을 견제하고, 나아가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히 경쟁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기존 사업 강화를 바탕으로 한 미래 성장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우)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좌)과 박철완 상무(우)

박찬구 회장과 이를 대변하는 금호석유화학측은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이 몹시 불편한 기색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철완 상무가 주주제안을 한 다음날인 지난 1월 28일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의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판단된다"며 "당사 사내임원으로 재직중인 박철완 상무가 일반주주로서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선임 등 경영진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청함에 따라 회사와 현 경영진 입장에서는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신중하게 대처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월 22일에는 "박철완 상무 측의 우선주 배당률 착오를 수정한 수정주주제안을 수령했다"며 "박철완 상무 측이 주주제안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공시 서류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은 점, 그리고 과거 배당 추이를 보면 항상 50원의 추가 배당을 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확인이 부족했던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박철완 상무 측 주주 제안의 진정성 및 진지함에 대한 의구심을 표명하며, 해당 사안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귀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27일 금호석유 박철완 상무(단일 최대 주주, 10%)는 기존 대표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공동보유관계 해소를 공시한 바 있다. 박철완 상무는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다. 박찬구 회장은 박인천 창업주의 막내아들이다. 즉,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작은 아버지인 박찬구 회장에 맞서는 상황이다.

박찬구 회장의 지분(6.69%), 슬하의 박준경(7.17%), 박주형(0.98%) 그리고 기타 특수관계인 지분(0.03%) 합산은 14.87%(기타 특수관계인 제외 14.84%)임. 박철완 상무의 지분(10%)은 개인 지분 중 최대로 4.87% 차이다. 

최근 박철완 상무의 우호세력의 3~4% 지분 확보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지속해서 제기 중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이 3월 주총 이후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 상무 측이 임시주총 등을 열어 이사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변경을 통해 국민연금의 찬성을 등에 업고 박찬구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끌어내리는 시나리오까지 제기된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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